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30. 난치성 위장병과 수술 필요 없는 심신의학
[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30. 난치성 위장병과 수술 필요 없는 심신의학
  • 김영근 원장
  • 승인 2021.02.19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장 질환은 만성으로 되기 쉽다. 김영근 위맑음한의원장이 위장 등 소화기질환 극복법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십 수 년 고생하다 수술했어요.” 난치성 위장질환에 시달린 사람의 자조적인 표현이다. 그는 10년 이상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며 진찰받고 약을 복용했다. 하지만 속 쓰림은 계속됐다. 소화불량과 복부팽만감으로 늘 부담스러워했다.

​병원에서 위의 염증 소견을 받았고, 얼마 후 궤양으로 악화되었다. 끝내는 위벽이 허는 심각한 손상까지 나타났다. 결국 그는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만성 소화기질환은 오랜 기간 고생하고, 완치도 어렵다. 당연히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난치성인 소화기질환 치료법은 시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양방 치료는 대증적 요법, 생활요법이 주가 됐다. 위궤양, 대장염, 위산과다 등 나타난 증상과 손상 부위에 중점을 두고 치료한다. 음주나 과식 자제 등 식습관과 생활환경 개선을 병행한다.

​한의학에서는 대증요법과 함께 오장육부를 강화해 장부 간의 균형을 꾀하는 치료를 시도한다. 재발없는 근본치료의 추구로, 넓은 의미의 심신의학(心身醫學)에 포함된다. 심신의학은 몸과 마음이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에서 시작된다. 마음의 불안, 신경증 등의 심리적 정신적 문제가 신체적 질환도 일으킬 수 있음에 주목한다.

​원리는 정신과 육체가 하나의 기의 흐름에 지배됨을 이용한 치료법이다. 몸과 마음의 분리가 아닌 조화를 통해 질병을 다스린다. 실제로 소화기관은 정신의 지배를 받는다. 인체에는 60조개의 세포가 있다. 이 세포들은 소화기관에서 소화와 흡수가 제대로 이뤄져야 건강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소화기관은 소화 흡수와 대사물질 전달을 능동적으로 한다. 식도는 음식을 위로 내려 보내고, 위산이나 음식물이 하부기관에서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위는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세균을 소독한다. 또 소화시킨 음식을 저장 후 연동연하 운동으로 소장으로 이동시킨다.

췌장에서는 소화액을 분비한다. 간은 영양소 대사와 독소 제거를 한다. 지방 소화에 필요한 담즙도 만든다. 위에서 소화된 음식의 영양분은 소장에서 흡수돼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보내진다. 대장은 소장에 내려온 찌꺼기에서 수분을 흡수하고 배변을 시킨다.

​그런데 기분이 나쁘거나 불안 긴장 등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기관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연동연하 운동력이 떨어지고, 음식물이 위장에 오래 머물게 된다. 이로 인해 체하거나 설사 등의 신체증상이 나타난다.

몸과 마음을 모두 다루는 심신의학은 인체의 자생력이나 면역력 신장에 적격이다. 소화기관의 강화는 심장(心臟), 간(肝), 위장(胃臟) 기능 개선이 관건이다. 특히 정신과 육체 모두를 관장하는 심장은 자생력과 면역력의 총사령관이나 다름없다.

심장이 약한 사람은 자주 긴장하고 신경질 경향이 나타나고, 소화력이 크게 떨어진다. 간은 심장을 보호하고, 혈액순환에 관여한다. 간의 근육이 강화될 때 소화기능이 좋아진다. 위장이 약하면 소화흡수 저하와 음식물 적체 현상이 일어난다. 담적과 가스 발생으로 소화력이 낮아진다.

​심장 간 위장은 모두 심리적 면에 의해 건강도가 달라진다. 따라서 소화기질환 치료 때도 몸과 마음의 상태가 모두 변수가 된다. 난치성 위장질환, 만성 소화기질환 치료에서는 심장 간 위장 기능 강화 처방을 해야 하는 이유다. 난치성 소화기질환은 심신 양면이 모두 치료될 때 재발 가능성이 낮다.

<글쓴이> 김영근

태원의학회 수석교수로 위맑음한의원장이다. 20년 넘는 기간 동안 만성 소화기질환 연구와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