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국수·쌀밥 등 과잉 섭취하면 ‘탄수화물 중독’
빵·국수·쌀밥 등 과잉 섭취하면 ‘탄수화물 중독’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0.11.20 14:58
  • 호수 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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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을 건강하게 섭취하는 방법

탄수화물은 포도당 전환 빨라… 인슐린 높아지고 단 것 당기는 악순환

너무 적게 먹으면 수면부족 등 유발… 포만감 주는 식이섬유 섭취해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예로부터 ‘한국인=밥심’의 공식과 함께 탄수화물 섭취를 강조해왔는데, 언제부턴가 탄수화물은 체중을 감량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멀리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탄수화물은 필요 이상의 양을 섭취하면 건강에 적신호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 습관 등이 전혀 없는 사람도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면 ‘탄수화물 중독’에 걸리고 암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탄수화물을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소개한다.

◇탄수화물 중독이란?

흔히들 기운이 없거나 힘이 든다 싶으면 ‘당이 떨어졌다’며 본능적으로 단맛이 나는 음식을 찾곤 한다. 이렇게 찾는 단맛의 정체는 말 그대로 ‘당’(탄수화물)이다. 과일이나 우유처럼 먹으면서 바로 단맛을 느끼는 음식에는 포도당, 과당, 유당 등이 들어 있다. 

반면, 입에서 바로 단맛을 느끼지 못해도 꼭꼭 씹다보면 단맛이 느껴지는 음식도 있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밥이나 국수, 빵, 감자, 고구마 같은 것인데, 여기에는 단순당보다는 전분과 같은 ‘복합당’이 많이 들어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하얀 쌀밥은 말할 것도 없고, 단맛이 없어 보이는 잡곡밥이나 옥수수 같은 것도 입에 넣고 씹다 보면 단맛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복합당이 침과 섞이면서 일부 단순당 형태로 분해되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중독’이란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하고도 계속해서 고당질의 음식을 억제하지 못하는 증상을 일컫는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쉽게 흡수되어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시간이 매우 빠르다. 이때 포도당 농도가 상승하면 이를 처리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고, 포도당 농도는 다시 갑작스럽게 낮아진다. 따라서 몸은 필요한 포도당을 충분히 흡수했음에도 포도당이 다시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이로 인해 단 것을 끊임없이 원하게 되는 것이다.

◇탄수화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성인이 하루에 탄수화물로 섭취해야 하는 열량은 필요한 열량의 50~ 60% 정도다. 용량으로는 300~400그램에 해당한다. 필요 이상 섭취한 탄수화물은 몸에서 중성지방의 형태로 변형돼 간이나 복부 등에 저장된다. 이렇게 축적된 지방은 지방간과 고지혈증 등 심각한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다. 

탄수화물 중독으로 인한 과식이나 폭식은 비만으로 발전하며, 인슐린 작용에 이상이 생기면서 당뇨, 이상지방혈증, 암 등 다양한 질병을 발병시킨다.

탄수화물은 과잉 섭취도 문제지만 부족해도 문제가 된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우리 몸은 에너지 고갈을 막기 위해 미리 저장되어 있던 당원과 지방, 단백질을 대체 에너지로 사용한다. 

따라서 탄수화물 부족은 장·단기적으로 심각한 건강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데, 단기적인 증상으로는 저혈당이 유발될 수 있다. 저혈당은 의기소침, 활력저하, 정신기능 지체, 수면부족 등을 불러일으킨다. 장기적인 증상으로는 무기질이 부족해져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고, 근 골격이 약해져 관절과 결합 조직의 영구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건강하게 탄수화물 섭취하는 방법

탄수화물 섭취를 무조건 줄이는 것은 좋지 않다. 갑자기 탄수화물을 끊게 되면, 우울증이나 요요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몸에 좋은 탄수화물을 어떻게 섭취하는지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탄수화물이라고 하면 밥, 빵, 과자 등을 떠올리는데, 이들은 정제된 탄수화물로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빠르게 자극해 과잉섭취를 유발한다. 따라서 체내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이른바 당지수가 낮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흰 밀가루로 만든 빵 보다는 통밀빵, 흰 쌀밥 보다는 콩, 현미, 보리를 섞은 밥이 혈당 조절에 좋다. 아울러 고구마, 채소, 견과류와 같은 음식을 함께 섭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과일은 당지수가 높은 파인애플, 바나나 보다는 토마토, 오렌지와 같이 당지수가 낮은 제품을 선택해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고픔이 강할수록 탄수화물 섭취 욕구가 강해지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식이섬유의 섭취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조금씩 자주 먹는 식사는 폭식을 예방하고,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하루 3번의 적당한 식사와 2번의 간식이 권장된다. 

탄수화물보다 소화 속도가 느린 단백질은 포만감이 오래가 탄수화물 폭식을 막는다. 되도록이면 한 끼 식사에 채소 50%, 고기나 콩 25%, 탄수화물 10~15%를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채소는 다양한 색을 함께 섭취할수록 더욱 좋다. 

탄수화물 섭취를 무리하게 줄이기보다는 몇 년 이상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관리 계획을 짜면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다. 이렇게 하면 건강한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 관리하는 데에 있어서도 효과적이다. 

만일 탄수화물 중독으로 인해 음식을 도저히 조절하지 못 하고 있다면 단순한 의지박약이 아닌 의학적 문제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 치료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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