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혹 만져지거나 쉰 목소리나면 갑상선암 검진
목에 혹 만져지거나 쉰 목소리나면 갑상선암 검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1.03.05 15:40
  • 호수 7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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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의 증상과 치료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 원인 확실치 않지만 임신‧출산과 관계 깊어

초기엔 내시경 수술로도 완치 가능… 시기 놓치면 치료 어려워져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경기도에 사는 최 모 씨(50)는 건강검진 도중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갑상선 초음파 검사 결과 혹이 발견됐고, 암일 수 있다는 말에 추가 검사를 실시, 갑상선암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다.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생긴 암을 총칭하는 말이다. 흔히 갑상선에 생긴 혹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는데, 크게 양성과 악성으로 나뉜다. 이중 악성 결절들을 갑상선암이라고 한다. 갑상선암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암이 커져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림프절전이, 원격전이를 일으켜 심한 경우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유전적 요인과 방사선 노출 등이 원인

갑상선은 목 한가운데 위치해 튀어나온 부분을 말하며, 나비 모양 기관으로 몸에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 여기서 분비되는 갑상선 호르몬은 신체 기관의 기능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장도 빨리 움직이게 하며, 몸의 열도 만들어내는 등 인체 대사과정을 촉진하여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갑상선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생기고, 적게 분비되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생한다. 

갑상선암은 대부분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갑상선암의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유전적 요인, 과거 갑상선 질환 병력 등이 있다고 보고된다. 또 방사선 노출은 갑상선암의 위험 인자로 가장 잘 알려진 요인인데, 노출된 방사선의 용량이 클수록 갑상선암의 발병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신체 검사와 갑상선 기능 검사,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조직검사가 필요할 경우 미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실시한다.  	그림=대한의학회
갑상선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신체 검사와 갑상선 기능 검사,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조직검사가 필요할 경우 미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실시한다. 그림=대한의학회

◇목소리 변화나 사래 등 증상 나타날 수 있어

갑상선암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많은 경우 건강검진 시 우연히 발견된다. 그러나 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갑상선 크기가 증가하거나 목에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고,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또 종양이 주변 신경을 침범하게 되면 쉰 목소리가 나오거나 숨이 찬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종양의 크기가 커져 음식을 삼킬 때 목에 걸리는 느낌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암은 주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남성과 비교해 3~4배 정도 많다. 주로 40~5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30대 초반에서도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훈 인천성모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는 “여성의 경우 호르몬의 영향과 임신, 출산과 관련돼 갑상선 질환에 쉽게 노출되는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남성보다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갑상선 질환 자체의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고 노화로 인해 신체의 다른 여러 증상들 때문에 갑상선 질환을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갑상선 질환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어르신들은 일반적인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증상 외에도 빈혈이나 얼굴이 붓는 부종이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암은 수술 치료가 원칙

갑상선암은 흔히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다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어려운 ‘미분화 갑상선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 

갑상선암 진단을 위해서는 초음파를 통해 갑상선 결절의 모양과 크기 및 위치를 평가하고 조직 검사가 필요한 경우 미세침흡인세포검사 또는 중심부 바늘생검을 시행한다. 암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임파절로의 전이 여부 및 갑상선 주변 장기로 침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촬영,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영상 검사를 실시해 수술 범위를 결정한다.

갑상선 치료는 수술을 원칙으로 한다. 수술은 절개수술이 가장 보편적이지만, 절개수술의 경우 목에 흉터가 남는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로 한쪽 겨드랑이에 5㎝의 절개창을 내거나 또는 양쪽 겨드랑이와 가슴에 작은 구멍을 내고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어 흉터가 적은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을 선택하게 되면 양측 갑상선을 모두 절제할지, 아니면 병이 있는 한쪽 갑상선만 절제할지 결정한다. 보통 암의 위치가 갑상선을 싸고 있는 피막을 넘어 인근 장기에 퍼졌거나, 초음파 등 영상 검사에서 임파선 침범이 있는 경우, 양측에 암이 있는 경우, 암의 크기가 4㎝를 넘는 경우에는 전체 절제를 권한다. 또 한쪽 갑상선에만 암이 있어 한쪽만 절제한 경우라도 최종 조직검사 결과 방사선요오드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병이 진행된 경우에는 남아있는 반대편 갑상선도 절제한다. 방사선요오드치료를 하려면 양측 모두 절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갑상선암이 장기 내에만 있는 경우에는 거의 100%의 완치율을 보이고, 암이 주변 임파선이나 조직 등으로 적은 침윤을 보이는 국소적 침범이 있을 때도 꾸준히 치료하면 94% 정도 완치된다. 다만 폐나 뼈 등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을 때는 생존율이 60%까지 떨어질 수 있다. 최훈 교수는 “갑상선암은 예후도 좋고, 걸렸다 하더라도 전문의와 상의해 수술을 하고 꾸준히 치료하면 얼마든지 완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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