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세종특별자치시지회 소속 세종호수지킴이봉사단 “세종의 명소 우리가 지킨다는 자부심 느껴”
대한노인회 세종특별자치시지회 소속 세종호수지킴이봉사단 “세종의 명소 우리가 지킨다는 자부심 느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2.05 15:23
  • 호수 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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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세종특별자치시지회 소속의 세종호수지킴이봉사단 회원들은 외래어종을 줄여 호수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세종특별자치시지회 소속의 세종호수지킴이봉사단 회원들은 외래어종을 줄여 호수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토종어종 해치는 외래어종 낚시로 잡아 생태계 보호

주말에 아이 명찰 100여개 만들어 미아 발생도 방지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세종시의 명소 중 하나가 세종호수이다. 세종 시민들의 심신을 달래는 휴식처로 평균 수심 1.5m, 분수 4개를 가동하고 있으며 산책로 8.8km와 자전거도로 4.7km가 깔려 있다. 언제부턴가 이 호수에 잉어, 향어 등 토종어종을 잡아먹고 괴롭히는 베스, 블루길 등 외래어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문제가 심각해졌다. 

그런데 이들 외래어종 개체수가 어르신들의 노고로 줄어들면서 호수 생태계가 정상을 되찾았다고 한다. 바로 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 세종호수지킴이봉사단의 탄생 배경이다. 

이 봉사단의 코치로 활동하는 최해필(74·세종시 중촌동)전 가재마을12단지경로당 회장은 “새벽 4시부터 오전 8시까지 일반인들이 출입하기 전 시간대에 외래어종을 하루 90~100마리, 약 20kg을 낚시로 잡는다”며 “낚시가 취미인 회원은 취미생활도 하면서 세종의 명소를 지킨다는 자부심도 갖는 일거양득의 기쁨에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초창기에는 잡은 물고기를 땅에 묻다가 최근에는 기러기, 청둥오리를 키우는 양식업자가 수거해간다. 

이 봉사단은 이밖에도 호수 주변을 청소하거나 호수공원을 찾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미아예방활동을 펴고 있다. 아이의 이름과 부모의 핸드폰 번호를 적은 명찰을 아이들 목에 걸어줘 길을 잃었을 때 쉽게 부모를 찾도록 한 것이다. 미아를 발견하면 관리사무소 방송을 통해 부모를 찾아주는 일도 한다. 주말 등 많은 방문객이 호수를 찾을 때는 100여개까지 명찰을 만든다고. 

이 봉사단에서 활동하는 남영순(66)회원은 “아이에게 명찰을 달아주려고 다가가면 처음 보는 노인에게 아이들이 경계심을 보인다”며 “자체 회비로 마련한 풍선으로 동물 모양을 만들어 아이 손에 쥐어줘 친근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이 봉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젊은 부모들이 노인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하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10년 전부터 봉사를 해온 나 회원은 경로당, 노인회관, 한방병원 등에서 1600여 시간 봉사활동을 한 기록을 갖고 있다. 

세종호수지킴이봉사단은 공무원, 자영업 출신의 60~80대 남녀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8년 대한노인회 행복나눔봉사단으로 출발했지만 훨씬 이전부터 호수 주변 환경정화 활동을 지속해왔다. 교장 출신의 윤광웅 코치(81·세종시 새롬동)는 2015년 당시 호수 생태계의 심각성을 느껴 정년 퇴직자를 중심으로 봉사단을 만들었다고 한다.

최해필 코치는 육군 항공작전사령관을 지낸 예비역 소장으로 서울서 살다 공무원 자녀를 따라 세종시로 내려온 경우다. 시가 운영하는 ‘어울림자전거’ 수거 봉사도 함께 하고 있다.

최 코치는 “퇴역 후 경로당 회장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자원봉사를 시작했고 이제는 깨끗하고 쾌적한 호수를 만드는데 일조한다는 자부심도 생겼다”며 “우리가 하는 이 작은 일들이 자연환경보호에 보탬이 되고 사람들도 좋아한다면 그 이상의 보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클럽은 평소에도 자체 교육을 통해 ‘누구에게나 인사 잘하기’, ‘반말 하지 않기’, ‘배려하기’ 등 봉사에 임하는 바람직한 마음가짐과 자세를 스스로 익히기도 한다. 

장 영 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장은 “우리 지회는 69개 자원봉사클럽, 1500여명의 회원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세종호수지킴이봉사단은 그중에서도 봉사정신이 투철한데다 겸손하며 화합도 잘 돼 2020 노인자원봉사 우수사례 평가에서 대한노인회장상 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소개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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