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종 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장 “노인이 경로당서 편안히 지내도록 하는 게 제 역할”
강인종 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장 “노인이 경로당서 편안히 지내도록 하는 게 제 역할”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1.15 13:29
  • 호수 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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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회 사상 첫 분회순회간담회 열어… 추자도·우도 적극 환대

70세 이상 버스무임·택시비 일부도… 원희룡 제주지사 효심 깊어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의 특별한 활동이 알려지면서 노인회와 지역사회에 화제가 되고 있다. 제주연합회는 창립 이후 처음 분회순회간담회를 실시했고 연합회 직원들과 임원들이 자원봉사를 펼친 것이다. 

강인종 제주연합회장은 “추자도, 우도 등 섬에도 들어가 그곳의 분회장, 경로당 회장들과 상견례를 하고 애로사항을 들었고, 직원들과 함께 홀몸어르신 농가에서 감귤 수확작업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1일, 제주시 관덕로에 위치한 제주연합회에서 강 연합회장을 만나 연합회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강 연합회장은 2020년 3월에 취임했다.

-경로당 코로나 방역은.

“제주에는 총 448개 경로당이 있다. 제주시의 도움으로 월 2회 방역을 하고 있고 경로당 회장과 총무, 도우미들이 일주일에 2회씩 경로당 점검과 청소를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경로당 회원중에 한 명의 코로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각각 한 곳의 지회를 두었다. 제주 인구 67만5000여명 중 노인인구는 10만6000여명이며 대한노인회 회원은 5만여명이다. 

-연합회가 분회 간담회를 주관한 사실도 드문데.

“취임 후 전 경로당을 다 방문해 인사를 드릴 생각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그러지를 못해 분회 임원들만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7월부터 9월까지 관내 37개 분회 중 35개 분회를 방문했다.”

-어떤 얘기들이 나왔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업을 수행하지 못한 관계로 남은 예산 처리가 현안이었다. 추자도 분회의 경우는 그라운드골프장까지 다 갖췄지만 골프채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섬까지 들어갔다고.

“배로 추자도까지 한 시간 넘게 걸린다. 역대 어느 연합회장도 그곳을 방문한 적이 없었던 탓인지 일행을 반갑게 환대해주었다. 추자도 분회에는 6개 경로당, 541명 회원이 있다. 우도 분회에는 3개 경로당, 230명 회원이 있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고창국 총무국장은 “섬의 경로당들은 대체로 깨끗하고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며 “추자도 분회는 새로 지은 복지회관 내에 있고 우도 역시 새 건물에 분회 사무실을 마련했다. 농어촌은 도시 경로당보다 환경이 대체로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직원들 자원봉사도 신선하다.

“제주는 감귤농사 일손이 항상 부족한 실정인데 특히 홀몸어르신 농가는 사정이 심각하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두 곳의 농가를 찾아가 이틀 동안 감귤 수확 작업을 도왔다. 제주시에선 직원 20명이 300kg, 서귀포시에선 직원과 임원 등이 500kg을 수확했다. 그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노인 일자리 중 감귤 수확도 있는데.

“맞다. 민간취업 중 하나로 농촌인력파견사업이 있다. 코로나 사태가 나기 이전 해에는 타 시·도에서 400여명이 들어오기도 했다. 일당(6~7만원)을 받는 그분들에게 경로당을 숙박 장소로 제공하기도 한다.” 

-올해 노인일자리는 어느 정도인가.

“공익형 일자리 520명, 민간취업 440명 총 1000명에 달한다.”

강인종 제주연합회장(앞줄 왼쪽에서 네번째)이 직원들과 청사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앞줄 맨오른편이 고창국 총무국장, 왼쪽 두 번째가 박일홍 센터장. 사무처장은 현재 공석이다.
강인종 제주연합회장(앞줄 왼쪽에서 네번째)이 직원들과 청사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앞줄 맨오른편이 고창국 총무국장, 왼쪽 두 번째가 박일홍 센터장. 사무처장은 현재 공석이다.

제주연합회는 경로당활성화사업이 잘 발달돼 있는 연합회 중 하나다. 지난해 특색 있는 사업을 펼쳐 2020년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박일홍 센터장은 “3억5000만원의 도 예산지원을 받아 경로당사회복지사파견사업을 실시한 것을 좋게 평가 받아 상을 수상했다”며 “치매예방과 여가선용의 취지로 사회복지사 10명이 시범경로당 20곳에서 도자기·관광밥상·제주어연극 교실 등을 운영해 긍정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또 90개의 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 1600여명이 지역 곳곳에서 손발마사지, 복지시설 방문, 마을공동체환경정화, 재능기부, 등굣길교통안전지킴이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주도의 노인복지실태는 어떤가.

“몇 가지 노인복지는 타 시·군의 부러움을 살 정도이다. 우선 70세 이상 버스무임승차이며 택시도 7000원 미만 요금에 한해서 무료다. 택시는 일년에 24회 승차가 가능하고 7000원 이상은 개인 부담이다.”

두 번째는 전체 경로당 회장과 총무, 분회장과 총무에 대한 활동비(월 10만원) 지급이다. 또 경로당 간식비(일인당 주 1300원)가 2000원으로 인상됐다.

-도의 지원이 잘 돼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께서 2년 전부터 지원을 해주셨다. 제주 출신으로 효심이 남달라 노인들에게 참 잘하고 있다. 노인회 방문은 물론이고 노인대학원서 특강을 하신 적도 있다.”

강인종 제주연합회장은 제주 출신으로 제주 4·3사건 당시 온가족이 큰 희생을 당했다. 조부와 부모를 모두 잃고 조모 손에서 자랐다. 강 회장은 “혼자의 힘으로 이 자리에 오기까지 너무나 힘들고 외로운 삶이었다”고 회고했다. 서울 신심종묘재단 제주지사장, 한일여객운수(주)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고성2리경로당 회장(4년), 애월읍분회장(2년), 제주시지회 부회장을 지냈다.

-종묘재단이라면 종자를 취급하는 건가.

“그렇다. 일례로 제주의 무 종자를 채종해 국내외에 판매했다.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자라 맛이 좋고 온난한 기후 탓에 겨울에도 출하가 가능해 일본 등지에 수출까지 한다.” 

-경로당 회장을 4년 지냈다.

“사회활동을 떠나 집에서 쉴 때 마을 경로당에서 나오라고 권했다. 회원 60여명과 함께 2층짜리 건물도 새로 짓고 재밌게 지냈던 기억이 있다.”

-분회장 시절은 어땠는가.

“애월읍에는 경로당 34개, 노인대학 3개가 있다. 분회장 시절 경로당 회장과 임원 130여명을 대상으로 매년마다 관광도 가고 단합대회를 열어 조랑말 고기 등 풍성한 음식을 대접하기도 했다.” 

-선거공약은 잘 이행 되고 있는지.

“당시 경로당 운영비 인상, 대의원 수 확대, 청사 이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운영비 문제는 코로나 사태로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고 현재 17명인 대의원 수는 중앙회와 협의를 거쳐 늘릴 계획이다. 문화재보전구역 내에 위치한 청사를 이전해야 돼 도에 협조를 요청해놓았다.” 

-연합회 운영 철학이라면.

“경로당에서 노인이 좀 더 편안하게 지내도록 도와드리는 게 저의 역할이다. 그런 점에서 겨울에 따듯하고 여름에 시원하게 지내고 든든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강인종 연합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제가 대한노인회 중앙회 부회장과 법제심의위 부위원장으로 제주연합회 사상 처음 중앙회에 입성했다”며 “제주에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을 비롯해 전국의 연합회장과 중앙회 이사들을 모시고 이사회를 개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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