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로봇 활용한 노인돌봄 미국서 확산 “효과는 좋지만 정서적 돌봄 훼손 우려”
인공지능, 로봇 활용한 노인돌봄 미국서 확산 “효과는 좋지만 정서적 돌봄 훼손 우려”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1.04.16 13:19
  • 호수 7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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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보장리뷰 보고서
미국 ‘톰봇’사가 개발한 로봇반려강아지 ‘제니’.
미국 ‘톰봇’사가 개발한 로봇반려강아지 ‘제니’.  사진=톰봇 홈페이지 갈무리

대면 돌봄이 지나치게 감소하면 감정적 교류 약화

[백세시대=조종도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T)의 발달로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한 비대면 노인돌봄 제품의 개발과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첨단 IT 제품을 활용한 노인돌봄 서비스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령층의 건강상태가 호전되고 병원 입원 횟수가 줄어들며 낙상률이 낮아지는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처음으로 주장했던 세계경제포럼은 인공지능과 로봇들이 노인돌봄 분야로 확대되면서 고령층의 사회적 고립감이 오히려 커지고 인간적 친밀감이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김정근 강남대 교수는 국제사회보장리뷰 2021년 봄호에서 이러한 내용의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미국의 AI·로봇을 활용한 노인돌봄 사례와 이슈’를 소개하고 있다.

먼저 미국 비대면 노인돌봄 분야에서 신기술을 적용해 사전적이고 예방적인 돌봄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한다.

미국 신생기업 케어프레딕트가 개발한 ‘템포’는 팔찌 형태의 웨어러블(몸에 착용하는) 기기로, 이를 통해 노인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보를 분석해 건강 위험 상태를 예측해준다. 

예컨대, 어르신이 침실에서 평소보다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경우엔 우울증 경고를, 걸음 형태 및 속도 등이 불안해지면 ‘잠재적 낙상 위험’ 신호를 보호자에게 보낸다. 

또한 어르신이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면 ‘자기방임’ 또는 ‘영양부족’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화장실 사용이 평소보다 급속히 증가된 경우에는 요로감염 등 치명적 건강위험 발생 신호를 미리 알려준다. 위급 상황에는 가족이나 요양보호사 등에 이를 속히 알려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이 ‘템포’ 기기를 24개월 사용한 결과, 사용하지 않은 고령층에 비해 병원 입원 횟수가 40%, 낙상률은 6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를 위한 로봇 반려 강아지 ’제니’를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제니’는 대형 애완견 골든리트리버의 다양한 소리를 내장하고 있고, 움직임도 실제 골든리트리버와 동일하게 만들어졌다. 제니는 사람의 명령에 반응하고 스마트폰처럼 충전이 가능하며 정기적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이 로봇강아지는 혼자 사는 노인이나 경증치매 노인에게 따뜻한 애착을 제공해 외로움을 해소하고 불안감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렇게 좋은 효과를 내고 있는데, 무슨 문제가 있을까. 세계경제포럼은 이에 대해, 인공지능과 돌봄로봇의 보급이 인간의 보살핌을 대체하게 되면서 노인돌봄 체계에서 오히려 인간이 제공하는 대면 돌봄을 필요 이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로봇이 인간 상호 간의 작용을 대체하면서 오히려 ‘돌봄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로봇에 의한 돌봄은 ‘기능적 측면’만을 제공할 뿐 돌봄 제공과정에 발생하는 정서적 또는 감정적 기능은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돌봄은 사람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고 개인정보가 오용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김정근 교수는 “인공지능과 돌봄로봇에 돌봄 기능을 어디까지 위임할 것인가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동시에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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