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다시 읽기 3] 한가로울 때 미리 생각해둬라
[채근담 다시 읽기 3] 한가로울 때 미리 생각해둬라
  • 백세시대
  • 승인 2021.01.29 13:36
  • 호수 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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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울 때 미리 생각해둬라

바쁠 때에 해야 할 일을 한가로울 때 항상 먼저 점검해두면 잘못 행동하는 일이 자연히 줄어들고, 움직일 때에 생겨나는 상념들을 미리 고요한 가운데 조심스레 생각해두면 그릇된 마음이 스스로 사라진다.

忙處事爲 常向閒中先檢點 過擧自稀

망처사위 상향한중선검점 과거자희

動時念想 預從靜裡密操持 非心自息

동시념상 예종정리밀조지 비심자식


◆만해 강의

바쁠 때에 행할 일을 한가할 때 미리 충분히 검토하고 살펴보아 계획을 잘 세워두면 실수나 잘못된 행동이 저절로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행동할 때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념(想念)을 미리 조용할 때에 세밀하게 정리해서 뜻과 방향을 확고히 해 두면, 도리에서 어긋나는 마음이 자연히 없어진다. 

이와 반대로 한가한 때에 일을 미리 점검하지 않고 갑자기 긴급하고 복잡한 일을 만나면, 당황하고 마음이 뒤집혀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평온할 때에 미리 생각을 정리해 두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행동하게 되면, 온갖 욕망으로 산란해지면서 정도에서 어긋나는 마음이 생겨나는 것이다.

◆한줄 생각

오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미리 준비되어 있으면 걱정, 근심이 없다’는 뜻이니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준비’라고 하면 자금을 마련해 둔다든가, 군사력을 키운다든가 하는 물리적인 대비책을 위주로 생각하기 쉬운데, 오늘의 본문에서는 ‘생각을 미리 세밀하게 정리해둘 것’을 강조한다. 행동보다 생각이 먼저라는 것이다. ‘생각의 힘’을 깨닫고 강조한 선인들에게서 지혜의 깊이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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