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레이브 언더 파이어’, 시베리아 침엽수림을 집어삼킨 화마를 잡아라
영화 ‘브레이브 언더 파이어’, 시베리아 침엽수림을 집어삼킨 화마를 잡아라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3.19 15:01
  • 호수 7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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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산불 진압으로 유명한 러시아 산림소방관들의 감동적인 활약을 그린다. 사진은 극중 산불진압팀을 이끄는 안드레이(왼쪽 두 번째)가 마을 주민 구조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
이번 작품은 산불 진압으로 유명한 러시아 산림소방관들의 감동적인 활약을 그린다. 사진은 극중 산불진압팀을 이끄는 안드레이(왼쪽 두 번째)가 마을 주민 구조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

러시아 산불진압팀 6인의 활약 담은 재난영화… 소방관 완벽히 재현

CG 없이 실제로 화재현장 연출해 촬영… 숭고한 희생정신 감동적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최근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에 이상고온현상이 지속되면서 끊임없는 산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건조한 기후로 인해 산불과 같은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데 영토가 넓어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런 연유로 러시아는 화재 진압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에서 산불을 가장 잘 진압하는 나라로 손꼽힌다.

이러한 러시아 산림소방관들의 활약을 다룬 영화 한 편이 개봉해 주목받고 있다. 3월 17일 개봉한 영화 ‘브레이브 언더 파이어’다. 

작품은 베테랑 소방관이자 산불진압팀을 이끄는 ‘안드레이’와 그의 팀원들이 산불 현장에 고립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러시아 소방청에서 산불 진화를 가장 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묘한 정적이 흐르고 거센 화마가 덮칠 것을 감지한 안드레이는 대원들에게 방염텐트를 뒤집어쓰고 엎드려 있으라고 지시한다. 이때 한 신입 소방관이 공포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불길이 적어 보이는 쪽으로 도주한다. 그리고 그때 화마가 그 소방관을 덮쳐 그대로 변을 당하고 만다. 

하지만 미처 애도의 시간을 가지기도 전에 산불은 빠르게 확산되고 안드레이의 상관은 진압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서둘러 다음 출동을 명한다. 그러나 정식 출동을 위해선 팀당 6명의 정원을 채워야 하는데 안드레이로서는 도저히 미숙한 신입을 다시 선발해 데리고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에 상관의 명령을 잠시 뒤로한 그는 역시 소방청에서 근무하는 딸 ‘카트야’를 만나러 간다. 이때 안드레이는 그녀가 겉멋만 들고 제멋대로인 신입 소방대원 ‘로만’과 연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선글라스를 낀 채 훈장 운운하는 로만의 태도가 못마땅했던 안드레이는 돌연 그를 자신의 팀에 편입시킨 후 화재 현장으로 돌아간다.

낙하산을 타고 산불 현장 한복판에 내린 그들은 캠프를 차리고 맞불을 놓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산불지역 마을 주민들이 미리 놓은 맞불에 모든 장비를 잃고 목숨까지 잃을 뻔한다. 이를 계기로 안드레이 팀은 구조대가 오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고 했던가. 진압했다고 여긴 불은 되레 더 큰불로 확산되면서 마을 전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이 중요한 시기 신참대원 로만은 유일한 연락도구였던 위성전화를 카트야와 통화하다 절벽 아래로 떨어트려 분실한다. 설상가상 한 임산부가 산통이 오면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고 구조헬기마저 마을 주민들을 모두 태우기에 역부족이었다. 

안드레이는 결국 팀원을 나눠 위기를 해결하려 했지만 끝내 불길은 마을을 덮치고 달아나는 그들의 턱밑까지 위협하고 만다.

이번 작품에서 놀라운 것은 극중 화재 현장을 CG(컴퓨터그래픽)가 아닌 실제로 불을 내 완벽하게 구현해냈다는 점이다. 제작진은 걷잡을 수 없는 산불로 점점 아비규환이 돼가는 화재 현장을 실감나게 그려내기 위해 이미 베어진 나무를 심어 제작된 거대한 세트장에서 화재 현장을 재현했다. 특히 마을 주민들을 데리고 세 팀으로 나눠 탈출을 시도하는 마지막 장면이 백미다. 탈출로를 찾기 위해,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새생명의 탄생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들의 모습은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다채로운 캐릭터와 배우들의 열연도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사고로 동료를 잃은 소방 대장 ‘안드레이’와 철부지 신입 ‘로만’, 딸바보 대원 ‘코스챠’, 화재로 아내를 잃은 아픈 기억을 가진 ‘페티야’, 불길만 보면 돌진하는 무대포 대원 ‘세르게이’, 그리고 노래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순수한  ‘막심’ 등의 사연은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또 영화 속 소방대원으로 분한 6명의 배우들은 실제 산림보호청 소방관들의 기술적 조언을 받아 소방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제작진들도 실제 산불 진압 과정에 투입, 현장을 지켜보고 분석하며 사실감 있는 현장을 구현했다는 후문이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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