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여는 어르신상담 [19] “뇌졸중 남편, 재활치료 거부해 답답하고 힘들어요”
마음을 여는 어르신상담 [19] “뇌졸중 남편, 재활치료 거부해 답답하고 힘들어요”
  •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 승인 2020.11.13 13:12
  • 호수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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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건강하던 남편이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당시에 어찌나 놀랐던지 응급처치를 마치고 입원 수속을 하고 나서 보니, 한쪽에는 남편의 슬리퍼를, 다른 쪽은 빨간색 슬리퍼를 신고 있더군요. 다행히 남편은 치료를 받고 무사히 퇴원했지만, 오른쪽 팔과 다리가 불편해서 밥을 먹으려면 여기 저기 흘려서 수발이 필요하고, 걷는 것도 불안해서 외출할 때 휠체어만 타려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꾸준히 재활운동을 하면 회복이 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남편은 집에만 있으려고 하고,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꺼려합니다. 아들은 외국에 있어서 결혼한 딸과 함께 살게 되었는데, 전에는 살갑게 지내던 사위에게 남편의 발병 후에는 괜히 미안하고 눈치가 보입니다. 가끔은 적극적으로 재활치료에 참여하지 않고 운동도 안하는  남편이 너무 밉고 원망스러워, 운동하라고 다그치다가 다툴 때도 있었습니다. 몸도 성치 않은 남편과 다투고 미워하는 내 모습에 죄책감도 들지만, 여전히 내 마음을 모르고 따라주지 않는 남편이 답답하고 힘이 듭니다.

A 건강하던 남편이 갑작스럽게 쓰러졌을 때 어르신께서 얼마나 경황이 없었고 놀라셨을 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장애를 겪는 남편도 힘들지만 곁에서 지켜보며 케어를 해야 하는 보호자에게도 일상의 변화와 역할의 변동은 매우 큰 시련이고 스트레스입니다. 그러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적응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처럼 남편을 돌보는 것을 혼자만의 책임으로 여기기보다는 남편과 딸, 사위 가족 모두 이 과정을 이해하고 나누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첫째, 남편의 건강상태나 앞으로의 돌봄, 재활과 관련해서는 아주 사소한 것부터 모두 가족들과 함께 충분히 이야기해야 합니다. 물론 결혼한 딸과 같이 살면서 미안한 마음에 눈치도 보이고, 다른 가족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위축되기도 하겠지만 그 모습은 오히려 남편이나 딸가족들에게도 불안감과 불편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뇌졸중에 대한 이해와 함께 재활과 돌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며 가족의 역할을 나눠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둘째, 남편의 모든 것을 혼자 수발하다 보면 보호자인 어르신의 건강에도 무리가 올 수 있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 조절이 안되면 남편은 물론 함께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새로운 갈등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병 보조인력을 활용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장기요양보험제도와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두가지가 있는데 장기요양보험제도는 발병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건강보험공단(1577-1000)을 통해 신청하실 수 있고,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주민등록상 거주지의 읍면동사무소에 문의,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당사자인 남편의 마음을 조금 더 살피고 헤아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루아침에 건강을 잃고 사소한 일상생활마저 옆에서 도움을 받아야하는 남편의 상실감과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훨씬 깊을 수 있습니다. 이 상태가 장기화되면 무기력과 절망감으로 우울증을 겪게 되고 재활운동을 포기하게 됩니다. 때문에 남편에게 재활운동을 통해 건강회복의 가능성이 있음을 계속 알려드리고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다려주기와 가족들의 꾸준한 격려가 있어야합니다.

◇도움말 :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02-723-9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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