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33. 청소년의 만성장염과 한방 치료
[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33. 청소년의 만성장염과 한방 치료
  • 김영근 원장
  • 승인 2021.03.3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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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질환은 만성으로 되기 쉽다. 김영근 위맑음한의원 원장이 위장 등 소화기질환 극복법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만성장염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만성피로, 전신쇠약, 영양실조, 빈혈 수반 가능성 때문이다. 힘이 없으면 매사가 무기력하게 된다. 학습능력이나 업무능력이 낮아지게 된다. 증상은 설사가 잦은 가운데 복부 팽만감과 복통 등이 병행된다. 점액이 섞인 변은 발효성이고 부패성이다.

장염이 지속될 때는 자극적 음식을 피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 또 핫팩 등으로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성장염은 신경이 예민한 청소년들도 곧잘 앓는다. 학생들은 수업 중에 갑작스런 배 아픔으로 힘들어할 수 있다.

대개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을 먹으면 영락없이 설사를 하고, 아랫배가 부글부글 끓고, 냄새가 심한 방귀가 연이어져 고통스러워한다. 평소 배에 가스가 차는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17세 소년이 내원했다. 이 학생은 2년 정도 습관적으로 떡볶이, 튀김, 순대를 즐겼다.

경락 기능 검사를 했다. 약간의 자율신경계 부조화, 신체활성도 약화, 학습능력 감소가 우려되는 대뇌활성도가 나왔다. 체열 진단에서는 복부에 푸른색의 냉감이 감지됐고, 위장 기능 검사 결과 위장근육 수축횟수의 비정상적 항진이 확인됐다.

이는 대장기허(大腸氣虛)와 하초허한증(下焦虛寒症)이 겹친 탓이다. 대장기허는 대장기운이 약한 것이고, 하초허한은 아랫배가 허한 것이다. 대장이 제 기능을 못하고, 하복부 냉기가 더욱 대장의 기능을 약하게 만든다. 아랫배가 차갑고 괄약근의 조임이 느슨해지면 수액(水液)을 제어하지 못한다. 이 같은 악순환을 끊으려면 대장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수액대사의 정체와 연관된 수습운화(水濕運化)를 바로 잡아야 한다.

이에 건장환으로 대장기능 개선을 꾀하고, 가미위령탕으로 수습운화를 바로잡고 하복부를 따뜻하게 했다. 또 소화력 증진과 대장 기능개선 보조요법으로 침을 활용했다. 합곡, 태충, 곡지, 중완, 천추, 족삼리 등을 선혈했다. 또한 뜸으로 기해, 관원, 천추 등에 뜸을 선혈하여 아랫배의 차가움을 사라지게 했다. 아랫배에 매일 20~30분씩 핫팩도 하게 했다.

종합적인 치료 한 달 무렵부터 설사와 복부의 가스가 줄고, 소화력도 조금씩 회복되었다. 3개월 후에는 소화력이 80% 가까이 개선되고, 배변도 하루 1~2회로 안정됐다. 다만 변이 처음에는 굳었다가 막판에는 설사처럼 풀어졌다. 한 달 더 치료를 한 뒤에는 모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일반적으로 만성장염은 한의학적 집중치료를 하면 2~3개월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수험생이나 직장인처럼 스트레스가 상존하고, 치료시간을 충분히 내기가 쉽지 않은 경우는 1~2개월 더 걸리는 경향도 있다. 장염이 나은 경우도, 자극적인 음식이나 스트레스는 피하는 게 좋다. 한 번 만성장염에 걸렸던 사람은 선천적으로 위장 기운이 강하지 않고, 스트레스에 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 김영근

태원의학회 수석교수로 위맑음한의원 원장이다. 20년 넘는 기간 동안 만성 소화기질환 연구와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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