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에 피 섞여 나올 땐 속히 방광암 검진 받아야
소변에 피 섞여 나올 땐 속히 방광암 검진 받아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10.12 09:59
  • 호수 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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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암의 증상과 치료

흡연이 방광암의 가장 큰 원인…진통제‧항암제 등 약물로 인한 발생도

재발 잦아 정기 검진 필수…방광 근육에 암세포 퍼지면 방광 전체 절제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세종시에 사는 김모 어르신(70)은 어느 날 소변을 보다 피가 묻어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엔 육안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미세한 정도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붉은 색깔이 선명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찾은 김 어르신은 정밀 검사 끝에 방광암 진단을 받았다. 

방광암은 방광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방광은 골반 안쪽에 있는 풍선 모양의 장기로, 신장에서 걸러 요관을 통해 내려오는 소변을 임시로 저장했다가 아래쪽 요로를 통해 배설하는 기능을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4~2018년 국내 방광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7.8%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남성 진료 인원이 여성의 4.2배로 더 많고, 50대 이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7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은 70대가 35.1%로 가장 많았고, 60대 27.3%, 80대 이상이 20.2% 순으로 나타났다.  

방광암은 진행 상태에 따라 암이 방광 점막이나 점막 하층에만 국한된 비근침윤성(표재성) 방광암과 근육층을 침범한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나눌 수 있다.
방광암은 진행 상태에 따라 암이 방광 점막이나 점막 하층에만 국한된 비근침윤성(표재성) 방광암과 근육층을 침범한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나눌 수 있다.

◇소변 시 나타나는 혈뇨가 주된 증상

방광암은 흡연이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흡연으로 인해 체내로 흡수된 발암물질이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데, 이때 방광을 거쳐 가기 때문에 병이 생기는 것이다. 이 밖에 각종 화학약품에 대한 직업적인 노출과 진통제 및 항암제, 감염 및 방광결석, 방사선 치료 등이 방광암 발생과 진행의 위험인자다. 

김영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검진이 발달하면서 고령자 방광암 진단율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고령 환자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초기 증상이 있어도 질병으로 인식하는 반응이 늦어 진단이 늦을 수 있고, 신체적으로도 암 유발 물질에 지속해서 노출돼 세포가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방광암의 주된 증상은 소변 시 나타나는 혈뇨이다. 방광암에 동반된 혈뇨는 염증이나 결석과 달리 대개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질병이 악화된 다음 병원에 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통증이 없더라도 눈에 보이도록 혈뇨가 나오는 경우나 육안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소변검사 후 혈뇨가 있다고 판정받은 경우에는 반드시 비뇨 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추가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병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체중 감소와 골 전이에 의한 뼈의 통증이 발생할 수 있고, 종괴가 만져질 수 있다. 또 방광암이 요관 입구를 막으면서 방광으로 소변 배출이 되지 않아 콩팥이 부으면서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방광암으로 인해 배뇨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증상인 빈뇨나 화장실이 가고 싶은데 참기가 어려울 만큼 급박하게 느껴지게 되는 절박뇨. 소변을 볼 때 요도나 방광 부위가 화끈화끈하거나 아프다고 느껴지는 배뇨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호흡곤란이 생기는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예방 위해선 금연, 수분 섭취 중요해

방광암 진단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소변검사와 소변에 암세포가 있는지 알아보는 요세포 검사를 시행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방광 내시경 검사를 통해 방광 내부를 직접 확인하고 CT 검사(컴퓨터 단층 촬영 검사)를 통해 방광암 유무 및 위치, 침범 정도, 주변 장기 및 림프절 전이 여부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초음파 검사, MRI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방광암은 진행 단계에 따라 암이 방광 점막이나 점막 하층에만 국한돼 있는 표재성(비근침윤성) 방광암과 근육층을 침범한 침윤성 방광암, 그리고 다른 장기로 전이된 전이성 방광암으로 구분된다. 

표재성 방광암은 경요도방광절제술로 치료한다. 경요도방광절제술은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방광 내부를 보며 종양을 절제하는 방법으로 척추 마취나 전신 마취 후에 시행된다. 

근육까지 침범한 침윤성 방광암은 다른 부위 전이가 없다면 방광 전체를 적출하는 근치방광절제술이 표준 치료 방법이다. 이때 방광을 제거하면 소변을 저장하는 기관이 없어지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체가 필수적이다. 

먼저 양쪽 요관에 소장의 일부인 회장(혈관이 덜 분포된 부분)을 절제해 연결한 후 외부로 소변이 배출되도록 해 피부에 소변 주머니를 부착할 수 있게 만드는 요로전환술과 회장의 일부를 인공 방광으로 만들어 기존과 같이 요도를 통해 소변이 배출되도록 하는 정위성 신방광 조형술이 있다. 

또 수술 후에는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 항암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근치적 방광 절제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치료 방법 등이 있다. 

이러한 치료 후에도 방광암은 재발이 잦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 후 초기에는 약 3~6개월 간격으로 경과 관찰을 해야 하고, 경과 관찰은 수술 후 최소 5년, 길게는 10년까지 시행해야 한다. 

평소 방광암 예방을 위해서는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고, 식이 및 운동 관리, 정기적인 소변 검사, 금연 등을 시행해야 한다. 특히 흡연은 방광암 발병 위험을 급격히 증가시키기 때문에 금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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