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해원 대한노인회 경기 남양주시지회장 “노인 공경 실종… 배려·봉사로 존경 이끌어내야”
윤해원 대한노인회 경기 남양주시지회장 “노인 공경 실종… 배려·봉사로 존경 이끌어내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3.05 13:54
  • 호수 7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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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보조금 인상·경로당 정산 간소화 등 선거공약 차근차근 실현

경로당서 초등학생 방과 후 돌봐주는 ‘다드림케어사업’ 확대해갈  것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경기도 남양주시지회가 펼치는 남다른 사업 하나가 주목을 받고 있다. 맞벌이 부모를 대신해 경로당 어르신들이 초등학생을 돌봐주는 다드림케어사업이다. 경로당 회원들이 귀가한 뒤인 오후 5시부터 아이들 부모들이 퇴근하는 저녁 8시까지 3시간 동안 아이들이 경로당에서 따듯한 저녁밥을 먹고 공부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윤해원(75) 남양주시지회장은 3월 2일, 지회 운영 철학과 관련해 “요즘 젊은 사람들의 노인 공경심이 부족한 것은 노인 스스로 자초한 결과이기도 하다”며 “어른 대접을 받으려면 그에 합당한 행동-배려와 봉사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다드림케어사업은 윤 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을 뒷받침해주는 현실적인 사례란 점에서 지역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윤 지회장은 남양주시지회 경로부장으로 대한노인회와 인연을 맺은 뒤 남양주시지회 진접읍 분회장을 거쳐 2020년 1월에 취임했다. 

-경로당 코로나 방역은 어떤가.

“경로당 회장, 총무들의 헌신적인 방역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요즘도 일주일에 한두 차례 경로당 청소와 환기를 해주고 있다. 경로당에 발열체크 체온계는 다 보급한 상태이다.”

-코로나로 사업이 원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비 대면으로 몇 가지 사업은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가령 지회장기그라운드골프대회의 경우 평년에는 하루 만에 끝냈지만 작년에는 선수들끼리만 경기를 치른 뒤 일일이 수상 분회를 방문해 시상을 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지회는 경기도연합회 주요 사업인 1사1경로당 결연사업도 10개 민간단체와 협약을 맺었다. 

-남양주시와 지회를 소개해 달라.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8일간 머물며 도읍을 정하려고 했을 만큼 산세가 뛰어난 지역이다. 8일간 지낸 장소란 의미로 오늘날 ‘팔야리’라 불리고 당시 태조가 목욕했던 강이 ‘왕숙천’이다. 광릉과 사릉,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홍릉·유릉을 비롯해 문화유적이 많다. 지회에는 16개 읍면 분회, 530개 경로당이 있다. 노인회원은 3만401명으로 전체 노인(10만500여명)의 30%를 넘어섰다.”

-취업지원센터 인원이 많은 것 같다.

“노인회 중에서 우리 취업지원센터만큼 활발한 지회가 드물 것이다. 센터장을 비롯 전담직원 9명이 노인일자리 참여자 1300여명을 관리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민간취업 분야도 해마다 높은 성과를 보인다. 2020년 노인일자리사업 평가 우수기관상(노인인력개발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윤해원 남양주시지회장(오른쪽 네 번째)이 지회 건물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윤 지회장 오른편이 강두식 사무국장.
윤해원 남양주시지회장(오른쪽 네 번째)이 지회 건물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윤 지회장 오른편이 강두식 사무국장.

배석했던 강두식 남양주시지회 사무국장이 “노노케어·급식도우미·환경지킴이 같은 공익형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스팀세차, 폐현수막재활용, 쇼핑백제작, 실버카페·택배 등 어르신들이 일한 만큼 가지고 가는 사업형일자리가 활성화됐다”고 거들었다. 

-취임 직후에 코로나 사태가 터졌는데. 

“취임식 이후 전 경로당 회장들의 모임을 한 번도 갖지 못해 답답한 면이 좀 있지만 선거공약은 차근차근 실현해가고 있다.”

윤 지회장은 2019년 12월 치른 지회장 선거에서 ▷지회 건물 신축 ▷경로당 지원금 확대 추진 ▷경로당 보조금 정산 간소화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며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윤 지회장은 “현재의 건물이 비가 샐 정도로 노후 됐고 교통 등 근접성이 떨어져 새 청사 마련이 시급한 문제라 엊그제도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요청을 드렸다”고 한 뒤 “경로당 지원금은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인상이 됐고 경로당 정산 간소화도 해결을 봤다”고 말했다.

-정산 간소화를 해결 했다고.

“경로당 냉·난방비, 운영비, 사회봉사활동비를 각각 따로 결산하는 걸 한 장의 서류로 결산하고 여러 장이 필요했던 체크카드 내역서도 한 장만 첨부하면 돼 여러모로 간편해졌다. 경로당 회장들이 아주 만족해한다.” 

-시에서 노인회 협조가 잘 되는 것 같다.

“조광한 남양주시장께서 어르신들이 앉았다 일어설 때 매우 힘들어하는 걸 알고는 경로당에 식탁과 의자를 보급해주었다. 530개 경로당을 다 교체하려면 큰 예산이 든다. 보조금 인상도 한 개 경로당으로선 적겠지만 전체로 봐선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어려운 일을 해주신 거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돌발적인 지출이 많은 상황에서도 노인회에 많은 배려를 해주신 점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아파트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아파트경로당과 구립경로당이 반반씩이다. 연립주택에 들어있는 경로당 일부가 열악하지만 대부분은 깨끗하고 다 좋은 편이다.”

-경로당이 어린이집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건 좋은 발상이다.

“아이들이 방과 후에 뭘 먹는지, 무얼 하는지 일터에 있는 부모들은 걱정이 크다.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아이들을 돌봐주면 그런 염려 없이 일에 전념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가 젊은 세대로부터 도움을 받는 형편인데 우리도 뭔가 기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제 마음 같아선 모든 아파트경로당에서 이 사업을 했으면 한다. 제가 지회장으로 있는 한 확대해나가려고 한다. 다만 예산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을 해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윤해원 지회장은 평생 남양주를 떠난 적이 없다. 남양주문화원 이사, 진접농협 이사, 남양주경찰서 청소년선도위원을 역임하고 연평2리 경로당 회장과 진접읍 분회장을 지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사회봉사 활동을 주로 하다 노인회장의 권유로 노인회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당시에도 경로당이 400여개라 경로부장 한 명이 감당하기엔 벅찼기 때문에 저를 경로부장으로 영입했던 것이다. 4년간 봉사한 뒤 마을에서 경로당 회장(2년)과 분회장을 지냈다.”

-분회장 시절 업적이라면.

“분회에 노인대학을 만들어 크게 활성화시켰다. 시 보조금과 분회 예탁금을 합쳐 낡은 건물(연건평 180평)을 헐어버리다시피 해 새로 지은 후 1층은 임대하고 2층 공간을 노인대학으로 만들었다. 하루 130여명의 어르신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마련되자 회원들의 호응이 대단히 좋았다.”

-중앙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께서 3선 의원의 경력을 바탕으로 지금 추진 중인 노인회 법정단체화를 꼭 이루시기를 바란다.” 

윤해원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숙원사업인 지회 단독회관 건립과 경로당 회장 활동수당 지급 같은 현안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계속 시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조속히 종식돼 ‘신바람 나는 경로당’으로서의 일상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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