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사라져도 치료받아야 통풍 재발 막을 수 있어
통증 사라져도 치료받아야 통풍 재발 막을 수 있어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1.01.29 15:53
  • 호수 7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풍의 증상과 치료

과음‧스트레스에 노출된 40대 이상 남성에 많아… 관절 부위 통증

혈액 속 요산 농도 높아지면 나타나…퓨린 성분 많은 식품 섭취 줄여야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강원도에 사는 전 모 씨(66)는 엄지발가락 부분이 붉게 부어오르고 뜨거워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금방 가라앉을 줄 알았던 붓기가 점점 심해지고, 밤이 되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 병원을 찾은 전 씨는 통풍 진단을 받았다.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이 너무 많아서 관절이나 여러 조직에 결정 형태로 쌓이게 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요산은 우리가 먹는 여러 음식이 소화되어 최종적으로 대사된 후에 나오는 물질이다. 보통은 혈액 내에 녹아 있다가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혈액 내 요산이 배출되지 않고 과다하게 축적되어 관절에 침착해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서 극심한 통증을 부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30만8725명에서 2018년 43만953명으로 4년 동안 40% 가까이 증가했다. 2018년 기준 남성 환자는 39만7440명, 여성 환자는 3만3513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 10배 이상 발병률이 높다. 

대전선병원 내과 송주경 전문의는 “환자의 대부분이 40대 이상으로 제때 치료되지 못하면 관절 파괴와 신장 기능이 떨어져 몸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인 신부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미루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요산 생성량이 배출량보다 많은 경우나 요산 배출량이 감소한 경우에는 요산의 농도가 증가해 관절 부위에 요산결석이 침착하면서 통풍이 발생할 수 있다. 	자료=복지부, 대한의학회
요산 생성량이 배출량보다 많은 경우나 요산 배출량이 감소한 경우에는 요산의 농도가 증가해 관절 부위에 요산결석이 침착하면서 통풍이 발생할 수 있다. 자료=복지부, 대한의학회

◇혈액 속 요산 농도 증가해 발생

통풍의 가장 큰 원인인 요산은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란 물질이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생긴다. 건강한 신체는 혈액 속 요산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요산의 일부가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요산 생성량이 배출량보다 많은 경우나 요산 배출량이 감소한 경우에는 요산의 농도가 증가해 고요산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요산의 농도가 증가하면 바늘같이 뾰족한 결정이 관절의 연골(뼈와 뼈를 이어주는 연한 조직)이나 그 주위에 쌓이면서 극심한 통증과 열, 붓기가 나타난다. 

통풍으로 인한 통증은 대개 발병 24시간 이내에 가장 심하고 2~3일 내로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 해도 7~10일을 넘기지 않는다.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는 엄지발가락, 발등, 발목, 발뒤꿈치, 무릎, 손목, 손가락, 팔꿈치 관절로 갑자기 붉게 부어오르며, 손을 살짝 대기만 해도 심한 고통을 느낀다. 열과 오한이 동반되고, 밤에는 통증이 특히 심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괴로워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요산 결정체가 너무 커져 피부 밖으로 만져질 정도가 된다. 통풍이 만성화되면 발가락, 발목, 무릎, 손가락 등에 통풍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송주경 전문의는 “통풍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 혈액 속 요산 농도가 높아 콩팥에 결석이 생기기도 한다”며 “이 돌 때문에 옆구리에 통증이 생기는 콩팥산통이 나타날 수 있는데, 통풍 환자의 10~40%는 증상이 처음 나타나기 전 한 번 이상의 콩팥산통을 겪는다”고 말했다. 

콩팥산통은 옆구리에 발생하는 격심한 통증으로, 요로 결석이나 콩팥 동맥 혈전 등으로 인해 하복부나 샅 부위에 나타나는 통증을 말한다. 

◇바로 치료 시작해 만성 되는 것 막아야

통증이 갑자기, 너무 심하게 발생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급성 통풍 발작이라고 하는데, 우선 찬 물수건이나 얼음주머니로 아픈 부위를 찜질하고, 항염증 약물을 복용해 통증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후 병원을 방문해 증상을 살피고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통풍이 처음 나타났을 때는 며칠 후 증상이 저절로 사라져 완전히 회복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때 제대로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면 통증이 사라진 뒤에도 한동안 멈춰 있다가 수개월이나 몇 년 후 재발할 수 있다. 재발은 반복되고 이 과정에서 만성 통풍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따라서 통풍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통풍 진단을 위해서는 관절 부위를 바늘로 찔러 관절액을 뽑은 후 요산 결정이 있는지 확인한다. 만약 시간이 지나 관절액을 뽑을 수 없는 경우에는 혈액검사를 통해 요산 증가를 확인하고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뼈의 손상이 있는지 확인한 후 진단한다. 

통풍 치료는 완치보다는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처럼 관리하는 개념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급성 통풍 발작은 콜히친이나 비스테로이드 항염제, 스테로이드 등 약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 항고요산혈증 약물로 요산이 조직에 침착되는 것을 예방하고 혈중 요산 농도를 정상화할 수 있다. 또 알로퓨리놀이나 프로베네시드 같은 요산배설촉진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스트레스와 과음, 퓨린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장기간 섭취했을 때 통풍 발병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퓨린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진 음식으로 맥주가 대표적이다. 맥주를 만드는 데 쓰이는 효모 속에 퓨린 성분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또 동물의 심장이나 간, 혀 등 내장 부위와 진한 고깃국물, 정어리, 청어, 고등어와 같은 생선에도 퓨린이 많이 함유돼 있다. 

퓨린이 적게 함유된 음식으로는 달걀, 치즈 등이 있고, 각종 채소류와 우유, 과일 등이 있다. 단, 채소류 중에서도 완두콩, 시금치, 버섯, 아스파라거스 등에는 다른 채소류보다 퓨린이 더 함유돼 있어 통풍을 앓고 있다면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