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수 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마산지회장 “다시 한 번 어르신들 심부름꾼으로 봉사…참 행복해”
김구수 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마산지회장 “다시 한 번 어르신들 심부름꾼으로 봉사…참 행복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8.28 13:22
  • 호수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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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장 퇴직 후 성균관유도회 임원 거쳐 노인회 컴백

466개 경로당 평가 자료 DB 구축해 효율적 운영·관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남 창원시에는 대한노인회 3개 지회가 있다. 창원시마산지회, 창원시창원지회, 창원시진해지회가 그것이다. 그 중 창원시마산지회가 회원·경로당 수가 가장 많다. 지난 8월 2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대로에 위치한 지회 청사에서 김구수(76) 창원시마산지회장을 만나 남다른 지회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김 지회장은 창원시마산지회 사무국장(2008~2012년)을 역임한 뒤 노인회를 잠시 떠나 있다가 6년만인 2018년 9월, 지회장에 취임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경로당에도 변화가 생겼을 텐데.

“지난 7월 20일 무더위 쉼터로 전 경로당을 개방한 뒤 잘 운영해오던 중 수도권 대도시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해 시 방침에 따라 경로당 문을 다시 닫았다.”

-마산의 코로나 확진자 상황은 어떤가.

“최근 인근 의료원에 종사하는 간호사 한 명이 확진자로 나왔지만 경로당 회원 중에는 아직 (확진자가)나오지 않았다.”

-경로당 수가 500개에 달할 정도로 많다.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현재 마산지회는 27개 분회, 466개 경로당이 있다. 마산시 인구 36만7000여명 중 노인인구는 6만9735명이며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6225명(약 24%)이다.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는 의미다. 지회는 2008년부터 경로당 운영 실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평가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경로당 관리에 적용하고 있다.”

-평가 자료는 어떤 내용인가.

“전 경로당을 대상으로 경로당 1일 이용 회원 수, 분회 및 경로당 회의 개최 참석 여부, 회원 늘리기 등 12가지 항목이 적힌 평가 자료표를 전 경로당에 배부한 뒤 현황을 조사해 분회장을 통해 제출토록 했다. 각 항목에 대한 점수를 급식도우미·노인일자리 배정을 비롯해 경로당 개보수, 각종 체력단련기구 보급, 비품 교체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김구수 창원시마산지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청사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하고 있다. 김 지회장 왼편이 진선희 사무국장.
김구수 창원시마산지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청사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하고 있다. 김 지회장 왼편이 진선희 사무국장.

김 지회장은 이어 “이처럼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 지원이 공평하게 이루어져 불평·불만이 나올 수가 없으며 지회의 지시에도 잘 따라준다”고 덧붙였다. 

지회는 연말에 평가 자료를 토대로 대상(1), 최우수상(2), 우수상(3), 장려상을 선정해 다음해 총회에서 상금과 함께 스텐레스로 제작한 ‘고급 현판’을 전달하기도 한다.

김 지회장은 “평가는 직원의 현장 확인과 교차평가, 회장단 평가 등 3차에 걸쳐 공정하고 엄격히 진행된다”며 “우리의 경로당 관리 사례를 타 시·군 지회에도 소개해 달라는 연합회의 요청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그밖에도 경로당운영대장 보존이 안 돼 있는 경로당이 많아 5년간 기록 보존 가능하도록 보조금금전출납부와 운영대장을 제작해 전 경로당에 각각 2부씩 배부하기도 했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전년도 450명에서 630명으로 늘었다. 특히 경로당환경개선을 위한 청소도우미가 300명으로 대폭 확대됐고 올해 신규 사업인 급식도우미도 130명에 달한다. 급식도우미는 경로당 별 현황 조사에 근거해 이용 인원이 많고 활성화가 되는 곳에 지원해 삶의 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정부에서 쌀이 지원되는 관계로 급식도우미를 점차적으로 늘려나가려고 한다.”

-노인대학이 활성화 된 것 같다.

“올해 지원자 600명 중 남학생이 150여명이다. 아마 전국에서 남학생이 제일 많을 것이다. 강사의 수준도 높고 매 시간 다른 강사가 강의하기 때문인 듯하다. 기존의 특별학습인 댄스스포츠교실에 라인댄스, 체조, 문해교실을 더했다.”

-창원시청서 지원을 잘 해주는지.

“시청이 적극 협조해준다. 창원시장께서 평소에 ‘효자 시장’의 역할을 강조하며 경로당 개소식, 노인대학 입학·수료식 등 각종 노인회 행사에 가능한 참석하려고 애쓰신다.”

-마산지회만의 경로당활성화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는 농촌교육·문화·복지지원사업의 하나로 경로당에서 한글문해교육, 재활운동, 노래교실을 연다. 뒤늦게 한글을 깨우친 한 회원이 ‘전에는 몰랐던 간판이 눈에 들어와 새로운 세상이 열린 기분’이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기도 한다. 경남의 20개 시·군에서 우리만 하는 사업으로 올해는 예산이 늘어 사업 경로당이 추가 됐다.”

김 지회장은 “마산의 어르신들은 봉사와 나눔에도 앞장 선다”며 “노인자원봉사클럽이 가장 많으며 제1회 중앙회 전국자원봉사자경진대회(2011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수재의연금을 자발적으로 모으고 있는데 처음엔 경로당 별로 2만원씩, 1000만원을 목표로 했으나 10만원, 20만원씩 내는 경로당이 생겨 목표액의 두 배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구수 지회장은 35년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마산지회 사무국장으로 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사무국장 정년퇴임 이후 성균관유도회 경남본부에 잠시 적을 두었다. 2018년 8월, 전임 지회장의 임기 만료로 치러진 선거에 나서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공무원 생활을 오래 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마산의 교통기획계장으로 있을 당시 교통신호체계, 주차장 문제 등 교통 전반에 걸친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 혼잡한 교통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그런 공적을 인정 받아 지방행정연수원서 최우수 상금(100만원)도 받고 유럽 4개국을 다녀오기도 했다.”

-사무국장 시절은 어땠는가.

“2008년 당시에는 경로당도 노인정, 노인회 등 제각각 다르게 불렀고 경로당 보조금도 경로당 회장 개인통장으로 받아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경로당으로 이름을 통일하고 보조금 통장도 법인화시켰다. 경로당마다 인장도 파고 공인관리대장도 만들어주느라 진선희 사무국장(당시 총무부장)하고 두어 달 고생 많이 했다.” 

-다시 노인회에 봉사하게 된 소감은.

“사무국장 퇴임하면서 지회 ‘감사’로서 더 봉사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이 자리에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다시 한 번 어르신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 지은 청사에 입주하기도 했다. 

“8년 전 사무국장 시절 숙원사업이기도 했던 단독건물 이전의 꿈을 이뤘다.  작년 2월에 국·도·시비 46억원을 받아 연면적 365평, 지상 5층 건물을 완공해 1층 주차장, 2층 사무실, 3층 대강당, 4층 노인대학장실·소회의실로 사용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인터뷰 끝에 “경로당 회장에 군림하지 않고 어르신들의 심부름꾼으로서 노인일자리를 더 확대해 노인의 행복과 건강한 삶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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