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64. ​찬바람과 함께 오는 비염, 스테로이드 제제가 정답일까
[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64. ​찬바람과 함께 오는 비염, 스테로이드 제제가 정답일까
  • 김대복 한의학박사
  • 승인 2021.01.0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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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알레르기 비염은 계절성이 강하다. 찬바람이 불면 더 심해진다. 1개월 정도 코를 훌쩍이다 보면 괜찮아진다. 문제는 계절이 쉬 바뀐다는 점이다. 여름에 잠잠하던 코와 눈의 간지러움이 가을이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찾아온다.

찬바람과 함께 온 불청객이 시간이 지나 잊혀질만 하면 어느덧 겨울이다. 이때는 감기와 비염이 겹치기도 한다. 감기가 지속되면 비염으로 악화된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에는 꽃가루가 날린다. 알레르기 증상이 심화된다. 여름도 안전하지는 않다. 미세먼지, 공해, 약물, 스트레스 등으로 비염은 4계절 어느 때나 발병된다.

자극적인 환경에 코가 예민하게 반응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은 물 흐르는 듯한 콧물, 발작적인 재채기, 눈과 귀의 가려움, 두통, 만성피로, 집중력 저하 등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주요 원인은 면역력 저하와 유전적 요인이다. 특히 부모에게 알레르기 반응이 있으면 자녀의 발병 빈도가 높다.

알레르기 비염은 대개 만성비염으로 악화된다. 만성비염은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부비동염(축농증), 인후두염, 중이염, 전신 소양증, 천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질환은 코 호흡을 어렵게 한다.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게 습관이 돼 구강이 마를 가능성이 높다. 입안에 타액이 적으면 구강의 청소 작용에 지장이 생기고, 세균 증식에 좋은 환경이 된다.

비염이나 축농증 같은 코 안의 염증은 콧물의 정상적인 소통을 방해한다. 콧물이 지속적으로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을 일으킨다. 단백질 등 영양소가 포함된 콧물은 세균의 먹이가 된다. 후비루와 목이물감은 구강건조와 함께 입냄새 개연성을 높인다.

간편한 대처법은 스테로이드제 사용이다. 금세 코를 뻥 뚫리게 하는 스테로이드제는 일주일 이내의 짧은 기간만 사용하는 게 좋다. 지속적으로 활용하면 코 안의 마름이 유발되고, 섬모 운동력도 낮아질 수 있다. 원인 물질 제거가 아니기에 비염도 재발 가능성이 높다.

생활 속의 실천방법은 생리식염수로 코 안을 세척하는 것이다. 코 안을 세척할 때 미세먼지의 분진, 황사의 잔재, 코의 분비물이 배출된다. 또 점액성 섬모운동이 자연스럽게 촉진돼 코 속 건강도가 높아진다.

​한의학에서는 체질 개선방법을 쓴다. 알레르기 민감성 체질을 강한 면역력 체질로 바꾸는 처방이다. 구체적으로 폐(肺)와 비위(脾胃) 강화 치료를 한다. 비염이 잦은 사람은 선천적으로 폐(肺)의 기운이 미약하다. 폐가 약하고, 열이 많고, 수분 대사가 원활하지 않은 특징 있다. 오장육부 중 호흡을 관장하는 폐의 기운에 따라 코의 건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또 체력저하 등 후천적 원기(元氣) 부족까지 겹치면 찬바람에 극히 약한 모습을 보인다.

폐의 기능 강화에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한방에서는 비염 치료 때 폐의 열을 내리고, 수분 대사를 좋게 하는 처방을 한다. 체질과 증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중익기탕가감방(補中益氣湯加減方), 소청룡탕가감방(小靑龍湯加減方)이 기본이 된다. 또 육미지황환, 형개연교탕도 더해질 수 있다. 모두 폐와 신체대사 능력을 활성화시키는 탕약으로 비염 치료나 완화에 도움이 된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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