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강원연합회 토크쇼 제작 현장을 가다…카메라 앞에 선 어르신들, 속 깊은 이야기 털어놔
대한노인회 강원연합회 토크쇼 제작 현장을 가다…카메라 앞에 선 어르신들, 속 깊은 이야기 털어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11.13 14:26
  • 호수 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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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방송 제작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연합회가 실제 방송국 장비를 활용한 영상제작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11월 5일 진행된 실버토크쇼에서 이나미(오른쪽) 아나운서의 질문에 참전용사 어르신들이 답을 하고 있다.
노인 방송 제작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연합회가 실제 방송국 장비를 활용한 영상제작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11월 5일 진행된 실버토크쇼에서 이나미(오른쪽) 아나운서의 질문에 참전용사 어르신들이 답을 하고 있다.

시청자미디어센터와 손잡고 전문인력 활용한 완성도 높은 영상 제작

전쟁, 시집살이 등 색다른 감동… 20분 분량으로 지역방송 통해 공개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컷! 다시 갈게요.”

지난 11월 5일 강원 춘천시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는 대한노인회 강원연합회(회장 김완식) 경로당광역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실버토크쇼 촬영이 진행됐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조두표(86) 어르신을 비롯해 월남전 참전용사 장석원(79), 함석호(76) 어르신 등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지나치게 긴장한 탓일까,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NG가 났다. 하지만 이도 잠시였다. 세 어르신들은 금세 적응했고 이어 그간 덜 알려진 전쟁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조두표 어르신은 “TV에서나 보았던 카메라 앞이라 다소 떨렸지만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노인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각종 교육과 여가 프로그램 운영에 사용할 영상 제작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강원연합회가 시청자미디어센터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영상제작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11월 3일 취임한 김호일 제18대 대한노인회장이 공약 중 하나로 노인방송국 설립을 내걸었을 정도로 노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영상 제작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앙회는 ‘KSCA TV’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고 각 연합회와 지회 등에서 영상 제작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편집하는 수준으로 일반 방송과 비교하면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센터 장비 활용해 영상 제작

이러한 현실에서 실제 방송 장비를 갖춘 시청자미디어센터와 손을 잡고 영상 제작에 나선 강원연합회의 행보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운영하는 시청자미디어센터는 방송 제작 지원과 미디어교육 등 시청자 권익향상을 위해 설립됐다. 

현재 서울을 비롯해 부산, 충북 등 10개 광역시도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카메라, 조명, 오디오 등 방송국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장비 대여와 스튜디오 활용도 가능한데 강원연합회가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강원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는 지난해 지역 어르신들의 손맛을 소개하고자 경로당 순회프로그램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영상 촬영과 편집 교육을 진행했다. 이때 교육을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에 위탁하면서 처음 연을 맺었고 이후 업무협약까지 맺게 됐다. 이후 대한노인회 연합회 중 가장 먼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강원연합회는 센터의 각종 장비를 활용한 영상 제작에 나섰고 일부 영상은 조회수 1만회를 넘어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김중연 경로당광역지원센터 실장은 “어르신 손맛 찾기 외에도 경로당 홍보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능성을 확인한 강원연합회는 보다 수준 높은 영상 제작을 위해 실버토크쇼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기획했다. 노인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방송국 스튜디오와 버금가는 공간에서 PD, 카메라맨 등 전문 인력을 동원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KBS춘천라디오에서 활동하는 이나미 아나운서도 섭외해 진행의 질을 높였다.

당초 실버토크쇼는 ‘참전이야기’, ‘시집살이’, ‘부부이야기’, ‘생전에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꼭지로 4회 가량 촬영할 예정이었지만 각 지회에서 추가 촬영을 요구하면서 총 8회 분량으로 분량을 늘렸다.

촬영‧편집 등 전문 인력이 진행

이날 진행된 촬영은 참전이야기를 주제로 한 두 번째 방송으로 춘천시지회 어르신 3명이 참여해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전쟁 이야기를 들려줬다. 특히 전투지원병으로 복무한 장석원, 함석호 어르신이 들려준 월남전 이야기는 전쟁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이야기였다. PX와 인사과에서 근무한 두 어르신은 전투병들을 지원한 다양한 일화를 풀어내며 전쟁의 참상을 전달했다. 

김태영 센터장은 “어르신들이 토크쇼에서 들려준 이야기는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였다”면서 “영상의 완성도를 높여 많은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세 대의 카메라로 두 시간 가량 진행된 촬영은 20분 분량으로 압축될 에정이다. 강원연합회는 지역 방송국을 통해 토크쇼 방영을 추진하고 향후 연합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김완식 강원연합회장은 “노인의 권익신장을 위해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와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지속적으로 제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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