전북 익산시‧무주군 등 무료 심부름센터 서비스… 거동 불편 어르신 손발이 되다
전북 익산시‧무주군 등 무료 심부름센터 서비스… 거동 불편 어르신 손발이 되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8.21 11:10
  • 호수 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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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심부름을 무료로 대행해주는 지자체 운영 심부름센터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익산시사회복지심부름센터 직원이 물품을 대신 구매해 전달해주는 모습.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심부름을 무료로 대행해주는 지자체 운영 심부름센터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익산시사회복지심부름센터 직원이 물품을 대신 구매해 전달해주는 모습.

전북 익산시‧무주군 등 대상자 선정해 물품 구매, 이동 서비스 제공

경기 포천시 화현면은 주민들이 봉사단 조직해 어르신 심부름 대행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전북 익산에 거주하는 이석기(가명‧80) 어르신은 최근 암수술을 받은 뒤 부쩍 거동이 힘들어졌다. 자식들도 도와줄 형편이 안 돼 매번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갈 때마다 애를 먹어야 했다. 하지만 이 어르신은 이러한 근심을 덜게 됐다. 익산사회복지심부름센터의 도움을 받아 수월하게 병원을 오가게 된 것이다. 이 어르신은 “가족들도 하기 어려운 각종 심부름을 대신해주면서 생활의 불편함이 크게 줄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전북의 일부 지역과 경기 포천 등에서 운영하는 ‘심부름센터’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크고 작은 일을 대행해주면서 호평 받고 있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심부름 서비스가 유료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건수와 상관없이 무료로 운영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도 덜어주고 있다.

2011년 2월에 전국 지자체 최초로 문을 연 익산시사회복지심부름센터(익산사회복지협의회 운영)는 이름 그대로 심부름을 대행해 주는 곳이다. 익산시가 도입한 이후 무주군, 남원시, 정읍시, 순창군 등서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익산시의 경우 현재 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1명은 사무업무(전화접수)를 보고 나머지 2명이 심부름 대행 업무를 하고 있다. 

취약계층 주민 가운데 선정

아무나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장애인, 독거노인, 한부모가정, 소년·소녀가정 등 취약계층 주민 중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거동이 어려운 사람들을 선정해 자격 요건 심사를 거쳐 지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어르신들이다.

익산심부름센터에서는 각종 민원업무 신청부터, 시장보기, 물품 배달, 은행업무 대행, 약 구매 대행, 긴급 상황 시 방문 등과 크고 작은 심부름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4200건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또 업무 특성상 대상자들의 주거지를 직접 방문하게 되는데 이때 심부름 서비스 외에 도움이 필요한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심부름센터는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공공 또는 민간기관과 연계해 후원품(생필품 등) 전달, 집수리 사업 대상자 추천, 의료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익산심부름센터 관계자는 “사소한 부탁이라도 최대한 빨리 해결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이 봉사단체를 조직해 심부름을 대행해주는 곳도 있다. 경기 포천시 화현면은 2020년 3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6%를 차지해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지역이다. 높은 노인인구 비율에 비해 복지·문화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져 어르신들의 불편이 컸다. 

화현면은 이러한 주민불편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심부름센터(심부름마켓)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차를 소유한 주민과 공무원, 기술전문가들이 ‘스스로 해결단’을 결성해 화현면 13개 마을 어르신들의 불편 해소에 나선 것이다.

포천시 화현면의 심부름마켓 어플.
포천시 화현면의 심부름마켓 어플.

‘스마트심부름마켓’ 앱 개발해 활용

심부름마켓에서는 일상용품 구매대행과 외부 이동수단이 필요한 주민을 위한 차량 이동 지원, 무료 도시락 배달, 목욕지원 등을 하고 있다. 초기에는 구매대행 요청이 많았으나 현재는 이동지원 서비스 요청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물론, 모든 서비스는 무료다.

보다 많은 주민이 더욱 편리하게 심부름마켓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화현면은 2018년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시작해 ‘스마트심부름마켓’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주민에게 보급, 활용 중이다. 도움이 필요한 주민이 앱을 통해 올린 지원요청은 스마트심부름마켓을 운영하는 스스로해결단원들의 스마트폰으로 즉시 알람이 발송되고 가까이 있는 단원이 이를 수락해 지원하는 식이다. 

스마트폰 앱 사용이 어렵다면 전화로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전화로 요청된 내용은 담당자가 대신 스마트 심부름마켓 시스템에 올려 스스로해결단에 전달한다. 또 야간이나 주말 등 스스로해결단이 바로 대응할 수 없는 시간대에 지원요청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화현면 파출소와 연계해 도움을 드리고 있다. 

윤석남 스스로해결단장은 “어르신 안부 확인 서비스를 시행해 장시간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 어르신들은 전화로 안부확인도 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심부름센터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안동시 풍산읍행정복지센터도 지난 7월 28일 한국남부발전(주) 안동발전본부와 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 3개 기관과 손잡고 ‘지역마을 심부름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는 12월까지 풍산읍 신양1리 등 5개 마을의 1명씩 서비스 담당자를 배정해 80세 이상 어르신의 식생활 용품 구매 및 각종 공과금 납부 등을 대행한다.

남봉구 풍산읍장은 “5개월 간 계획된 사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풍산읍 전체에 지속해서 지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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