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끝나가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대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끝나가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2.26 13:35
  • 호수 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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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차를 구입하려는 친구와 함께 기아자동차 시승센터를 방문해 전기차 ‘니로’를 시승했다. ‘파란색 번호판’으로 유명한 전기차는 많이 봤지만 실제로 타본 건 처음이었다. 직접 운전한 건 아니고 뒷좌석에 앉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달랐다. 이어서 시승한 기아의 다른 내연기관차와 비교하니 그 차이는 더 컸다. 전기차는 승차감이 가벼웠고 내연기관차는 좀더 묵직했다. 그 외에는 큰 차이점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전기차는 충전하는데 오래 걸리는 편이어서 장거리 운행에 애로사항이 있고, 배터리 안정성 문제 등의 단점이 있다. 하지만 내연기관차보다 배출가스가 적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이로 인해 유럽 등 선진국에서 내연기관차에 대한 각종 규제를 강화하며 자동차 기업들에게 전기차 도입을 압박하고 있다. 결국 포드, GM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2030~2035년부터는 유럽에서 내연기관차를 더 이상 만들지 않고 전기차만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23일 현대자동차가 자사가 개발한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서스펜션, 스티어링, 파워트레인 등 자동차에 필수적인 요소와 뼈대 부분) ‘E-GMP’를 탑재한 신차 아이오닉5를 발표했다. SF영화에서 볼 법한 미래지향적인 외관디자인과 실내 내부가 공개되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2025년까지 25종의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내연기관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기차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강하다. 전기차를 충전할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유소의 역할을 하는 급속충전소야 단계적으로 늘리면 되지만 주차난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에서 과연 집에서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얼마나 구축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2중‧3중 주차에 시달리는 서울의 일부 아파트의 경우 전기차에 ‘집밥’(집에서 충전하는 것을 의미)을 먹이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다만, 향후 10년 이후에는 전기차의 시대가 온다는 것까지 부정하는 이는 많지 않다. 이는 주가로도 잘 나타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50만대가 채 되지 않는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국내 판매대수(79만여대)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세계 8대 자동차 업체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까지 더해진다니…. 10년 뒤 도로 위에서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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