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주최 ‘경로당 운영실태 및 발전방안 토론회’ 열려
복지부 주최 ‘경로당 운영실태 및 발전방안 토론회’ 열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12.02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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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경로당 운영실태 및 발전방안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12월 1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경로당 운영실태 및 발전방안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화여대 정순둘 교수팀, 경로당 운영실태 연구결과 발표

"경로당 10곳 중 1곳만 인터넷 설치… 지원예산도 시군구별로 천차만별"

"경로당 유형별 지원 다르게... 대한노인회‧지자체 등 네트워크 구축해야"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전국에 인터넷이 설치된 경로당은 10곳 중 1곳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곳 중 3곳의 경로당은 여가문화 프로그램을 단 한 번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고, 식사를 하지 않는 경로당이 절반이 넘는 등 경로당별 편차가 심해 이에 따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12월 1일 보건복지부 주최로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경로당 운영실태 및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이화여대 정순둘 교수팀은 이러한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정순둘 교수팀은 복지부로부터 연구용역을 의뢰받아 전국 광역지자체 및 시‧군‧구 경로당 사업담당자, 대한노인회 전국 16개 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 및 245개 지회 경로당순회프로그램관리자(경로부장)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경로당 운영실태’ 연구를 진행했다. 8월 28일부터 10월 19일까지 설문조사 및 조사분석을 실시했고, 조사항목도 광범위했다. 시군구별 경로당 예산 지원 현황, 거점경로당 운영 현황, 경로당 지원 관련 조례 운영 현황, 프로그램 운영실태 등을 물었다. 그간 경로당 운영실태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는 의미가 있다.

박기준 복지부 노인지원과장은 이날 토론회 인사말에서 “올 한해 코로나19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연구에 나선 연구팀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오늘 나온 의견을 경청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순둘 교수는 "현재 경로당은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 생활에 필요한 필수 물품은 대부분 구비했지만 인터넷과 컴퓨터를 갖춘 비율이 각각 8.7%, 15.4%에 그쳐 IT환경 구축은 절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프로그램을 지원받지 못한 경로당도 28.1%나 달했다"면서 "무엇보다 식사를 하지 않는 경로당이 58.1%가 넘어서 양곡비 활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한 경로당 개방의 문제, 지역별 경로당 지원예산의 차이, 대한노인회와 유관기관과 유기적 교류 부재 등에 대한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로부장 등 대한노인회 연합회‧지회의 경로당 관리 담당 직원들의  열악한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경로부장의 급여는 시‧군‧구에서 지원하는데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또 대부분이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청, 전라, 경상 지역은 1인당 관리하는 경로당 수가 100개를 넘어 현실적인 경로당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순둘 교수는 “많은 곳은 경로부장 1명이 300개 이상도 관리한다”면서 “원활한 경로당 지원을 위해 경로당광역지원센터로 소속을 이관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경로당 유형을 ▷도시 구립주택형 ▷도시 사립아파트형(강남) ▷도시 사립아파트형(강북) ▷도시 개방형 ▷도농복합 마을회관형 ▷도농복합 거점형 ▷농촌 마을회관형으로 나눠 표적집단면접법(FGI)을 실시했다. FGI란 일정한 자격기준에 따라 6~12명 정도를 선발해 한 장소에 모이게 한 후 면접자의 진행 아래 조사목적과 관련된 토론을 함으로써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각 유형별로 연령 및 남녀 성비를 고려해 6명 이내로 인원을 추려 조사를 진행했다.

정 교수는 "도시형 경로당은 대부분 정서적 교류를 위해 경로당을 찾은 반면 도농복합과 농촌형은 점심식사 해결과 정보습득을 위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단발성 회기 진행과 강사 부족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향후 노인으로 편입되는 신노년(만50~64세) 세대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경로당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묻는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신노년 세대 3명 중 2명(65%)은 ‘할 일 없는 노인들이 시간을 떼우는 곳’이라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로당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다수가 동의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신노년 응답자의 60%가 "시설 개보수, 신노년 세대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지원 등 경로당의 변화가 이뤄진다면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환경 개선에 의한 회원 확대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경로당을 기능에 따라 ▷사랑방 자치형 ▷프로그램 연계형(사례: 경기도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 ▷소규모 노인복지여가시설형으로 분리해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유형에 맞춰 지원 방식을 차별화 해서 어르신들의 다양한 욕구를 해결해주자는 것이다. 또 방이 3개 이상 있는 경로당에 대해서는 일부 공간을 분리해 주민들도 사용할 수 있게 개방형 경로당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어르신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보조금 정산문제는 공익근무요원등을 활용하고 지자체, 대한노인회 지회, 복지관 등이 유기적 네트워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영희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회장(한국성서대 교수)을 좌장으로 한 토론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근홍 교수(협성대)는 "▷경로당 명칭변경 ▷경로당 기능 확대 ▷경로부장 처우 개선 ▷경로당 리모델링 ▷경로당 위탁운영제도 ▷경로당 평가제도 의무화 ▷신노년 세대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희선 마포구청 노인장애인과장은 "대한노인회와 지자체, 복지관, 보건소 등이 유기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한 후 각자 역할을 확실히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중앙회 김주호 국장은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경로당 지원 관련 법적 기준 마련과 경로부장 처우개선 등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노인복지관과 경로당을 차등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성희 용산노인종합복지관장도 "노인복지관과 경로당이 노인여가복지협의체를 만들어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등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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