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노인대학 면학열은 뜨겁다…1년여 긴 동면서 깨어 속속 운영 재개
코로나에도 노인대학 면학열은 뜨겁다…1년여 긴 동면서 깨어 속속 운영 재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4.16 13:13
  • 호수 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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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지난해 휴교했던 노인대학은 정원 축소와 교양 강의 중심 수업 운영 등 대응책을 마련하며 속속 개강에 들어갔다. 사진은 의정부시지회 노인대학이 4월 14일 올해 첫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코로나19로 지난해 휴교했던 노인대학은 정원 축소와 교양 강의 중심 수업 운영 등 대응책을 마련하며 속속 개강에 들어갔다. 사진은 의정부시지회 노인대학이 4월 14일 올해 첫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경기 의정부시지회, 전남 구례군지회 등 노인대학생 열망에 4월 개강

철저한 거리두기와 방역지침 준수… 김포시지회는 온‧오프라인 병행 교육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4월 14일 대한노인회 경기 의정부시지회(지회장 김형두) 노인대학 강의실. 2019년 12월 수업을 마지막으로 휴교했던 노인대학이 1년여 만에 다시 문을 연 뒤 열린 첫 강의에 참석한 15명의 어르신들이 다소 상기된 얼굴로 앉아 있었다. ‘한반도 국제 정세와 우리의 선택’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의 교양강의가 진행됐지만 어르신들은 틈틈이 메모를 하며 강의에 집중했다. 박수익 어르신은 “코로나 때문에 올해에도 노인대학 강의가 물건너 갈 줄 알았다”면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긴 동면에 들어갔던 전국의 노인대학이 속속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정원을 줄이고 수업도 교양강의만 하는 것으로 축소했지만 어르신들은 배움의 장이 다시 열린 것에 크게 호응하고 있다. 

의정부시지회 노인대학(학장 송영석)은 개강을 준비하던 지난해 2월 확산된 코로나로 인해 1년간 문을 닫았다. 올해에도 경기지역이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고 있어 개강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지회 노인대학이 열리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학생들을 위해 시를 설득해 지난달부터 개강 준비를 시작했다.

의정부시는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정원의 100%, 1.5단계는 70%, 2단계는 50%, 2.5단계는 30%를 소집해 집합교육을 할 수 있도록 했다(3단계는 전면 중단). 이에 의정부시지회 노인대학은 정원 55명 중 30명만 선발하고 15명씩 두 개조로 나눠 격주로 수업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의정부시지회 관계자는 “1단계로 떨어지면 30명이 모두 모여 수업을 하지만 그전까지는 현재 시스템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격주로 진행할 경우 학생들이 언제 수업을 듣는지 헷갈릴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의정부시지회는 1조와 2조의 조장을 선발해 각 조별 수강일을 조원들에게 알리도록 했다. 그 결과 이날 진행된 수업에서는 착각해 참석한 2조 학생은 없었고 1조 수강생도 전원이 참석했다.

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수업 전후 강의실을 철저히 소독했다. 학생 간 간격도 2미터씩 떨어트리고 가림막까지 설치했다. 수업 중에도 학생들이 마스크를 절대 벗지 못하게 하고 지회 노인대학 담당자가 수업에 참여해 이를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했다.

자칫 비말이 튈 수 있는 노래교실 등 취미강좌는 임시 폐지하는 대신 현직 대학교수 등 화려한 강사진의 교양강좌로 수업을 구성해 질을 높였다. 이날 초빙된 권원기 신한대 행정학과 교수는 어르신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세계사를 조선의 역사와 비교함으로써 이해하기 쉽게 진행해 어르신들의 높은 집중력을 이끌어냈다. 

김형두 지회장은 “비록 정원이 줄고 수업 진행에도 애로사항이 많지만 어르신 수강생들이 즐겁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내린 큰비로 지회 사무실이 완전침수되는 큰 피해를 입었던 전남 구례군지회(지회장 손병관)도 극적으로 노인대학(학장 이종석) 운영을 재개했다. 현재 구례군지회 노인대학 강의실은 올 상반기까지는 복구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대학을 열기 원하는 학생들의 열망 때문에 1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인근 구례농협회의실을 빌려 노인대학을 개강했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정원을 70명에서 40명으로 축소 운영하고 역시 철저한 방역과 강의실 내 거리두기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손병관 지회장은 “하반기 교육부터는 지회 노인대학 강의실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복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 노인대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지회도 있다. 역시 지난 한해 휴교했던 김포시지회(지회장 이석영) 노인대학(학장 유필선)은 지난 3월에 문을 다시 열면서 기존 3년제에서 4년제로 확대했다. 김포시지회 노인대학의 경우 매년 135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3년간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이를 4년으로 늘려 ‘실버 유니버시티’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교육도 도입했다. 학년별로 오프라인 수업은 3주에 한 번씩 진행하고 나머지 시간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포시지회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직접 찍고 편집한 교양강의를 올리고 메신저를 통해 학생들에게 수업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링크를 전송하고 있다. 

이석영 지회장은 “어떤 전염병에도 굴하지 않고 노인들이 마음껏 배울 수 있는 노인대학 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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