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색깔이 뿌옇거나 역한 냄새 나면 이상 신호
소변 색깔이 뿌옇거나 역한 냄새 나면 이상 신호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11.13 14:19
  • 호수 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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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이 보내는 건강 신호

체내 수분 부족할 경우 소변 색깔 진해져… 황달 심해지면 샛노란 색

짙은 갈색 소변은 간 기능 의심…거품이 많이 나올 땐 단백뇨 가능성 커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우리 몸은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다양한 방식으로 경고를 보낸다. 몸에서 배출하는 소변도 그중 하나다. 소변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했다가 큰 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소변은 신장에서 걸러진 노폐물이 방광에 모였다가 배출된다. 소변의 90% 이상은 물이고, 그 외 아미노산이나 요산, 요소, 무기염류 등의 성분으로 구성된다. 건강한 성인의 하루 소변량은 1~1.5ℓ다. 계절과 온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보통 성인의 경우 하루 5~6회 정도 소변을 보고, 1회에 300㎖를 배출한다. 

신석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소변을 단지 노폐물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소변을 보면 어느 정도 건강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변 색 짙어질수록 체내 수분 부족 신호

아주 옛날부터 소변 색은 몸 상태를 체크하고 병을 진단하는 건강 척도였다. 소변 색이나 농도 및 냄새가 달라지면 우리 건강도 좋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으로부터 필요한 영양분은 몸에서 흡수하고, 남은 부분들이 노폐물이 되어 소변으로 배출된다.

소변은 노폐물이기도 하지만, 우리 몸에서 좋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기능도 한다. 소변 색은 몸 상태에 따라 변화하며 만약 소변에서 나쁜 냄새가 난다고 우리가 인식할 즈음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일 확률이 높다. 

건강한 사람의 소변은 밝은 노란색을 띤다. 보편적인 소변 색은 유로빌린이라는 체내 색소로 인해 나타난다. 체내에서 소변은 수분에 의해 희석돼 투명한 노란색을 띠는 유로빌린을 운반한다. 이런 색의 소변은 우리 몸에서 필요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소변의 색이 짙거나 탁한 노란색을 보이면 체내 수분이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변의 색이 투명하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것보다 소변 색이 무색‧투명하면 체내 수분량이 너무 많다는 뜻으로 ‘저나트륨혈증’의 신호일 수 있다. 

저나트륨혈증은 갑자기 너무 많은 양의 물이 몸속으로 들어와 나트륨 농도가 옅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이는 체내 체액이 희석되고, 균형이 무너지면서 뇌세포 안으로 수분이 이동해 뇌의 부종을 초래하게 된다. 

◇소변 색 변하면 건강 이상 신호

간염 등으로 인해 황달이 심해질 때 샛노란 소변을 볼 수 있다. 쓸개즙 속의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혈액으로 새어 나와 피부 점막을 착색하고 소변으로 섞여 나오기 때문이다. 

콜라처럼 짙은 갈색 소변은 간 기능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간세포 손상이나 담도 폐색에 의해 황달이 생기면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소변에 녹아 소변 색이 짙은 갈색으로 나타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무리해서 운동한 후 갈색 소변을 본다면 횡문근이라는 근육이 녹는 ‘횡문근 융해증’일 수 있다. 이는 증상이 심해질 경우 급성 콩팥 손상까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근육통과 함께 갈색 소변을 본다면 수분 섭취를 늘리고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붉은색 소변은 붉은색이 들어간 채소나 음식 섭취가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약 붉은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도 소변 색이 붉은빛을 띤다면 피가 소변에 섞였는지 확인해야 한다. 소변에서 자주 혈액이 섞이면 요로감염증이나 신장 결석, 방광암, 신장암 등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소변 색이 푸른빛을 띤 녹색에 가까운 경우에는 보통 섭취한 음식물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아스파라거스를 다량 섭취하면 소변 색은 푸른색이나 녹색을 보이기도 한다. 또 다른 경우로는 섭취하던 비타민이나 약을 바꿔서 먹게 되었을 때도 소변 색이 푸르거나 녹색을 띨 수 있다. 

◇뿌연 혼탁뇨나 거품 나올 때도 건강 잘 살펴야

혼탁뇨는 소변이 뿌옇게 보이는 현상으로 인산, 요산, 수산과 같은 무기물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었을 때 발생한다. 인산은 사골 국물이나 탄산음료에 많이 들어 있고, 요산은 치킨과 맥주, 고등어 등에 많이 들었다. 이러한 무기물은 요로 결석을 일으키기도 하며, 많이 섭취했을 때 소변으로 빠져나와 뿌옇게 보이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병에 걸린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방광염이나 요로감염증일 때도 혼탁뇨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변에 염증 세포가 많이 함유돼 있을 때도 소변이 뿌옇게 변할 수 있다.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배뇨 시 아플 경우, 역한 냄새가 날 경우도 요로감염증이 의심된다. 

소변을 본 후 거품이 떠 있는 경우도 질병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소변에 거품이 섞인 경우에는 단백질이 나오는 단백뇨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단백뇨는 혈액을 여과하고 재흡수하는 콩팥의 기능이 떨어졌을 때 생긴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데 거품뇨가 생기면, 신장 손상 여부를 검진해봐야 한다. 

정상적인 소변의 경우에는 배뇨 시에만 잠깐 거품이 생기고 금방 사라지는데, 거품뇨는 비누를 풀어놓은 것처럼 거품이 많이 일어나고,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간혹 격렬한 운동을 한 직후나 열이 났을 때, 요로감염이 있는 경우 일시적으로 단백뇨가 나올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거품뇨가 반복적으로 생기거나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질병의 신호로 보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신석준 교수는 “소변을 잘 살펴보기만 해도 건강 이상 여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며 “다만 섣부른 판단을 혼자 내리는 것보다는 현명한 건강관리를 위해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를 받으며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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