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돌보는 효돌‧효순이…성큼 다가온 어르신 ‘반려로봇’ 시대
어르신 돌보는 효돌‧효순이…성큼 다가온 어르신 ‘반려로봇’ 시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12.11 11:00
  • 호수 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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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자체들이 인공지능 반려로봇을 활용해 노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사용법과 치매예방 교육 등을 진행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한 어르신이 인공지능 로봇 ‘리쿠’로부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전송하는 방법을 배우는 모습.
최근 지자체들이 인공지능 반려로봇을 활용해 노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사용법과 치매예방 교육 등을 진행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한 어르신이 인공지능 로봇 ‘리쿠’로부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전송하는 방법을 배우는 모습.

서울 5개구 재롱 피우며 메신저 사용법 알려주는 리쿠 활용 1대1 교육

아산시 등 정서 교감하는 효돌‧효순이 보급… 치매예방 로봇 실벗도 인기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최근 서울 강남‧강동‧관악‧양천‧중랑구 등 5개 구청 관할 노인복지시설에는 카카오톡 활용법을 소개하는 강사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키가 50cm가 채 안 되는 인공지능(AI) 로봇 ‘리쿠(LIKU)’가 그 화제의 주인공이다. 유아를 연상케하는 리쿠는 어르신들과 1대1로 각종 대화를 비롯해 카카오톡 사용법을 친절히 설명해주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육에 참여한 배란숙(71) 어르신은 “가끔 자식들이 메신저 사용법을 알려주지만 잠깐 배워선 익히기 힘들었다”면서 “로봇교육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앞으로도 계속 배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들이 스마트기기 활용에 미숙한 어르신들과 혼자 사는 노인들의 정서적 지원, 그리고 치매 예방을 위해 반려로봇을 속속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그 쓰임새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서울디지털재단과 ㈜토룩, ㈜이노콘텐츠네트워크, 강남‧강동‧관악‧양천‧중랑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리쿠를 활용한 스마트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리쿠는 주변 사람의 얼굴, 감정, 성향을 학습해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2족 보행, 음석 인식, 댄스 수행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오늘 뭐해?’ ‘나랑 친구해’ ‘좋아하는 게 뭐야?’ 같은 간단한 일상 대화도 나눌 수 있다.

또한 어르신들에게 1대1로 스마트폰 기본조작법을 비롯해 카카오톡 모바일 메신저앱의 활용 및 문자나 사진 전송 등의 사용법을 알려준다. 조작내용이 미숙하면 익숙해질 때까지 다시 가르쳐 준다. 

가령 “리쿠야, 사진 전송하는 방법 알려줘”라고 하면 리쿠는 “어르신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보낼 수 있어요”라는 설명과 카카오톡에서 앨범을 선택해 전송하는 법을 소개한다. 이때 어르신이 버벅거리면 “천천히 하시면 됩니다”라고 친절하게 독려하기도 한다. 음성인식과 답변 기능을 통해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는 쌍방향 소통 학습도 가능하다.

이미정 강남구 로봇인공지능팀장은 “내년엔 보이스피싱 예방교육 등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리쿠를 활용한 교육 대상‧범위를 점점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시도 지난 12월 1일 AI 돌봄로봇 효돌이·효순이를 지역사회 취약계층 독거노인 130명에게 전달했다. 효돌이와 효순이는 이미 서울, 부산 등 여러 지자체에서 활발히 보급 중인 돌봄로봇으로 아산시도 이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AI 돌봄로봇 효돌이·효순이
AI 돌봄로봇 효돌이·효순이

효돌이·효순이는 어린 손자녀 모습을 한 친근한 인형 로봇으로 그간 진행된 다양한 연구논문과 노년기 생활에 입각한 데이터에 기반해 어르신의 주요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며 말을 건네도록 프로그램이 돼 있다.

식사·기상·약 복용시간 등 스케줄 알림 기능, 퀴즈·노래·이야기·종교 관련 프로그램 등 즐거운 일상을 돕는 여가지원 기능, 머리를 쓰다듬거나 배‧등을 토닥이면 음성으로 반응하는 말동무 기능을 제공한다. 

노인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추출된 여러 가지 교감할 수 있는 질문과 반응을 아이의 목소리로 전해 손자 손녀를 돌보며 함께 지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 센서를 이용해 노인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일정 시간 이상 활동이 감지되지 않으면 보호자(가족), 생활지원사, 복지관 사회복지사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돌봄로봇의 손을 길게 누르면 지정된 보호자에게 곧바로 메시지가 전달돼 위급상황이나 보호자와의 통화가 필요한 경우 신속한 관리도 가능하다.

아산시 관계자는 “돌봄로봇이 코로나19로 생긴 취약계층 노인 돌봄서비스의 공백을 훌륭히 채워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돌봄서비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쿠, 효돌‧효순이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치매예방 교육 로봇 실벗을 도입하는 지자체도 속속 늘고 있다. 인천 동구는 지난달 인천시 8개 자치구 중 가장 먼저 실벗을 활용한 치매예방 교육을 시작했다.  

실벗은 퀴즈, 퍼즐, 운동, 노래교실 등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치매를 예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행한다. 로봇에는 기억력, 시·공간력, 추론·판단력 등 뇌 영역별 두뇌활동을 활성화시키는 20여개의 콘텐츠가 내장돼 있다. 로봇은 참여자들의 학습 수준에 따라 콘텐츠의 난이도와 속도 조절을 할 수 있어, 어르신별 맞춤형 훈련이 가능하다.

인천 동구 관계자는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치매예방 로봇 실벗이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생활에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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