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 때 심해지는 눈물흘림증 “별 이유 없이 눈물 줄줄…눈물길 막혀서 그래요”
찬바람 불 때 심해지는 눈물흘림증 “별 이유 없이 눈물 줄줄…눈물길 막혀서 그래요”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1.02.26 14:51
  • 호수 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줄줄 흐르거나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려지는 등의 불편을 겪을 때는 눈물흘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줄줄 흐르거나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려지는 등의 불편을 겪을 때는 눈물흘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년기에 많이 생기는 안질환… 방치하면 시야 가리고 염증 일으켜

약물치료로 호전 안 되면 눈물길 넓히는 수술…‘보톡스로 효과’ 발표도

[백세시대=이수연기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게 반복되면 눈물흘림증을 의심해야 한다. 유루증이라고도 불리는 눈물흘림증은 눈물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지 못하고 눈꺼풀 밖으로 흘러넘쳐서 눈 밑이 젖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눈 속에 딱히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눈물이 나고, 바람이나 먼지 등이 날리는 외부가 아닌데도 눈물이 맺히고, 줄줄 흐르는 등의 증상이 생긴다. 이러한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한다면 다양한 안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눈물흘림증은 백내장, 눈꺼풀 처짐 등과 함께 노년기 대표적 안질환으로 꼽힌다. 유병률도 증가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눈물흘림증으로 수술이나 시술을 받은 환자는 2016년 1만 명에서 2019년 1만 4000명으로 증가했다.

◇눈물 많아지면서 시야 흐려지고 일상생활 불편

눈물샘에서 만들어진 눈물은 눈 표면을 적신 뒤 눈꺼풀 안쪽에 있는 위, 아래 눈물점으로부터 눈물소관, 눈물주머니, 눈물관을 지나 코 쪽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배출길의 일부나 전부가 막히거나 좁아지면 눈물이 길을 잃게 되고, 눈물이 고여 있거나 밖으로 흘러넘치는 증상이 나타난다. 

눈물이 많아지면 보이는 사물이 흐려지고, 뺨으로 눈물이 수시로 흘러 닦아내야 하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게 된다. 또 눈물주머니에 염증이 생겨 눈곱이 많이 끼거나 화농성분비물이 흘러나오는 증상이 반복될 수 있다. 

눈물길 이상은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코눈물관폐쇄는 주로 코눈물관의 끝부분에 얇은 막을 가지고 있어 폐쇄가 생기게 된다. 대개 생후 수개월이 지나면 저절로 뚫리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지속되면 저절로 치유될 가능성이 점차 떨어져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후천성은 주로 고령과 염증, 알레르기 반응, 안구건조증, 눈꺼풀의 기질적 이상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중 한 가지만 원인이 될 수 있고,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 진단이 중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면 눈물길 주변 조직의 탄력이 떨어져 눈물길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 짓무르거나 눈물 계속 흐르면 병원 찾아야 

항상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거나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려 부정확하게 보이고, 눈물을 자주 닦아내 눈 주변 피부가 짓무를 때는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실내에서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를 보다가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고, 환절기나 바람이 불 때 증상이 더 심해지면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안과에서는 눈물점, 눈물소관, 코눈물관 검사를 통해 어느 부분이 막혀 있는지 확인한다. 눈물점에 특수한 주사기를 꽂아서 식염수가 콧속으로 나오는지 확인하거나 특수 침으로 어느 부분이 막혀있는지 알 수 있다. 

눈에 형광 색소 안약을 점안해 색소가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하는 검사를 하거나 특수 방사선 촬영, 방사선동위원소 촬영을 통해 눈물관의 상태를 알 수 있다.

치료 방법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안구건조증 등 다른 질환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다면 해당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하고 인공눈물을 포함한 보존적 치료와 온찜질 등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좁아진 눈물길 넓히는 시술이나 보톡스로 치료

만약 눈물길이 막혀서 증상이 나타난다면 항생제와 소염제 등 약물치료를 해볼 수 있다. 다만 이와 같은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지속되거나, 눈꺼풀의 위치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좁아진 눈물길을 넓히기 위해서는 ‘코눈물관 내 실리콘관 삽입술’을 시행할 수 있다. 20~30분 정도 소요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부분마취 후 눈물길을 넓히고, 실리콘관을 삽입해 눈물길이 좁아지는 것을 막는다. 실리콘관은 2~6개월 후 제거한다. 또 막힌 눈물길 대신 눈물주머니 누낭비강연결술, 결막 누낭비강문합술 등으로 새로운 길을 낼 수 있다. 누낭비강연결술은 눈물길이 완전히 막혔거나 기능성 폐쇄가 있는 경우 실시된다. 전신마취 후 콧속 내시경을 이용해 눈물길을 둘러싸는 얇은 뼈에 구멍을 내어 새로운 눈물길을 만들어주는 방법으로 내시경을 통해 시행하거나 피부 절개 후 수술하는 방법이 있다. 

결막 누낭비강문합술은 다른 수술 후에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았을 때 유리관을 삽입하는 방법이다. 레이저로 눈물주머니를 둘러싼 얇은 뼈를 뚫어 콧속으로 눈물이 흘러가게 하는 수술 방법이다. 국소마취만으로 수술이 가능해 고령의 환자나 전신질환으로 전신 마취가 어려운 환자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보톡스로 눈물흘림증을 치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건국대병원 안과 신현진 교수는 눈물흘림증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톡스 제제인 ‘나보타’를 주입해 눈물길을 넓히고, 90%가 5개월 이상 효과가 지속했다고 밝혔다. 

신현진 교수는 “보톡스는 눈가 주름 개선을 위해 눈 주위에 주입하는 미용성형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눈물 흘림 치료 목적에도 효과적이다”라며 “진료실에서 1~2분 정도 시술하면 되므로 간편하다”고 말했다. 또 “전신 상태가 좋지 않거나 겨울에만 눈물흘림증이 발생하는 경우, 심혈관질환이나 뇌졸중 치료를 위해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환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