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집] ‘트렌드 코리아’ 등 전망서들이 내다본 2021년… 집의 역할은 확대되고 안전불감증 대신 ‘안전 우선’
[신년 특집] ‘트렌드 코리아’ 등 전망서들이 내다본 2021년… 집의 역할은 확대되고 안전불감증 대신 ‘안전 우선’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12.28 10:47
  • 호수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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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게티이미지뱅크
그림=게티이미지뱅크

바이러스에 울고 웃는 ‘브이노믹스’, 기능 다양한 ‘레이어드 홈’ 유행

건설업계는 전신살균기 등 도입… 중고거래 앱 등 동네 기반 사업 주목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한 지도 1년이 다 돼 간다. 해외여행업계는 완전히 침몰한 반면 국내 여행시장은 재도약의 가능성을 보였다. 시장이나 마트 역시 울상을 짓고 있지만 온라인마켓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는 건 따로 있었다. 바로 ‘집’이다. 외출을 자제하게 되면서 집에서 공부, 업무, 운동 등 모든 생활을 하게 됐다. 이런 분위기는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어 멋을 부리는 ‘레이어드 룩’처럼 집의 기본 기능 위에 새로운 기능들을 겹쳐 변화를 주는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각종 트렌드 서적 역시 이러한 집의 확장을 내년에 지켜봐야할 트렌드로 공통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김난도 교수와 그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21’(미래의창)을 비롯해 각종 전망서들이 잇달아 출간돼 주목받고 있다. ‘라이프 트렌드 2021’(부키),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싱긋), ‘트렌드 모니터 2021’(시크릿하우스) 등 전망서들은 올해 전세계를 강타한 ‘비대면’을 비롯, ‘욜로’ 열풍과 ‘뉴트로’ 현상 등을 정확히 예측하며 매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중고 거래 시장의 부흥도 유력

전망서들은 2021년의 트렌드로 ▷코로나 이후 새로운 기준이 된 ‘안전 우선’ ▷재택근무가 이끄는 변화 ▷운동 붐 ▷‘공정 가치’에 민감한 MZ세대 ▷집의 기능적 변화에 따른 인테리어 시장 성장 ▷‘동네 문화’의 부활  ▷중고 거래 시장의 부흥 등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특히 코로나19가 경제를 비롯해 사회, 문화 전반에 여전히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된다. 김난도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브이노믹스(V-nomics)’로 설명했다. 브이노믹스는 ‘바이러스’(Virus)의 V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그리고 바꾸게 될 경제’를 뜻한다. 

국내 경기는 전반적으로 K자형 양극화를 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종별로는 V, U, W, S, 역V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나누는 기준은 대면성의 정도, 대체재의 존재 여부, 기존 트렌드와 얼마나 부합하냐다.

예를 들어 국내 여행과 화상 커뮤니케이션, 홈웨어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득을 봤다가 잠잠해지면 시장이 침체되는 역V자형으로 분류된 반면, 비대면 성향이 높고 기존 트렌드와 부합하는 온라인 쇼핑과 캠핑, 호캉스 등은 코로나 이후에도 더욱 성장이 가속화되는 S자형으로 분류된다.

‘집’은 거리 두기의 확산으로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된 공간이다. 단순 휴식 공간을 넘어 레스토랑, 피트니스 센터, 콘서트홀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일종의 ‘플랫폼’으로 재탄생한 것이다.생활의 중심이 집이 되다 보니 동네 상권 즉,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닐 수 있는 ‘슬세권’이 뜨고 자신만의 홈 영역이 더욱 확장되고 있다. 재택근무, 홈트레이닝, 홈영화관, 홈카페 등 다층적 ‘집콕’ 트렌드가 중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어느덧 안전과민증 사회로

2020년은 마스크를 필두로, 손소독제, 체온계 등 위생용품이 역대급으로 팔렸다. 안전불감증은 옛말이 됐고 사회 전체가 안전과민증에 시달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안전 우선(Safety First)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살균기를 만들고, 서비스 로봇은 신기한 도구에서 안전한 도구로 인식이 바뀐다. 패션계에선 항바이러스 원단으로 옷을 만들기 시작했고, 엘리베이터에선 공기정화기능이 들어간 제품이 주목받는다. 건설업계에서도 전신살균기나 에어 샤워 기능을 아파트 현관이나 로비에 적용하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소유’에서 ‘사용’으로 가치 이동

동네 기반 중고 거래 플랫폼과 로컬 가이드 투어 등 전망서들은 자기가 사는 지역(로컬)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에 주목한다. 중고 상품은 ‘남이 쓰던 상품’이 아니라 몇 번째 받아쓰더라도 새것에 버금가는 가치를 지니게 됐다. 그래서 ‘N차 신상’이라고 부른다. 중고 상품은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 됐다. 반경 6km 내에서만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는 ‘당근마켓’(당신 근처의 마켓)의 경우 1인당 월평균 24회, 하루 20분씩 활용한다. 그 외에도 ‘땡큐마켓’(중고), ‘필웨이’(명품 중고 거래 앱), ‘골마켓’(골프 마니아) 등도 있으며, 무인 중고 거래 자판기도 등장했다. 소비 기준이 ‘소유’에서 ‘사용’으로 이동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합친 말)를 중심으로 운동 붐도 일어난다. 등산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고, 골프·서핑 등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이들의 운동은 단순히 활동으로 끝나지 않고 인증샷, 챌린지 등으로 이어져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자기 관리에 투철한 MZ세대들은 코로나로 인한 정체의 시대에 운동으로 성취감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운동 열풍은 골프장 풍경도 바꿔놓았다. 캐디와 카트 없이 셀프 골프를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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