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흥 대한노인회 제주시지회장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 버스무임승차 공약 지켜 보람”
김태흥 대한노인회 제주시지회장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 버스무임승차 공약 지켜 보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1.29 13:49
  • 호수 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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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 신관 신축·노인회 조형물 완성… 선거공약 실현 보람 

사무국장과 경로당 순회하며 정신·운영 교육 및 비품 교체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국가적인 재난 속에서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양한 사업에 뚜렷한 성과를 내는 지회가 있다. 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 제주시지회는 지난 2020년 12월, 노인복지와 권익증진을 천명하는 거대한 조형물을 지회 현관 앞에 완공해 놓았다. 그 전 해엔 숙원사업인 신관 신축 문제도 해결했다. 

노인복지회관을 수탁·운영 중인 제주시지회는 또, 코로나 사태로 복지관이 폐쇄돼 급식을 하지 못하게 되자 직원들이 대신 나서 어르신들에게 대체식품을 제공하고 있다. 

김태흥(82) 제주시지회장은 “요즘 경제·사회가 움츠러든 상황에서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와 직원 단합의 취지로 매주 토요일 아침, 직원들이 복지회관 주변 거리청소봉사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2018년 4월에 재임했다. 지난 1월 초, 제주시 광양로에 위치한 지회에서 김태흥 지회장을 만나 재임의 업적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지회 청사를 새로 지은 것 같다.

“역대 지회장들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지회 신관 다목적동 건립을 실현해 보람을 느낀다. 저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를 써왔는데 다행히 개인적인 연고가 있는 분이 제주시장으로 오면서 적극 지원해준 덕에 해결할 수 있었다.”

도비 23억원을 들여 공사 1년여만인 2019년 5월에 완공한 다목적동은 지하 1·지상 2층, 연면적 747㎡(약 330평)의 크기로 지회장실과 사무실, 강당 및 회의실 등으로 구성됐다. 이로써 299명 경로당 회장이 모두 참석해 행사를 치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셈이다. 

-현관을 장식하고 있는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정문을 허물고 대한노인회의 상징이자 위상을 높이는 현판형 조형물을 세웠다. 코로나 사태로 반납한 예산의 일부를 조형물 예산으로 돌려 가능했다.”

가로·높이 245×120cm, 타원형의 화강암에 대한노인회가 추구하는 이념인 노인권익·노인복지·노인봉사를 명조체로 조각했다. 특히 대한노인회 마크를 컬러로 새겨 넣어 전체적으로 화사해보였다. 

-직원들의 자원봉사도 화제가 되고 있다.

“처음에는 교통지도나 헌혈을 할까 했지만 이 주변이 평소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데다 쉬운 것부터 하자는 생각에서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두 번째 토요일 아침 7시, 전 직원이 모여 2~3시간 비질하고 휴지도 줍는다. 일과 시간에 하면 봉사가 아니란 생각에서 주말을 택했다.”

제주시 전체인구는 49만1000여명, 노인인구는 6만9500여명이다. 1981년 창립한 제주시지회는 26개 분회, 299개 경로당에 2만9300여명의 회원을 두었다.

-지회만의 특색 사업이라면.

“지난 7년 동안 저와 분회장, 직원들이 10만원 상당의 간식을 준비해 경로당을 순회·방문,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일 년에 299개 경로당 중 반을 돌고 이듬해에 나머지 경로당을 순회하는 식이다. 저는 강의를 하고 사무국장은 경로당 운영 요령 등 실무교육을 하며 경로당 비품 실태를 파악, 즉시 교체 및 수리도 해준다.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이 연 6000만원이다.”

-어떤 내용의 강의를 하는지.

“저의 일상적인 건강관리로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인근 공원에서 운동하는 습관을 소개한 뒤 회원들께 ‘배려하는 마음’ ‘봉사하는 마음’ ‘소통하는 마음’으로 남들과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갖고 경로당에 나오시라고 당부한다. 그런 생활이 몸에 배면 몸도 건강해지고 경로당도 다시 오고 싶어질 것이다.”

김태흥 제주시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지회 신관 현관에 있는 조형물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왼편이 현기덕 사무국장.
김태흥 제주시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지회 신관 현관에 있는 조형물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왼편이 현기덕 사무국장.

제주시지회의 남다른 사업 중 하나가 노인대학 활성화이다. 노인대학과 대학원학생 수가 570명에 달한다. 김 지회장은 “제주시노인대학에 2개 반, 동부와 서부노인대학에 각 2개 반 그리고 제주시노인대학원이 3개 반으로 돼 있다”며 “노인대학의 75세 이상 노인들이 모인 동아리는 중산층 이상의 생활력이 있는 노인들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노인대학원장은 제주대학 총장 출신이, 노인대학은 교장·교감 출신이 맡을 정도로 수준 높다”며 “이곳을 졸업한 이들이 제주연합회 부설 노인대학에 가고 또 그쪽 출신이 이곳으로 오기도 하는 등 상호 교류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색 있는 사업이라면.

“경로당 운영 평가와 어린이 유괴·성범죄 추방운동 전개에 대한 평가대회를 매년 열어 모범사례 발표도 하고 시상도 하고 그런다. 우수경로당에는 선진지 견학의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노인복지회관도 수탁·운영한다고.

“노인복지회관 이용 노인이 연 4만5000여명이다. 복지회관 ‘경로식당’에서 6개 자원봉사단체가 60세 이상 기초생활자와 차상위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집합식사 금지 조치로 중단됐다. 작년 2월부터 직원들이 나서서 6일치 완제품 부식을 매주 월요일에 제공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선거 공약의 하나로 경로당 회장 활동비를 약속했는데 마침 2년 전 원희룡 제주지사가 이 부분을 지원해준 덕에 제가 공약을 실현한 셈이 됐다”며 웃었다. 제주시는 그밖에도 70세 이상의 버스무임승차와 택시비 일부 지원 등 파격적인 노인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김태흥 지회장은 제주 출신으로 제주대 법학과를 나와 30년 교단에 섰다. 제주중앙고 교장으로 퇴임 후 지난 2014년 4월, 제14대 제주시지회장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제주대 총동창회 부회장, 김해김씨 연기공파 문종 회장을 역임했다.

-경로당 회장 경력은.

“2001년에 거주하던 지역의 이도 2동 경로당에 들어가 6개월 만에 회장을 맡아 4년간 봉사하고 이어 분회장을 4년간 했다. 이왕 노인회에 발을 들인 이상 제대로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지회장에 도전했다. 당시 저를 포함 2명이 출마해 선거가 치열했던 기억이 난다.”

-당선 비결이라면.

“역시 선거는 발로 뛰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상대가 100곳을 돌았다면 전 150곳을 돌았다.”

-지회 운영 철학이라면.

“지회라기보다 개인적으로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을 강조한다. 남의 입장을 알아주고 그의 편에서 자기 일을 해나가면 불만이 없다. 선거가 끝나면 대부분은 상대편 사람들이 마음에 안 든다고 적대시 하지 않나. 전 그런 병폐를 끊기 위해 상대방에게 의향을 묻고는 감사, 부회장 자리를 제안해 함께 지회를 운영했다.”

김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노인의 사회적 역할을 묻자 “후손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노인이 웃어른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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