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늘 최선 다하는 무대로 끝내 빛 본 걸그룹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늘 최선 다하는 무대로 끝내 빛 본 걸그룹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3.12 13:49
  • 호수 7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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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을 모아 소개하는 한 유튜버가 ‘브레이브 걸스 롤린 댓글모음’이라는 영상을 올린다. 해당 영상은 걸그룹 브레이브 걸스가 2017년 발표한 ‘롤린’을 부른 여러 영상에 달린 재미있는 댓글을 편집해 올린 것이다.

2011년 ‘아나요’라는 노래로 데뷔한 브레이브 걸스는 유명 작곡가 ‘용감한 형제’가 결성한 그룹으로 초기 유명세를 탔다. 대중성을 인정받은 용감한 형제가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해 발표하는 노래마다 이목을 끌었지만 큰 인기로 연결되진 못했다. 그러다 초창기 멤버들이 전부 탈퇴하고 2016년 현재의 멤버들로 물갈이됐다.

하지만 인지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TV방송 무대보다는 국방TV에서 제작하는 ‘위문열차’라는 프로그램에 더 많이 출연했다. 30여회 이상 출연하며 백령도 등 섬으로 공연을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흙바람이 날리는 열악한 무대에서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열정적으로 고난도 춤사위와 노래를 불렀다. 이들의 화려한 공연은 수많은 군인 장병을 매료시켰고 이때 부른 ‘롤린’ 등 노래들은 ‘밀리터리 빌보드 차트’라고도 불리는 ‘밀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는 이야기가 떠돌 정도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브레이브 걸스는 해체의 기로에 섰다. 실제로 멤버들은 댓글편집영상이 올라오기 며칠 전 모여 활동 중단에 대해 심도 있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그러다 댓글편집영상이 올라오면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난다. 이들이 위문열차를 통해 보여준 열정적인 공연은 군부대 전설처럼 후임들에게 전해졌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 군생활을 한 이들의 애창곡이 됐고 이들은 유튜브에 올라온 롤린 무대 영상에 이러한 애정을 담은 댓글을 남겼다. 찬사 일색에 댓글편집영상은 단숨에 인기 동영상이 됐고 3월 11일 현재 조회수가 730만회를 돌파했다.

결국 발표된 지 4년이 넘은 노래는 차트 역주행을 시작해 각 음원차트 1위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다. 해체 직전 무명그룹은 단숨에 방송가 블루칩으로 떠올랐고 현 시각 최고 인기 걸그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받지 못할 경우 포기하거나 불성실하게 임한다. 이는 결국 자신에 대한 나쁜 평가로 이어져 끝내 빛을 못 보게 된다. 브레이브 걸스는 아무리 열악한 무대여도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정상에 섰다. 노력하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길이 열리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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