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쇼크’ 예방…약물 등에 알레르기 있는 사람, 백신 접종 전 검사 받아야
‘코로나 백신 쇼크’ 예방…약물 등에 알레르기 있는 사람, 백신 접종 전 검사 받아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4.09 15:16
  • 호수 7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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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왼쪽)가 약물 피부반응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중앙대병원
정재우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왼쪽)가 약물 피부반응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중앙대병원

‘아나필락시스’는 면역 반응… 혈관부종·복통·구토 증상 나타나 위험

이전에 알레르기 반응 경험 있다면 주의 필요… 의사와 사전에 상담을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최근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기대감과 함께, 한편으로는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 등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많다. 

접종 이상반응에는 발열, 피로감, 두통, 오한, 근육통 등과 함께 접종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부종, 통증, 출혈이 생기기도 하며,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드물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부작용은 접종 후 흔히 나타나는 반응으로 대부분 3일 이내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매우 드물게 약물 투여 후 호흡곤란과 의식상실 등의 ‘아나필락시스 쇼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아나필락시스의 증상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는 알레르기 반응 중 가장 중증의 급성 과민 반응으로 일반적으로 음식, 약물, 벌에 쏘이는 경우 발생한다. 원인 물질에 대한 항원-항체의 면역반응으로 인해 두드러기, 입술이나 눈두덩이가 붓는 혈관부종, 복통, 호흡곤란, 기침, 어지러움, 혈압 강하를 일으키며 심한 경우 쇼크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이러한 증상은 일반적으로 접종 후 수 분 이내에 갑작스럽게 나타나며 빠르게 진행된다. 처음엔 국소적인 이상 반응이더라도 증상이 갑자기 나빠질 수 있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화이자 예방백신 접종 후 인구 100만명당 4.7건(994만명 접종 중 47명), 모더나 접종 후 인구 100만명당 2.5건(994만명 접종 중 19명)의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영국 또한 화이자 예방백신 접종 후 인구 100만명당 19.7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인구 100만명당 10건 발생을 보고하고 있다.

이처럼 이전에 음식물, 약물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적이 있다면 백신 투여 시 주의가 필요한데, 일반적인 접종보다 백신 접종 후 더 오랜 시간 관찰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가려움, 두드러기 등의 초기 반응이 나타나는지 잘 관찰하고, 증상 발견 시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재우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이전에 특정 약물에 의해 두드러기 등의 알레르기 증상이 있었던 경우에는 백신을 포함한 다른 약물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약제를 투여할 때는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접종 후 신체 반응 관찰해야 

아나필락시스는 환자에게 원인이 되었던 물질 또는 이와 교차 반응이 있는 물질에 재차 노출되면 같은 반응 또는 더 심한 반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하게 원인 약물을 확인하고, 재투여를 금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접종자의 불안감과 과호흡으로 인한 졸도·기절 증상과 아나필락시스는 구분해야 한다. 급성 스트레스 반응(기절) 증상은 예방접종 전이나 도중, 접종 후 몇 분 이내에 나타날 수 있다. 기절의 경우 피부는 일반적으로 차고 창백하며 호흡은 정상이다. 이 경우 머리를 아래로 하거나 누운 자세를 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반면, 일반적으로 접종 후 15분 이내에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는 피부의 가려움이나 눈과 얼굴의 부기, 전신 발진 증상이 동반된다. 호흡 역시 거칠거나 계속 기침이 나고 머리를 아래로 하거나 눕는 것만으로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

특히 인지 장애가 있는 장기요양시설 거주자, 신경질환자 등 소통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증상 인식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관련 징후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알레르기 검사 통해 미리 예방해야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있었던 경우뿐만 아니라 두드러기, 혈관부종의 반응만 있었다 하더라도 재발이 되지 않도록 원인 약제를 확인하고 장기적인 관리를 위해 알레르기내과 전문의를 방문해 자세한 병력에 대해 상담하는 게 필요하다.

특히 이같은 사람들은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 전 약물 피부반응검사 및 약물유발검사 등 알레르기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확인된 원인 물질을 최대한 회피하거나 약물을 주의해서 사용하면 아나필락시스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재우 교수는 “음식물과 같이 절대적 회피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자가 주사용 ‘에피네프린’(젝스트프리필드펜주)을 처방받아 이를 항상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혈압 강하나 후두 부종, 호흡곤란 등의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발생하면 이를 자가 주사한 뒤 바로 응급실로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금지 대상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예방백신은 장세척용 의약품이나 화장품 등에 쓰이는 성분인 ‘폴리에틸렌글리콜’, ‘폴리소르베이트’에 과민 반응이 있는 경우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해당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 발생 이력이 있다면 접종을 금해야 한다. 해당 성분이 포함돼있는 약제로는 대장내시경 처치 약물인 △코리트산 △쿨프렙산 등이 있다. 

하지만 이외의 경우에는 가벼운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나 약물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을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 

정 교수는 “특정 알레르기 반응 환자의 경우에도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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