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저근막염, 하이힐 신거나 평발인 경우 많이 발생
족저근막염, 하이힐 신거나 평발인 경우 많이 발생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9.04 15:47
  • 호수 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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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 중요한 역할 하는 발바닥 근막… 무리한 운동, 노화도 원인

통증 초기 보존적 치료…다양한 스트레칭으로 아킬레스 건 강화해야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금천구에 사는 이 모 씨(66)는 아침에 일어나 움직이는 순간 발바닥에 큰 통증을 느껴 주저앉았다. 일어나자마자 느낀 통증이라 깜짝 놀란 이 씨는 한동안 침대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발을 주무르다가 겨우 몸을 일으켰는데, 다행히 금방 통증이 감소했다. 그러나 다음 날에도 같은 형태로 통증이 생겼고, 이에 병원을 찾은 이 씨는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았다.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앞쪽까지를 이어주는 ‘족저근막’에 반복적으로 자극이 가해져 통증이 느껴지는 질환이다. 족저근막은 발꿈치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5개의 가지를 내어 발가락 기저 부위에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띠를 말한다.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발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한다.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리는 데 도움을 주고, 걸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족저근막이 반복적인 자극으로 인해 손상을 입으면 근막을 구성하는 콜라겐이 변하고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찌릿’하면 족저근막염 의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진료 인원은 2010년에 9만100명에서 2016년 22만7000명으로 해마다 20만명 이상이 족저근막염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남성보다 여성이 많으며, 40~50대의 발병률이 높은데, 족저근막이 노화로 인해 탄력이 없고 뻣뻣해져 충격을 잘 받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은 비만한 경우에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족저근막이 발을 디딜 때 체중의 충격을 직접 받기 때문이다. 발의 형태도 질환 발생에 영향을 준다. 발등이 높거나 평발인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경우 발의 움직임이 비정상적일 수 있고, 족저근막에 과도한 힘이 가해져 병이 생기기 쉽다. 

평소 하이힐이나 밑창이 딱딱한 신발을 착용할 때, 새로운 운동이나 활동을 시작한 경우, 무리하게 장시간 운동을 하거나, 반대로 평소 아예 운동하지 않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도 족저근막염을 발병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특별한 원인 없이 노화로 인해 족저근막이 퇴화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족저근막염의 전형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주로 발뒤꿈치 안쪽 발바닥 아치 중 뒤꿈치에 가까운 부분을 누르면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가만히 있을 때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도 움직이면 통증이 생기고, 일정 시간 움직임을 지속하는 경우에는 다시 줄어들게 된다. 

이홍섭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교수는 “이러한 증상들은 조금만 걷고 나면 다시 사라지는 특징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족저근막염은 초기에는 다양한 예방 활동을 통해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만약 족저근막염이 심해지면 서 있기만 해도 뻣뻣한 느낌이 지속되고, 일과가 끝나는 시간이 가까울수록 통증의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초기 발견해 치료하는 게 좋아

족저근막염 초기에는 1~2주간 휴식을 취하면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뒤꿈치 패드를 붙이는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간혹 스테로이드를 해당 부위에 주사하는 경우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될 수는 있지만, 완치됐다고 생각하고 다시 무리한 움직임을 지속한다면 족저근막이 점점 약해져 끊어질 위험이 있다. 

만약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체외 충격파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체외 충격파 시술은 반복적인 충격을 통해 세포를 자극·활성화해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이다. 자연적인 치유 과정을 앞당겨주는 비수술적인 치료다. 

다만 1년 이상 모든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통해 족저근막을 늘려주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관절경을 이용해 족저근막 절개술을 시도하기도 한다. 수술적 치료의 성공률은 70~90%로 알려졌지만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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