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텅빈 신설 경로당이 모범경로당으로 탈바꿈
[백세시대 / 기고] 텅빈 신설 경로당이 모범경로당으로 탈바꿈
  • 조재원 수원시장안구지회 이사/수원아너스빌위즈경로당 회장
  • 승인 2021.01.22 13:59
  • 호수 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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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원 수원시장안구지회 이사/수원아너스빌위즈경로당 회장
조재원 수원시장안구지회 이사/수원아너스빌위즈경로당 회장

필자가 회장을 맡은 수원아너스빌위즈경로당이 최근 경기도가 선정하는 노인복지시설 모범경로당이 됐다. 이 자리를 빌어 경로당 회원님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한다. 정관희 수원시장안구지회장님과 황민웅 사무국장 등 임직원 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기대하지 않던 큰 상을 받게 되니 경기의 9700여개 경로당을 대표하는 모범경로당이었나를 고민하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됐다. 

우리 경로당은 3년 전 문을 연 신설 경로당으로 회장에 취임했을 때만해도 방이 3개인 146㎡(약 45평) 공간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서 지회장님에게 등록증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황량한 들판을 개척하는 농부의 심정이었다고나 할까.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해병대 정신으로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나갔다.

새 아파트라 분위기도 어수선했고 누구와 의논하고 결정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러다 아파트 관리소장님과 공동체활성화 이사님(경로당 담당 동대표)과 의논해서 경로당 집기류와 주방용품을 지원받았다. 이어 송죽동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팀, 장안구청 사회복지과로부터도 추가 지원을 받아 살림을 꾸려나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경로당의 근간인 회원을 모집하는 게 어려웠다. 누구나 찾고 싶은 경로당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고 많은 사람들이 다투지 않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원칙을 세워 실천했다.

경로당은 투명해야 한다. 금전출납부, 지출결의서를 꼼꼼히 쓰고 매월 10일 진행하는 회의 때 전월에 있었던 모든 일을 자료로 만들어 보고했다. 회의 결과도 회의록으로 남겨 회장, 부회장, 감사 두 명의 서명을 받아 일주일간 게시 열람토록 했다. 또 경로당에서 생산되는 모든 서류는 종류별로 파일을 만들고 목록표를 작성해 회원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책장에 비치했다.

또 경로당은 공정하고 공평해야 한다. 떡 한쪽이라도 모든 회원이 같은 크기로 나눠 먹을 수 있도록 경로당의 모든 것을 모든 회원이 공평하게 나눴다. 투명하고, 공정하고, 공평하게 관리를 하니 자연스럽게 회원들의 불평불만이 없어지고 화합과 협동이 잘 되기 시작했다.

하나가 된 이후에는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했다. 지회의 지원을 받아 어르신 건강체조 및 간단한 요가교실, 그리고 노래교실 등을 운영했다. 또한 방문간호사를 통해 2개월마다 전 회원 혈압과 혈당 등을 체크하면서 회원들의 몸과 마음이 튼튼해지도록 했다. 시스템이 갖춰진 뒤에는 경로당 회원 배가운동을 적극 실천하고 아파트부녀회와 함께 단지 내 환경정비를 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도 시작해 경로당의 이미지를 바꿔나가고 있다.

이번 수상에 그치지 않고 경로당에서 내 이웃과 내 친구들이 정답게 모여 정보도 교환하고, 노후의 삶을 얘기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경로당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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