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 해줄까 말까” 롯데케미칼 계약직 사원 '갑질' 논란
“정규직 전환 해줄까 말까” 롯데케미칼 계약직 사원 '갑질' 논란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1.03.24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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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후 운전기사 노릇, 가구 운반, 담배 셔틀 등 사적 심부름 강요 의혹
제보자 “피해자 가슴 두근거림 증상…지난해 7월부터 정신과 약 복용” 주장

회사 측 “사실관계 파악 중…사실로 밝혀지면 인사 제재 조치”
오전 12시31분 공무팀 전원소집?…온라인 커뮤니티서도 ‘발칵’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롯데케미칼 노조 소속 직원이 계약직 사원에게 정규직 전환을 빌미로 1년여 동안 사적 심부름을 시키는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계약직 사원은 휴일과 평일 상관없이 시키는 일들을 수행해야 했고, 압박과 스트레스로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황을 외부에 알리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롯데케미칼 소속이라 밝힌 댓글 작성자들이 “이 사건으로 지금 공무팀 전원 소집” “사람 폐급 만드는 악덕기업” 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롯데케미칼 노조 소속 직원이 계약직 사원에게 정규직 전환을 빌미로 1년여 동안 사적 심부름을 시키는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사진=롯데케미칼 홈페이지)
롯데케미칼 노조 소속 직원이 계약직 사원에게 정규직 전환을 빌미로 1년여 동안 사적 심부름을 시키는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사진=롯데케미칼 홈페이지)

23일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계약직 사원에 대한 갑질을 고발하는 익명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피해자의 지인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피해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정신과 우울증 약을 복용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면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과 ○○○리더는 이 사실을 덮고 숨기려 하고 있다”고 작성 이유를 밝혔다.

게시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노동조합 소속인 B책임은 계약사원 A에게 1년여 동안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출퇴근 운전을 시켰다. 휴일에 A씨가 늦잠을 자다가 B책임의 전화를 받지 못하면 이후에 인사를 받지 않거나 평소보다 강하게 질책하는 등 냉랭하게 대했다고 한다.

또 A씨는 B책임이 야근하는 날에는 일이 끝날 때까지 대기해야 했다. B책임이 사적인 술 약속이 있을 때도 A는 ‘운전 셔틀’ 역할을 해야 했으며, 평소보다 픽업 시간이 늦으면 욕설을 들어야했다.

이뿐만 아니라 심지어 A씨는 B책임의 잡다한 심부름을 수행해야 했다. B책임이 가구를 옮길 일이 있을 때도 집으로 불려갔다. B책임의 상사인 C주임도 A씨에게 심부름을 시켰다고 한다. A씨는 아침이든 퇴근 후든 C주임이 ‘콜 하면’ 담배 심부름을 해야 했다. 담배를 가족 몰래 피우는 C주임은 A씨에게 담배를 맡기고 피우고 싶을 때마다 연락을 했다. A씨가 우편함에 넣어두겠다고 하니 그렇게 하면 “담배를 자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심부름을 지속했다. A씨는 그밖에도 C주임과의 원치 않는 식사와 같이 출퇴근하자는 강요로 매번 호출됐다.

A씨가 이 모든 일들을 거부할 수 없었던 이유는 정규직 전환이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게시자는 “B책임이 피해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평가권을 가지고 있어 피해자가 잘못을 하면 정규직 전환을 시키지 않겠다 또는 자기를 잘 보필해야 정규직 전환에 사인해주겠다 라고 평소 말을 많이 했고 공공연하게 다수의 앞에서도 말해왔다”라고 적고 있다.

이 게시글이 올라온 커뮤니티에는 롯데케미칼 소속이 작성한 댓글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커뮤니티 캡처)
이 게시글이 올라온 커뮤니티에는 롯데케미칼 소속이 작성한 댓글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커뮤니티 캡처)

“현재 시각 12:31AM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공무팀 전원 소집”

이 게시글이 올라온 커뮤니티에는 롯데케미칼 소속 직원들이 작성한 댓글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본사에서 블라인드 전담팀 꾸려서 감시한다는 소문이 사측에서 들린다고 하네요.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사람 폐급 만드는 악덕기업 롯데입니다”, “정말 크게 당했으면 좋겠네요”, “이와 중에 이 사건으로 지금 공무팀 전원 소집이라네요. 이것 또한 직장 내 갑질”, “현재 시각 12:31AM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공무팀 전원 소집”, “출근하면 폰 검사 당하겠네” 등 현재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의 댓글들이 많았다.

24일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사실로 밝혀지면 내부적인 인사제재를 내리게 될 것”이라면서 “당사자에 대한 이야기는 명예훼손적인 면도 있기 때문에 외부에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며 추가적인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또 블라인드 삭제와 관련해 "회사에서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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