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속 대세 예능으로 떠오른 ‘집방’
코로나19 위기 속 대세 예능으로 떠오른 ‘집방’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2.19 15:25
  • 호수 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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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홈즈’   유명 스타가 의뢰인 집 찾아주는 포맷으로 큰 인기

‘서울에…’, ‘나의 판타집’   꿈꾸던 집에서 직접 살며 집의 진정한 가치 전달

‘신박한 정리’   꼭 필요한 물건을 효율적으로 배치… 놀라운 공간 변화

[백세시대=배성호기자] 2000년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신동엽의 러브하우스’. ‘집방’(집을 주제로 한 예능)의 원조격으로 허름한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집을 유명 건축가들이 무료로 리모델링해주며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아직 IMF 구제금융 여파로 많은 서민들이 힘들어했는데 이 방송을 통해 대리만족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잠시 잊혀졌던 ‘집방’은 지난해 확산된 코로나19 여파와 부동산 열풍으로 전성기를 맞게 된다. MBC ‘구해줘 홈즈’의 성공 이후 집 예능이 잇달아 제작되고 있는 것이다.

먼저 ‘구해줘 홈즈’는 바쁜 현대인들을 대신해 유명 스타들이 직접 집을 찾아주고 의뢰인에게 선택받는 대결 방식으로 구성된다. 관찰 예능이 주를 이뤘던 2019년 첫 방송을 시작해 신선한 포맷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구해줘 홈즈’는 그간 1인 가구의 집을 비롯해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진 의뢰인들의 사연을 받아 신혼부부, 4인 가족, 대가족 등 다양한 매물과 집 근처 주요 시설 등의 정보를 공개했다. 다양한 집을 소개하면서 시청률은 꾸준히 상승했다. 

또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궁금해 홈즈’ 코너를 만들어, 집과 이사, 인테리어, 계약 등에 대한 고민을 올리면 이를 해결해주고 있으며, 집을 구하기 위한 신청 의뢰가 하루에 15~20건씩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구해줘 홈즈’의 성공으로 집방의 가능성을 확인한 타 방송사에도 관련 예능을 속속 제작한다. 

JTBC는 ‘서울엔 우리 집이 없다’를 통해 잊고 있었던 집의 본질을 되새기고,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한 드림 하우스를 찾아 떠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프로그램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방송은 부동산 전쟁으로 정신없는 서울에서 벗어나 외곽 쪽에 집중하고 있다.

거주자의 실제 라이프 스타일이 반영된 집을 살펴본 후 전문가가 이에 대한 분석을 내놓는다. 시청자 입장에서 막연했던 독특한 인테리어와 디자인은 거주자의 ‘로망’이 실현되는 과정 속에서 구체화된다. 아토피로 고생하던 아이들을 위해, 직접 딴 자격증으로 충남 공주에서 ‘셀프 건축’을 하거나 직장 동료로 만난 두 부부가 서울 전세살이를 청산하고 경기 용인에서 따로 또 같이 사는 ‘듀플렉스’를 짓는 식이다.

‘서울에 우리 집이 없다’가 비연예인을 위해 꿈의 집을 찾아준다면, SBS ‘나의 판타집’은 연예인 출연자가 평소 로망으로 꿈꾸던 집과 똑같은 현실의 집을 찾아 1박 2일간 살아보면서 자신이 꿈꾸는 판타지의 집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두 프로그램은 ‘살고 있는 집’이 아닌 ‘살고 싶은 집’을 조명하면서 ‘투자’가 아닌 ‘쉼터’로서 집의 가치를 안방극장에 전달했다. EBS도 ‘건축탐구-집’을 통해 집과 사람,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2019년에 처음으로 시작해 지금 시즌3가 방영 중이다. ‘건축탐구-집’에서는 원하는 집을 직접 지어 사는 사람의 집을 찾아가 ‘집’과 공간의 의미를 조명한다. 

또 주택을 지으며 비용 절감을 하기 위해 한 노력들은 어떤 게 있는지 소개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팁을 전달하여 호응을 얻고 있다.

KBS와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가 공동 제작한 ‘땅만 빌리지’도 강원도 양양에 땅을 빌려 김구라 등 유명 연예인의 욕구를 반영한 목조주택을 개그맨 김병만이 직접 짓는 신선한 소재로 주목받았다.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세컨드 하우스’를 짓고 여유롭게 생활하는 스타들의 모습은 오랜 집콕으로 힘들어하는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며 호평받았다. 

인테리어를 새롭게 바꿔주는 tvN의 ‘신박한 정리’도 집 예능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당초 8부작으로 기획했으나 12부작으로 연장됐고 이후 호평에 힘입어 정규편성을 확정했다. 의뢰인이 삶을 영위하는 데 꼭 필요한 물품은 남겨두고, 지난 이야기와 추억은 간단하게 정리하고 집안 물건을 간소화하는 데 집중한다. 

의뢰인과 솎아낸 물건들을 재배치함으로써 공간을 효율적으로 탈바꿈시킨다. 잉여 물건을 버리는 것도 아니다. 나눔 등 여러 가지 유용한 방식을 활용해 의미를 더한다. 스타들의 집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정리 전·후를 함께 비교하며 정리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 시청자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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