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충북 보은군지회 소속 붉은노을노인자원봉사클럽, 연주 봉사하며 인생의 노을을 붉게 태운다
대한노인회 충북 보은군지회 소속 붉은노을노인자원봉사클럽, 연주 봉사하며 인생의 노을을 붉게 태운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8.28 15:11
  • 호수 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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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충북 보은군 소속의 붉은노을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보은을 찾은 내방객들을 대상으로 야외공원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충북 보은군 소속의 붉은노을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보은을 찾은 내방객들을 대상으로 야외공원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보은문화원 기타교실 출신 남녀 14명이 5년 전 결성

군 대표축제, 노인대학, 요양원 등 총 80여회 공연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우리 연주와 노래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는 어르신들을 보면 절로 보람을 느낀다.”

대한노인회 충북 보은군지회 소속의 붉은노을노인자원봉사클럽에서 색소폰을 부는 임락순 코치(83·보은읍 삼산리)의 말이다. 이어 “노인의 날 기념식 행사 같이 많은 노인들이 모인 공간에서 다른 팀들과 어우러져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순간이 즐겁고 행복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붉은노을노인자원봉사클럽은 2015년 10월에 결성됐다. 60대 중반~80대 중반의 남녀 어르신 14명이 기타, 색소폰, 키보드, 드럼 등을 연주하고 노래를 한다. 이들은 그전부터 실버악단에 소속돼 다양한 연주활동을 펼쳤다. 

임 코치는 “12년 전 우연한 기회에 보은문화원 기타교실에서 베이스기타, 색소폰을 배웠다”며 “그때 같이 기타, 색소폰 등을 배우던 분들과 함께 실버악단을 조직해 취미생활 겸 음악을 즐기던 중 보은군지회로부터 자원봉사클럽 활동 권유를 받았다”고 기억했다.

클럽 명 ‘붉은노을’은 붉게 타는 저녁노을처럼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뜨겁게  태워보자는 의미에서 임 코치가 지었다. 이들은 노인대학 행사, 요양원, 군 대표축제 현장 등을 다니며 분위기를 띄우고 어르신들의 회포를 풀어주었다. 지난 5년간 일년에 15~17회씩, 총 80여회의 공연을 했다. 최근엔 코로나19 사태로 노인회의 각종 행사가 연기돼 악기를 둘러메고 거리로 나섰다. 

봉사클럽의 김윤자 회원(65·내북면 신궁리)은 “‘코로나19 방역에 수고하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내걸고 야외에서 악기를 분다. 가장 최근 공연은 지난 8월 16일 보은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서 내방객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버스킹’(거리공연)이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평소 보은읍의 한 가건물을 빌려 금요일마다 음악교사 출신 김성기(85) 어르신의 지휘 하에 2시간씩 연습한다. 악기 경력이 5~6년씩 돼 특별히 연주지도자가 필요하지는 않다. 회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울어라 열풍아’, ‘울면서 후회하네’, ‘남자는 말합니다’ 등 40여곡의 트로트를 연주할 수 있다. 대략 1회 공연에 12~13곡을 연주한다. 

이 클럽이 탄탄한 연주 실력을 갖추게 된 건 운 좋게 인연이 닿은 전문음악인 덕분이다. 임 코치는 “KBS 전국노래자랑 악단을 이끌던 김인협 단장에게서 130곡의 악보를 제공 받았다. 음악적 자산 덕분에 오늘과 같은 수준의 악단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음악 활동을 통해 자아 성취감을 느끼며 건강도 잘 유지한다고 입을 모은다. 드럼 연주자 박영철(63·여)회원은 “여든 전후의 어르신들이 비슷한 연배의 노인들을 악기 연주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며 “체력이 뒷받침 돼야 해 평소 걷기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몸으로 6개의 북과 4개의 심벌즈로 구성된 드럼세트를 들고 다니는 일이 쉽지 않지만 남자회원들이 번쩍 번쩍 들어 트럭에 싣고 내려줘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오랜 시간 땀 흘린 수고를 인정받아 작년 전국노인자원봉사대축제 시상식에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회원들은 봉사 영역을 다각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임 코치는 “앞으로 전국노래자랑 같은 큰 공연대회를 열어 노래도 부르면서 지역 농민들이 애써 재배한 우수 농산물을 홍보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정희덕 충북 보은군지회장은 “우리 지회 10여개 자원봉사클럽 중 전통이 가장 오래됐고 연주 실력도 뛰어난 클럽”이라며 “각종 노인회 행사에서 빠지면 안 되는 소중한 분들로 저를 포함해 노인회 회원 모두가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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