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46. 방귀 참으면 입냄새가 날까, 변비가 될까
[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46. 방귀 참으면 입냄새가 날까, 변비가 될까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20.08.2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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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방귀 뀐 놈이 성 낸다!’는 잘못한 사람이 오히려 큰소리 칠 때 쓰는 표현이다. 이 속담에는 타인 앞에서 방귀를 뀌면 안 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방귀에는 대개 민망한 소리와 역겨운 냄새가 있다. 이는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그렇기에 공동생활 공간에서는 방귀를 참는 문화가 형성됐다.

그러나 방귀를 무한정 참을 수는 없다. 장내 가스는 어디론가 분출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방귀를 오래 참으면 몸에 다른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입냄새와 변비다. 방귀는 구취가 병행되는 것과 입냄새와 상관없는 두 종류가 있다. 음식물이 장에서 발효할 때 생기는 가스는 하루 500~4000cc이다. 이중에서 250~300cc가 항문으로 나가고, 일부는 소변으로, 일부는 혈관에 녹아 숨을 내쉴 때나 트림을 할 때 배출된다.

항문으로 나간 가스와 공기의 혼합물이 방귀이고, 입으로 나가는 게 구취다. 몸 안에서 결합한 가스와 공기의 주성분은 메탄, 이산화탄소, 산소, 질소, 수소, 황화수소, 스카톨 등으로 대부분 무색무취다. 따라서 건강한 방귀는 냄새가 거의 없다. 마찬가지로 입으로 배출되는 공기와 가스의 혼합물도 역겨운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그러나 냄새를 유발하는 자극적인 음식 섭취, 위장 기능 저하, 소화기나 위장질환 발생 등으로 방귀에 냄새가 나게 된다. 이 경우 숨을 내쉴 때도 악취가 날 수 있다. 방귀를 참으면 장 내에 가스가 축적된다. 복부 팽만감이 발생하고, 일부 가스는 혈액에 흡수된다. 혈액의 가스는 숨을 내쉴 때 입과 코를 통해 배출된다. 방귀를 참으면 입냄새가 더해질 수 있는 이유다.

또 복부 팽만 등으로 대장 운동이 위축되면 복통과 변비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장의 연동운동에 이상이 생기면 장폐색이나 변비가 된다. 과부하가 걸린 위와 장에서는 미생물이 증식하고,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은 대장까지 가면서 더 많은 발효가스를 생성한다. 이 같은 상태는 입냄새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방귀냄새와 입냄새는 특히 대장조건과 밀접하다. 소화불량 등으로 유해균이 급증하면 단백질을 분해해 악취가 나는 암모니아, 황화수소, 아민, 인돌, 페놀(phenol) 등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장위(腸胃) 울결로 발효가스가 밖으로 나가지 못해 트림과 방귀로 배출된다’고 했다. 동의보감 적취편에서는 방귀의 원인을 식적(食積)에서 찾는다. 식적은 음식물 발효 때의 노폐물과 좋지 않은 기운이 쌓인 상태다. 이는 소화불량, 설사, 복통, 방귀를 유발한다. 식적의 방귀는 역겨운 냄새가 난다.

방귀 악취와 구취는 장의 환경개선을 위해 보익건비(補益健脾), 이기(利氣) 처방을 한다. 이 같은 증세에는 해울통기탕, 가미위치탕 등을 고객의 체질과 병력을 고려해 증감처방하면 효과가 좋다. 변비는 복부의 혈액순환과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는 처방을 한다. 건증탕 도인승기탕 윤정환 등을 들 수 있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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