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준 강원도 정선군 군수 “경로당 회장이 군청-마을 간 소통 역할… 수당 지급 예정”
최승준 강원도 정선군 군수 “경로당 회장이 군청-마을 간 소통 역할… 수당 지급 예정”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4.09 13:32
  • 호수 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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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버스완전공영제 ‘와와버스’ 65세 이상 무료…지역 경제 활기  

올림픽 문화유산 가리왕산 곤돌라 존치 위해 투쟁…어르신 동참에 감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강원도 정선군 어르신들은 차비 없이도 어디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다. 군에서 완전공영제로 운영하는 ‘와와버스’ 덕분이다. 전국에서 65세 이상 버스 무임승차는 정선군이 최초이자 유일하다. 그뿐이 아니다. 75세 이상 어르신의 목욕과 이·미용 서비스도 지원해주고 있다. 

가장 반가운 소식은 경로당 회장에 대한 처우개선이다. 정선군은 7월 1일부터 대한노인회 정선군지회 산하 187곳 전 경로당 회장들에게 활동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4월 7일, 정선읍 봉양3길에 위치한 정선군청에서 최승준(65) 정선 군수를 만나 앞서 가는 노인복지와 현안 등을 들었다. 최승준 정선 군수는 2018년 7월에 취임했다. 

-경로당 문이 닫혀 있어 어르신들이 답답해한다.

“우리가 작년 12월까지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가 이후에 세 차례 확산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 경우 경로당 문을 열었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불편을 감수하고 위기를 잘 극복하고 계신 어르신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날 정선 군수 인터뷰 자리에 이근식 대한노인회 강원 정선군지회장과 이현숙 대한노인회 정책위원(‘백세시대’ 발행인)등이 배석했다. 

정선군민은 3만6704명, 노인인구는 1만51명(28%)이다. 농촌은 고령화가 더 심해  둘 중 한 명이 노인이다. 

-‘군민의 발’ 와와버스가 화제다.

“작년 7월부터 버스완전공영제를 시행해 군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관광객도 1000원만 내면 군내 전체를 다닐 수 있다. 학생과 어르신은 무료이다. 사업 시행 전에는 장날 시장에 가려면 가장 먼 거리의 경우 버스비가 편도 6000원, 왕복 1만2000원이 들었다. 버스비 부담이 줄어 시장을 찾는 군민이 늘면서 시장경제가 좋아졌고 어르신들 문화 향유의 기회도 많아진 것이다.” 

최 군수는 “민간회사의 적자운영을 보전해주던 비용으로 완전공영제 실현이 가능했다”며 “코로나 와중에도 버스 이용률이 130% 늘었는데 만약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효과가 대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준 강원 정선군 군수가 ‘백세시대’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했다. 왼쪽부터 이현숙 대한노인회 정책위원(백세시대 발행인), 최승준 정선 군수, 이근식 대한노인회 정선군지회장.
최승준 강원 정선군 군수가 ‘백세시대’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했다. 왼쪽부터 이현숙 대한노인회 정책위원(백세시대 발행인), 최승준 정선 군수, 이근식 대한노인회 정선군지회장.

-대한노인회에 대한 지원은 잘 되고 있는지.

“정선군지회장을 비롯 경로당 어르신께서 군정에 협조를 잘해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평소 지회의 각종 행사에 참석해 인사를 드리고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경로당도 자주 방문해 어르신들 고충도 듣곤 했다.”

이근식 지회장은 “군수께서 경로당 회원 운영비 인상, 공기청정기·그라운드골프 장비 지원 등 지회가 요청하는 건 대부분 들어 주신다”며 “이번에 지회의 가장 큰 숙원사업인 경로당 회장 활동비 문제를 해결해줘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는 어느 지회에서나 요구하는 복지 중 하나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군정을 홍보하고 군민의 협조를 얻는 등 소통의 어려움을 겪었다. 가령 백신 접종과 관련해 부작용을 호도하는 가짜뉴스를 듣고 주사를 맞지 않겠다는 어르신도 있다. 이를 바로잡아줄 역할을 해줄 누군가가 필요해졌다. 노인회와 협의를 거쳐 경로당 회장을 ‘지역봉사지도원’으로 위촉해 그분들로 하여금 군청과 지역사회와의 소통 문제를 풀어나가려 한다. 그에 따른 최소한의 거마비도 지급할 예정이다.” 

-정선군 노인일자리 사정은 어떤가.

“대도시에 비해 여긴 노인일자리가 많은 편이다. 3000여 어르신들이 어린이 등하교, 안심지킴이, 노노케어, 사북 실버카페 등에 참여한다.” 

-현재 지회 사무실이 들어있는 노인복지관을 여러 단체와 같이 사용해 불편하다는데.

“충분히 어려운 점은 알고 있고 장기 과제로 검토 중이다.”

최승준 정선 군수는 과거 20여년 건설업에 종사했다. 정치에 뜻을 두고 2002년 정선군의회에 입성했다. 제5대 정선군의회 의장과 제40대 정선군수를 지냈다. 

-정치 입문의 계기는.

“지역에서 청년지도자 역할을 하면서 공공의 일에 관심을 가졌다. 그런 것들을 해결하려면 제도권 안으로 들어갈 필요성을 느껴 군 의원 선거에 나섰다. 8년간 의원 활동하면서 한계를 느껴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집행기관장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했다.”

-그간의 성과라면.

“위에 언급한 버스완전공영제 정착을 비롯 무상급식, 무상교육을 시행했다. 무상급식은 개인적으로 정치 입문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군의원 시절 무상급식 조례까지 만들어 시행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군수가 된 후 첫 번째  사업이 무상급식이었다. 이 사업은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한다는 차원을 넘어 청소년 인성교육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있는 집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가 차별 없이 똑같은 점심을 먹는 것이다. 교실에서 공개적으로 정부 지원의 혜택을 받겠다고 손을 들어야 하는 학생이 겪는 마음의 상처가 장래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른다. 그리고 4000여명의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은 모두 친환경농산물이다. 친환경농업은 관행농업보다 힘은 더 들고 경제성도 떨어져 친환경농업인들에겐 안정적인 판로와 수입이 보장될 필요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해주는 게 무상급식이다.” 

-지역 현안이라면.

“정선알파인경기장의 합리적인 복원을 위해 3년째 온 군민이 힘겹게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환경단체와 도지사간의 약속을 이유로 평창올림픽 시설을 다 뜯어내려 한다. 2000억원이나 들어간 제설기 시설을 없애는데 또 다시 엄청난 국민 혈세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곳의 철 폐기물만 7만톤이 나온다. 우리는 그중 극히 일부인 곤돌라만이라도 그대로 두기를 원하는 것이다. 곤돌라는 정선군 경제에 도움이 되는 관광자원인 동시에 후손들에게 올림픽 문화유산의 상징으로 남기 때문에 존치를 원하는 것이다. 일부에선 언론 보도로 가리왕산이 훼손된 것처럼 인식하지만 자연의 복원력은 대단해 3년여가 지난 현재 자작나무, 낙엽송 등이 자라는 등 생태계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인터뷰 말미에 “군민 전체가 뜻을 관철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며 “특히 어르신들의 동참이 큰 힘이 돼 주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최승준 정선군수 약력

▷ 대원과학대학 사회복지학과 ▷ 정선청년회의소 회장 ▷ 제4대 정선군의회 의원 ▷ 제5대 정선군의회 의장 ▷ 제40대 강원도 정선군 군수 ▷ 제42대 강원도 정선군 군수

오현주 기자, 사진=최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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