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금요칼럼] 세계 고령화총회 한국 유치를 촉구한다 / 최성재
[백세시대 금요칼럼] 세계 고령화총회 한국 유치를 촉구한다 / 최성재
  • 최성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21.01.15 13:57
  • 호수 7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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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최성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20년마다 열리는 UN 주관 행사

정부가 적극 유치에 나서

아시아에서 첫 개최 성사시켜야

한국 고령화 대책 발전의 기회

국제적 위상도 높아질 수 있어

우리나라는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저출산과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다. 2050년이면 세계에서 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65세 이상 인구 38%)가 되리라는 예측은 이미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20년 현재 주민등록상 인구통계에 따르면 저출산으로 전체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60세 이상 고령인구는 1200만 명을 넘어 총인구의 25%에 육박하고 있다. 

선진국의 고령화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값진 교훈은 고령화 대책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장기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에 고령화 대책은 지금까지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해 오고 있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은 장기적 계획을 기반으로 하지 못하고 있어 고령화 대책으로서 그 효과는 상당히 미흡한 편이다. 

국가정책은 정부나 전문가 주도로만 계획하고 실천할 수 없다. 기업과 국민의 이해와 지지 없이는 효과적인 계획 수립도 어렵고 실천은 더욱 어렵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관련된 사항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업과 국민은 발등의 불이 아니라 생각하고 막연하고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 향후 21세기의 가장 큰 변화이자 도전이기도 한 고령화 문제를 세계 각국 정치 지도자, 학자, 민간인들이 같이 모여 논의하고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장(場)이 되는 UN 세계 고령화총회(World Assembly on Ageing; 이하 ‘고령화총회’라 함)를 우리나라에 유치하여 고령화에 관한 각계각층 지도자와 국민의 의식을 새롭게 하자고 제안한다. 

고령화총회는 고령화 관련 국가정책의 국제올림픽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고령화총회는 UN이 주관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장관급 이상 관료와 NGO 단체들이 대거 참여하여 다양한 논의를 거쳐 향후 20년간 이상의 대책을 마련한다. 또한, 이 총회에서 결정된 국제고령화행동계획은 개최도시 이름이 붙으며(예: 마드리드 국제고령화행동계획) 향후 20년간 UN을 위시한 각종 국제기구 및 각국에서 고령화 대응책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1982년 제1차 총회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되었고 20년마다 개최하기로 하여 제2차 총회는 2002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었다. 그리고 제3차 총회는 예정대로면 2022년에 개최할 것이었으나 UN 측 사정과 세계적 코로나-19사태로 잠정 연기되고 있다. 그리고 아직 제3차 고령화총회 유치를 공식적으로 UN에 제안한 국가는 없다. 아마 금년 중에 3차 총회 개최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추측컨데 2023년 아니면 2024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가 UN의 개최 시기 결정에 앞서 먼저 총회 유치를 결정하여 UN에 제안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유치국 경쟁이 있을 수 있기에 더욱 그럴 필요가 있다. 

고령화총회의 한국 유치 및 개최는 여러 가지로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 첫째, 우리나라 근대 역사상 가장 큰 UN 행사로 고령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이해를 촉진하는 가장 효과적 기회가 될 수 있다. 둘째, 세계 최고속 고령화 국가가 있고 가장 많은 노인인구가 있는 아시아 대륙에서 처음 개최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과거 두 번은 모두 유럽대륙에서 개최). 셋째, 한국의 고령화 대책을 소개하고 평가받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넷째, 한국의 고령화 대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시킬 획기적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섯째, 총회에서 결정된 국제고령화행동계획은 한국 도시(예; 서울) 이름이 붙어 향후 20년간 국가적 명성과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 여섯째, 국제 NGO(비정부민간단체)의 참여로 한국에 관한 관심을 세계 전역으로 더욱 높일 수 있는 획기적 계기가 될 수 있다. 일곱째,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2016~2030년)에도 포함된 고령화 대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여덟째, 장래의 유망산업이 될 수 있는 고령 친화 산업(일명 실버산업)을 국내적으로 발전시킬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아홉째, UN 회의참석을 기회로 남북 간 정치적 및 민간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킬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고령화총회는 UN 주관 행사이므로 국가가 주도적으로 제안하여 유치해야 한다. 특히 청와대, 외교부와 보건복지부의 역할이 중요하고, 정치권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학계 및 민간단체의 후원과 지지, 그리고 노인들을 대표하는 가장 큰 단체인 대한노인회의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 대한노인회가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 노인들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는 노인복지를 포함한 고령화 대책 전반을 다루는 제3차 UN 세계고령화총회의 한국 유치를 정부와 정치권에 적극 요청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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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음박선협 2021-01-20 10:58:43
세계 고령화총회 한국 유치,적극지지한다. 사)대한노인회가 앞장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