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시 만성질환자 건강관리… 고혈압엔 물 많이 마시고, 만성콩팥병엔 적게 섭취
폭염 시 만성질환자 건강관리… 고혈압엔 물 많이 마시고, 만성콩팥병엔 적게 섭취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8.21 14:08
  • 호수 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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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에 낮 최고기온이 37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진 19일 오후 대구 신천둔치에 마련된 무더위 쉼터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폭염을 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구·경북에 낮 최고기온이 37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진 19일 오후 대구 신천둔치에 마련된 무더위 쉼터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폭염을 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분‧염분 빠져나가면 어지럼증…혈압 낮아졌다고 약 줄이면 안 돼 

당뇨환자 급격한 기온 변화 조심…여름 과일은 만성콩팥병에 안 좋아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최장 54일간의 장마가 끝나자 폭염과 열대야가 한창이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맑은 가운데 낮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매우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밤사이 최저기온도 25도 이상 오르는 등의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당분간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잠 못 들게 하는 열대야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이런 때일수록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는 등 온열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폭염에 취약한 고령자와 중증‧만성질환자들은 건강관리에 그 어느 때보다 신경 써야 한다. 기온이 높은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야외 활동을 줄이고 물이나 이온음료 등을 통해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만성질환자별로 폭염시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본다.

◇고혈압 환자가 땀 많이 흘릴 땐 물 많이 마셔야

폭염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몸에서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혈압에 영향을 주게 된다. 탈수에 특히 취약한 고혈압 환자는 몸이 말라 체액량이 적은 환자와 평소 짜게 먹는 환자다. 특히 짜게 먹는 사람은 여름에 땀으로 염분이 배출되면 혈압이 많이 낮아져서 어지러운 증상이 생기기 쉽다. 

간혹 여름철에 혈압이 낮아졌다면서 혈압약을 줄이는 경우가 있는데 혈압이 다시 오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혈압약은 수일에 걸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약을 안 먹는다고 당일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일시적인 탈수가 해결될 경우 원래의 혈압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혈압이 지속적으로 낮거나 어지럼증이 생기면 다니던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만약 일시적인 혈압 변동이라면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을 많이 마셔 일시적인 탈수가 해결될 경우 원래 혈압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지속적으로 혈압이 낮거나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의사의 처방을 받을 필요가 있다.

실내 냉방으로 인한 온도 변화도 고혈압 환자의 건강을 위협한다. 더운 곳에 있다가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열 손실을 막기 위해 피부 및 말초혈관을 급격히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하게 되기 때문이다. 작게는 혈류 변화로 인한 수족냉증이나 두통, 심뇌혈관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외부 온도와 5도 이상 차이 나지 않도록 하고, 긴 소매 옷이나 양말 등을 통해 찬 공기가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한다. 

◇당뇨병 있으면 실내‧외 온도 차 주의해야

당뇨병 환자도 여름철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입맛이 없어 끼니를 거르거나 당분이 높은 아이스크림과 주스 등을 많이 먹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뇨가 잘 조절되지 않을 위험이 커진다. 

당뇨병 환자는 목이 마를 때면 음료보다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당분이 많은 음료를 마시면 혈당이 올라가고 소변량이 많아진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평소보다 탈수 상태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탈수가 생기면 앉았다 일어날 때 평소보다 심하게 어지러운 증상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충분히 물을 마신 뒤 쉬어야 한다. 

또 당뇨 환자가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안전한 신발을 착용하고 발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인근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실내‧외 활동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 환자의 경우 뜨거운 외부와 차가운 실내 환경에 교대로 노출되면 체온조절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당뇨를 오래 앓고 있다면 급격한 온도변화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물‧과일 섭취 줄여야

만성콩팥병 환자는 여름철 신장 기능이 급격하게 나빠지거나 악화될 수 있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무리하게 외부 활동을 하면 체내 수분과 전해질 손실로 인해 혈압이 저하돼 콩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거나 근육이 깨지면서 신장에 급성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여름철 고칼륨혈증을 주의해야 한다. 칼륨은 여름철 계절 과일과 야채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콩팥 기능이 정상일 때는 과일을 많이 먹어 칼륨 섭취가 늘어나도 콩팥에서 과량의 칼륨을 소변으로 내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콩팥 기능이 떨어진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갑자기 칼륨 섭취가 늘어나면 다양한 합병증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칼륨이 많이 함유된 과일은 바나나, 참외, 키위, 오렌지 등이고, 칼륨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과일은 사과, 체리, 포도, 파인애플, 딸기, 수박 등이다. 

또 만성콩팥증 환자는 콩팥의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폐부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1일 소변량이 1000cc 미만이거나 부종이 있다면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또 여름철에 식중독에 걸려 설사와 구토가 생기면, 수분과 전해질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콩팥이 건강한 사람보다 심하게 고생하게 되고, 탈수로 신장 기능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따라서 조리하지 않은 음식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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