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삶의 질을 높이는 고마운 가전제품들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삶의 질을 높이는 고마운 가전제품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3.19 13:58
  • 호수 7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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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잘 활용하나 두고보자.”

몇 해 전 필자가 새로운 토스터기를 구입하자 아내가 한 말이다. 2~3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토스터기도 많은데 필자가 선택한 B사의 토스터기는 10배나 비싼 25만원 가량이었다. 이 토스터기는 스팀을 활용한 제품으로 ‘죽은 빵도 살려낸다’는 호평을 받고 있었다. 

식빵을 구워먹는 걸 좋아해 토스터기를 여러 개 샀다가 버리거나 지인에게 준 적이 있었기에 아내의 반응도 이해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거라 설득하며 구입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아내의 우려와 달리 우리 가족이 현재까지도 가장 애용하는 가전제품이다.

토스터기를 구입하고 얼마 후 당시 붐이 일었던 에어프라이어를 구매했다. 기름을 넣지 않아도 각종 튀김류를 바삭하게 먹을 수 있다는 친구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다. 이번에는 토스터기와 달리 한두 번 사용하고 나서 흥미를 잃고 한쪽 구석에 버려뒀다. 지난해 이사를 가기 전까지 거의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 수북이 쌓일 정도였다.  

하지만 새로 온 집에서 에어프라이어는 더 이상 애물단지가 아니었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활용하는 주방가전으로 환골탈태했다. 필자가 구입할 당시만 해도 에어프라이어 사용법은 냉동제품을 데우거나, 기름이 많은 삼겹살‧닭 정도를 구워 먹는 게 전부였다. 그 사이 우리나라 도처에 있는 수많은 능력자들이 활용법을 부단히 연구했고 이를 인터넷에 공유하면서 에어프라이어 하나만 있으면 국물요리를 제외한 모든 요리가 가능해졌다. 

에어프라이어는 식재료 자체가 함유한 기름을 활용해 고온의 공기로 튀기는 것이다. 즉, 기름기가 없는 고구마 같은 야채는 튀기기 어렵다. 그래서 보통 야채는 튀길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헌데 일부 사람들이 ‘그럼 기름을 바르면 되지’식의 실험정신으로 다양한 에어프라이어 레시피를 개발했고 빠스(맛탕)처럼 흥건한 기름에 고구마를 튀기지 않으면 불가능한 음식도 가능해졌다. 이후에도 건조기와 제습기,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을 하나씩 구입했고 그 결과 삶의 질이 대폭 개선됐다.

인류가 만든 최고의 제품 중 하나로 ‘세탁기’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빨래를 하는 시간에 보다 생산적인 일을 하게 되면서 급격한 발전을 이뤘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국 모든 경로당에 공기청정기가 설치됐다. 식기세척기를 들이는 경로당도 늘고 있다. 아직은 부족하다. 어르신들의 보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선 생활의 질을 높여주는 가전제품을 더 많이 지원하고 공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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