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모두 즐기면 식도암 발병률 50배 높아
술‧담배 모두 즐기면 식도암 발병률 50배 높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9.11 15:44
  • 호수 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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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암의 증상과 치료

물도 삼키기 고통스러워지는 식도암… 50대 이후 남성에 많이 발생

식도 주변 장기에 전이되면 생존율 낮아…조기 발견 땐 절제술로 치료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경기도에 사는 강모 씨(68)는 몇 달 전부터 음식을 삼키는 게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빨리 먹는 습관 때문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음식을 먹는 게 불편하고 고통스러워졌다.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에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은 강 씨는 식도암 판정을 받았다. 

식도는 인두와 위를 연결하는 기다란 튜브 형태의 장기로, 입에서 삼킨 음식물을 위로 보내는 연하 운동과 위 속의 음식물이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길이는 약 24~33㎝ 정도이고, 너비는 2~3㎝이다. 식도 벽의 두께는 약 4㎜ 정도이며, 위치에 따라 경부식도, 흉부식도, 복강 내 식도로 나뉜다. 

식도암은 이 식도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위치에 따라 경부식도암, 흉부식도암, 위-식도 연결 부위암으로 구분된다. 50대 이후부터 연령이 올라갈수록 급격히 증가하며, 남성에게 많이 발생되는 암이라는 특징이 있다. 

◇딱딱한 음식부터 물도 삼키기 어려워

기본적으로 식도암의 발병 원인은 하나의 뚜렷한 요인이 있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문화적 특성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는 편평세포암이 많으며, 북아메리카나 유럽 지역에서는 선암의 발생 빈도가 높다. 

편평세포암은 식도 점막의 상피세포에서 생기는 암으로 대개 식도의 중부와 하부에 발생된다. 선암은 식도의 분비샘 조직에서 생기는 암으로 대개 위 근처인 하부 식도에서 발생된다. 

식도는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을 입 다음으로 받아들이는 장기이기 때문에 식습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다. 편평세포암은 과도한 음주와 흡연이 가장 큰 원인이며, 술‧담배를 모두 즐기는 경우에는 식도암 위험률이 약 50배 정도 증가한다. 선암은 식생활습관으로 인한 만성적인 위산역류 및 식도염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된다. 

식도암은 초기에는 특이 증상이 없지만, 음식이 지나가는 통로이기 때문에 암이 진행되면 주로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통증이 생긴다. 처음에는 고기나 깍두기와 같은 딱딱한 음식부터 시작해 나중에는 죽이나 미음, 물도 삼키기 어렵게 된다. 

또 크기가 큰 음식을 먹을 때 걸리는 느낌이 들거나 앞가슴 또는 등에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식사가 불편해지면서 체중감소와 영양실조가 동반될 수 있다. 

암이 식도 안쪽을 거의 막아서 음식물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게 되면 먹었던 음식물이 다시 입으로 올라오게 되고, 입으로 올라온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면 기침이나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목이 쉬거나 등 쪽에 통증이 생길 수 있고, 객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조석기 교수는 “식도 주위에는 기관지나 폐, 대동맥, 심장 등 우리 몸에 중요한 장기들이 근접해 있기 때문에 암이 장기로 쉽게 퍼져나갈 수 있다”며 “이렇게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될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흡연‧음주 많이 하면 내시경 검진으로 식도 건강 챙겨야

식도암은 식도 내시경과 조직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확인된 후 암의 침범 범위나 전이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식도 조영술이나 초음파 내시경, 흉부 및 복부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검사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 

식도암은 진단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되는데 수술로 절제 가능한 식도암은 식도 절제술을 시행한다. 식도 절제술은 식도를 절제하고 남아있는 식도와 위를 연결하거나 위까지 모두 절제한 경우에는 위 대신 대장이나 소장을 식도에 연결해 식도의 기능을 대신하게 한다. 식도암의 위치와 범위에 따라 복부를 모두 절개해 수술하기도 하고, 흉부만 절개할 수도 있다. 

수술로 절제 가능한 암이지만 수술 후 삶의 질이 나빠질 것이 예측되거나 함께 발병한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 또는 수술로 절제 불가능한 암인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와 항암 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암이 식도 점막에만 국한한 조기 식도암인 경우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을 시행할 수 있다. 이는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 없이 암을 절제하는 치료법으로 림프절 전이가 없는 조기 식도암의 경우 일괄절제 및 완전절제를 실시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박효진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도의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은 난이도가 높은 시술이지만 숙련된 의료진이 시행할 경우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낮고, 주변 조직을 다 떼어내는 근치적 수술과 비슷하게 생존율이 높다”고 말했다. 

식도암은 위암, 대장암만큼 빈도가 높지 않더라도 빨리 발견할수록 생존율을 높이고 치료가 쉽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식도 건강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박효진 교수는 “흡연이나 음주를 많이 하는 55세 이상은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 내시경 검진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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