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안방극장 지배한 ‘IPTV’에 암흑기 오나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안방극장 지배한 ‘IPTV’에 암흑기 오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3.05 14:14
  • 호수 7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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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구글의 ‘크롬캐스트’라는 제품을 구매했다. TV 온라인 스트리밍 디바이스 제품으로 풀어쓰면 인터넷 방송 수신기라고 할 수 있다. TV에 휴대폰 크기만한 이 수신기를 부착하면 유튜브를 비롯해 넷플릭스, 웨이브 등 OTT 서비스를 시청할 수 있다. 필자가 구매한 제품은 UHD를 지원해 보다 선명한 화질로 시청이 가능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필자와 같은 사람이 늘어날수록 케이블TV와 IPTV의 일몰 시각이 빨라진다는 소리다.

현재 필자는 A사의 IPTV를 이용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요금까지 포함해 매월 3~4만원을 내고 있다. 이중 IPTV 비용은 대략 절반인 2만원 선이다. 

IPTV의 장점은 놓친 프로그램을 다시보기 기능을 이용해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방송한 지 3주가 지난 뒤부터 무료로 볼 수 있고 이보다 빨리 보고 싶다면 1500원 내외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영화도 볼 수 있다. 헌데 인기가 없거나 오래된 영화만 무료로 볼 수 있고 최신작은 1만원, 그 외 작품도 5000원 이내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콘텐츠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이 부분에 대한 불만은 없다. 제작자들이 수익을 내야 좋은 콘텐츠가 나온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적은 비용을 들여 많은 콘텐츠를 시청하고 싶어 한다. 이 부분을 공략해 성공한 것이 넷플릭스다. 영화 1편 값만 지불하면 전 세계에서 제작한 양질의 영화와 드라마와 쇼프로그램을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으니 소비자들의 큰 지지를 받을 수밖에. 현재 넷플릭스는 2억명의 가입자를 돌파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웨이브, 왓챠 등 후발주자들이 등장해 저마다 차별점을 두며 성장하고 있다. 웨이브는 넷플릭스와 달리 국내 모든 방송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다시보기 역시 기간 상관없이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다. 또 방송 시간을 놓쳐도 바로 시청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월정액 요금도 IPTV의 절반도 안 된다.

이러한 가운데 유튜브, 웨이브를 바로 시청할 수 있는 스마트TV의 발전과 크롬캐스트 등 수신기가 등장하면서 실제로 IPTV를 이용하지 않고 인터넷만 설치하는 가구도 늘어나고 있다. 

당장 IPTV와 케이블TV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암흑기에 접어든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제라도 경쟁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갑자기 순식간에 시장에서 자리를 잃은 ‘삐삐’와 ‘시티폰’의 길을 걸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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