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 고관절이 삐걱거리면 빨리 검진받도록
걸을 때 고관절이 삐걱거리면 빨리 검진받도록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12.04 15:22
  • 호수 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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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염의 증상과 치료

노화로 인한 퇴행성 고관절염이 대부분…사타구니‧엉덩이 등 통증

허리 질환으로 오인하기도…초기 발견하면 약물치료 등으로 호전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경기도에 사는 서 모 어르신(75)은 오른쪽 사타구니 부위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지 2주 정도 되었다. 처음에는 당기기만 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졌다. 걸을 때마다 사타구니를 찌르는 듯한 통증 때문에 불편해지고, 조금만 서 있어도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안 되겠다 싶어 병원을 찾은 서 어르신은 고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고관절염은 골반과 다리를 연결해주는 엉덩이 관절인 고관절에 발생하는 염증이다. 고관절은 오른쪽과 왼쪽에 하나씩 있는데 우리 몸의 중심에서 상체와 하체를 연결한다. 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연결해 체중을 지탱하는 동시에 보행을 돕는 핵심 관절로 매우 안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주로 앞뒤 방향으로 움직이는 무릎관절과는 달리 고관절은 앞뒤, 좌우, 회전 등 다양한 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이고 운동 범위가 큰 것이 특징이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김태영 교수는 “고관절은 조금만 손상이 생겨도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고, 이로 인한 통증도 심해진다”며 “고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보행이 어려워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반과 다리를 연결해주는 엉덩이 관절인 고관절은 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연결해 체중을 지탱하고 보행을 돕는다. 	그림=대한의학회
골반과 다리를 연결해주는 엉덩이 관절인 고관절은 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연결해 체중을 지탱하고 보행을 돕는다. 그림=대한의학회

◇사타구니 통증 시작으로 다리 절뚝거리는 증상 나타나 

고관절염은 발생 이유에 따라 퇴행성 고관절염과 류머티즘 계통 고관절염, 감염성 고관절염으로 나뉠 수 있다. 

퇴행성 고관절염은 가장 흔한 형태의 관절염으로 특별한 원인 없이 나이가 들면서 관절이 나빠지는 일차성 퇴행성 관절염과 질환이나 외상으로 관절이 변형되거나 손상된 후 관절이 나빠지는 이차성 퇴행성 고관절염으로 나뉜다. 류머티즘 계통 고관절염은 류머티즘 관절염을 비롯한 모든 류머티즘 계통의 관절염이 고관절에 생기는 것이다. 감염성 고관절염은 세균에 의한 화농성 고관절염이나 결핵균에 의해 고관절염이 생기는 것이다. 

고관절염 초기에는 사타구니 부위가 불편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다가 통증이 생기고, 관절염이 악화될수록 사타구니 통증이 엉덩이와 허벅지 쪽으로 이어진다. 통증이 심해지면 무릎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다리를 절뚝거리기도 한다. 특히 관절을 펴는 동작이 제한되어 다리가 완전히 펴지지 않게 된다. 

세균 감염에 의한 급성 화농성 고관절염의 경우에는 고열이 발생하고 거의 움직이지 못하며, 가만히 있어도 상당한 통증이 있으면서 고관절 부위에 열감이 생긴다. 류머티즘 계통 관절염도 초기에 전신에 열이 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김태영 교수는 “걸을 때 고관절에서 삐걱거림이 꽤 오래 지속된다면 일상에 무리가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심각한 관절염으로 진행되기 전에 적절한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관절염은 흔히 허리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허리에 통증이 느껴지면 디스크와 같은 척추 질환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고관절에 이상이 있는 경우도 많다. 고관절염을 허리 질환으로 여기고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채 방치하면 보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고관절염 진행 지속되면 인공관절 수술 필요

고관절염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증상이 시작된 시기, 관련된 사건의 유무, 진행 양상, 고관절 부위의 외상이나 질병이 있었던 병력 등을 진찰하고, 걸음걸이나 고관절의 변형 및 운동 범위 등을 진찰하여 고관절 자체의 문제인지 혹은 고관절 주위의 근육이나 인대 등의 문제인지를 감별한다. 우선 X레이 촬영을 시행하고, 류머티즘 계통의 고관절염이나 감염성 고관절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혈액검사를 시행한다. 

고관절염 초기에는 약물치료로 통증을 조절하고 손상된 연골을 회복시킨다. 통증이 심할 때는 관절 내 주사 치료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킨다. 

관절염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관절 연골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젊은 층은 관절염의 원인이 되는 부분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거나 불안정한 관절 형태의 뼈를 안정적인 형태로 만들어주는 절골술을 진행한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고령 환자는 관절 연골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진행한다. 

관절 수술 후에는 담당 의사의 조언에 따라 적합한 신체 운동을 시행해야 한다. 적절한 운동을 통해 고관절을 보호하고 정상 보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김태영 교수는 “고관절염 환자는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식으로 질환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며 “최근에는 인공관절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공관절 수술 후 영구적인 사용도 가능해졌다. 환자분들이 고관절 수술을 지나치게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는데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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