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쌓여 동맥벽 좁아지면 ‘경화증’ 나타나는 동맥경화증의 증상과 치료
콜레스테롤 쌓여 동맥벽 좁아지면 ‘경화증’ 나타나는 동맥경화증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4.16 15:26
  • 호수 7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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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 혈관에 노폐물(콜레스테롤 등)이 쌓이면 혈액의 흐름이 원활해지지 못해 ‘동맥경화증’이 생긴다.  그림=게티이미지뱅크
동맥 혈관에 노폐물(콜레스테롤 등)이 쌓이면 혈액의 흐름이 원활해지지 못해 ‘동맥경화증’이 생긴다. 그림=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당뇨·콜레스테롤 등이 원인… 동맥 70% 이상 막힐 때까진 무증상

혈전 형성 억제하는 약물로 치료… 혈관 협착 심하면 ‘스텐트’ 시술 필요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주부 이연희(57) 씨는 언제부터인가 걸을 때마다 종아리가 당기고 터질 것 같은 통증 때문에 다리를 절어야 했다. 이렇게 걸을 때만 나타났던 다리 통증은 점점 심해져서 가만히 멈춰서 있을 때도 지속적으로 나타났고, 계단 오르기나 등산 같은 운동은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됐다. 근육통이나 관절염 정도로 생각하고 물리치료도 받고 한방 치료도 받아 보았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질 뿐이었다. 이씨는 통증이 시작되고 1년이 지난 후에야 통증의 원인이 다리 혈관의 동맥경화증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동맥은 심장에서 신체의 근육과 장기로 혈액이 흘러가는 혈관을 말한다. 동맥벽은 탄력성이 많고 내면이 매끈해 피의 흐름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동맥의 탄력성이 감소하고, 동맥벽 내면에 기름기가 끼어 이상조직이 증식해 내부 폭이 좁아지면 동맥경화증이 나타난다.

이처럼 동맥경화증은 오래된 수도관에 녹이 슬고 노폐물이 쌓여 좁아지는 것처럼 주로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 노폐물이 침착해 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난 결과, ‘죽종(죽처럼 생긴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혈관 벽에 붙어있는 것)’ 및 ‘경화반(딱딱한 덩어리)’이 생기는 질환이다.

동맥경화는 주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동맥과 경동맥(목 혈관), 신장동맥 및 말초혈관을 침범한다. 이로 인한 질환으로는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 및 뇌출혈, 신부전, 허혈성 사지 질환(말초혈관질환) 등이 있다.

◇동맥경화증의 원인

고혈압은 동맥경화증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 혈관은 자연히 탄력이 떨어지면서 느슨해지는데 이 혈관에 높은 압력의 혈액이 쏟아지면 혈관 벽에 상처가 나고, 그 부위에 혈소판 등이 굳어져 딱지가 앉게 된다. 그러면서 주위로 콜레스테롤 등이 붙으면서 혈관이 좁아지게 되는 것이다. 

김준석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진 혈관은 다시 넓어지지 않는다”며 “혈압이 140/90mmHg 이상이라면 약을 먹는 것이 좋다. 약을 먹으면 120/80mmHg까지 떨어지는데, 이렇게 20mmHg만 낮춰도 뇌졸중이 40%, 심근경색 위험이 24%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당뇨 또한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혈관 벽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혈관에 상처가 생기면서 혈관이 좁아져 작은 혈관들이 망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의 경우 발을 다치면 말초혈관이 회복되지 않아 심한 경우 절단에 이르기도 한다.

콜레스테롤도 주요 원인이다. 섭취한 영양분은 피를 통해 우리 몸을 돌고 남으면 혈관 벽에 저장돼 우리 몸이 필요하면 다시 이를 사용한다. 문제는 계속 기름기 많은 음식을 섭취하다 보면 우리 몸을 돌고 남은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반복적으로 저장되면서 쌓이게 되고, 결국 혈관의 일부를 막아버리게 되는 것이다.

◇동맥경화증의 증상

동맥경화증은 상당히 진행돼 있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동맥 내부 공간의 70% 이상이 막혀야 말초 부위의 혈류가 감소해 비로소 증상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즉, 환자가 아무 불편을 느끼지 않아도 동맥경화증이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혈액순환이 저하돼 나타나는 초기 증상으로는 손발이 차고 저리며, 뒷목 당김, 어깨 결림, 기억력 감퇴, 현기증, 만성 피로, 발의 냉감, 통증으로 인한 보행장애, 근육통 등이 있다.

이처럼 좁아진 혈관의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데,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혈관이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좁아지면 ‘가슴이 조인다’, ‘타는 것 같다’는 식의 심근경색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특히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의 행동을 할 때 통증이 유발되며 보통 5분에서 10분 정도 지속되다 호전된다. 때에 따라서는 왼쪽 어깨나 목으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극심한 가슴 통증이 20분 이상 가라앉지 않고, 심한 경우 어지럼증과 구토를 호소하며, 더 심각해지면 심장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두통, 어지럼증, 기억력 감소 등의 증상 외에도 한쪽의 감각 저하, 편마비, 갑자기 말이 안 나오거나 어눌하게 나오는 증상 등이 있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하며, 걸을 때 다리가 당기고 아프면 ‘말초동맥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동맥경화증의 치료

동맥경화증에는 혈전의 형성을 억제하는 약물 치료를 하곤 한다. 그러나 혈관의 협착이 심해 장기로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기거나 기능 저하가 나타난 경우에는 약물로 좁아진 혈관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때 좁아진 혈관을 넓히거나 혈관을 붙여 우회로를 만들어주는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 

여기에는 혈관을 넓혀주기 위한 풍선이나 스텐트 같은 기구를 이용해 혈관을 확장하는 ‘혈관 성형술’과 ‘스텐트 삽입술’ 등이 있다. 시술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동맥의 병든 내피와 중간막을 따라 있는 침착물을 제거하는 ‘동맥내막 절제술’이나 인조혈관을 이용해 혈관의 좁아진 부분의 아래로 혈관을 우회해 연결시켜 주는 ‘동맥 우회로수술’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김준석 교수는 “지속적인 흡연은 혈관 내막에 염증을 일으키고, 염증이 반복되면 혈관벽이 두꺼워지면서 동맥경화를 가속시켜 혈관을 좁아지게 한다”면서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혈관수축제의 일종이므로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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