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지식 50] 성인지 감수성
[알아두면 좋은 지식 50] 성인지 감수성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3.05 14:22
  • 호수 7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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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상 속에서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 내는 민감성

엄마가 아이의 머리를 묶고 아빠가 가구를 만드는 모습 속에서 “아빠가 머리를 묶어주고 엄마가 가구를 만들면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렇듯 성인지 감수성은 ‘우리 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남녀의 모습들이 과연 맞는 것일까?’하는 의문으로부터 시작한다.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자면, 성인지 감수성은 성별 간의 불균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춰 일상생활 속에서의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 내는 민감성을 뜻한다. 여기서 ‘감수성’은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나 사건 중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 있을 수 있다’고 느끼는 능력이라 말할 수 있다. 

성인지 감수성은 여성과 남성 각각의 상황이 불편함은 없는지, 불평등한 것은 아닌지 고려하는 것이다. 즉, 성별에 따라 다르게 요구되는 것이 차별과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시작해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차별적인 문제의 본질을 잘 파악해 해결책을 만들어 실천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젠더에 대한 차별이 있음을 인지하는 것’, ‘성별의 불균형에 따른 유·불리함을 잡아내는 것’, ‘성폭력·성희롱 사건에서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함을 뜻하는 것’ 등으로 풀이한다.

최근 성인지 감수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우리 사회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남자아이는 파란색이나 로봇, 여자아이는 분홍색이나 인형을 연상하는 것처럼 그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부분들이 조금씩 변하는 추세를 맞이했다. 지금은 여학생들도 체육시간에 축구를 하고 남학생들이 바느질을 배우기도 한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보다 개인의 관심과 능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손·자녀 돌봄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조부모의 양성평등 의식은 매우 중요하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맞벌이 가족 및 조손가정의 증가로 인해 우리나라 영유아 양육지원 제공자의 83.6%가 조부모라는 통계가 있다. 조부모가 손·자녀 양육에 소요하는 평균 시간이 주당 5.25일, 42.53시간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조부모들의 경우, “부엌에 들어가는 손자나 아들이 못마땅하다”, “손녀가 백말띠라 드세다”, “우리 집 장남은 판사를 해야 한다”, “남자는 울지 말아야 한다” 등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성 역할 고정관념에 머물러 있다. 

성인지 감수성의 핵심은 성별에 따른 차이는 인정하되, 그러한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여성으로서 차별 받는 것이 부당하듯 남성으로서 차별 받는 것 역시 부당하다. 

따라서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려면 다른 성(남성이면 여성, 여성이면 남성)과 각자가 느끼는 불평등과 피해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눠보고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많이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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