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구 대한노인회 서울 금천구지회장 “경로당 투명하게 자율적으로 운영하면 회원도 늘어”
박세구 대한노인회 서울 금천구지회장 “경로당 투명하게 자율적으로 운영하면 회원도 늘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4.23 13:52
  • 호수 7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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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내분에 시달렸던 지회, 희생과 헌신으로 정상화 이끌어   

새 청사 마련 계기로 노인대학·예절학교 열어 더한층 도약할 터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서울 금천구지회가 한 노인지도자의 희생과 헌신으로 기사회생했다. 박세구 금천구지회장이 바로 주인공이다. 금천구지회는 수년 동안 내분과 분열로 정상 기능을 상실한 채 표류했다. 

박 지회장은 “3~4년간 지회가 거듭된 고소·재판 등으로 제 역할을 못해 주민들조차 문제 많은 ‘사고 지회’로 치부됐을 정도였다”며 “그러나 이제는 안정화를 이뤘고 지회 청사 신축을 계기로 더 한층 도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0일, 서울 금천구 독산로에 위치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박 지회장을 만나 정상화를 이루기까지 기울인 노력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박 지회장은 2017년 8월 재임했다. 서울 금천구지회는 10개 동, 72개 경로당, 회원 4000여명을 두었다. 박 지회장은 직원들과 한 사무실을 쓰고 있었다.

-지회장실이 따로 없다.

“노인종합복지관 한켠을 지회 사무실로 쓰고 있지만 비좁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1995년 구로구로부터 금천구가 분구되면서 구로구지회 건물을 그대로 썼다. 그 건물이 노후 돼 새로 짓겠다고 어찌어찌하다가 지회 건물만 없어지고 이곳으로 들어오게 됐다. 지회 내분으로 인한 구청과의 알력 때문에….” 

-지회 내분이 그렇게 심했는지.

“노인의 고집이 가장 큰 문제였다. 서로 자기주장만 내세운 채 진정하고 고소하고 그러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구청장도 고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보조금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박세구 지회장은 공무원 출신이다. 지회 내 취업지원센터가 생기면서 센터장으로 영입돼 봉사를 하던 중 2006년 사무국장을 맡았다. 3년 후 새 지회장이 들어오면서 노인회를 나왔다. 그 이후에 지회가 내분에 휩싸였다. 경로당 회장들이 “박세구 사무국장이 있을 때는 지회가 조용했다”며 “업무적으로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박세구 전 사무국장을 지회장으로 소환했던 것이다. 

-해결이 쉽지 않았을 텐데.

“총회도 못하게 해 법원에 임시총회 소집허가를 받아 지회장(박세구)을 선출했지만 상대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선거 무효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승소했어도 다시 고등법원, 대법원까지 가는 힘든 과정을 거쳐야 했다. 타협과 설득이 불가능해 결국 법의 힘을 빌려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2016년까지 그 작업에 매달렸다. 이제는 지회도 경로당도 안정을 되찾았다.”

박세구 지회장은 “지난 8년간의 성과를 묻는다면 지회의 정상화가 가장 큰 업적이랄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변호사로 있는 아들(박병언·위공법무법인 대표)의 무료상담 덕을 톡톡히 보기도 했다”며 웃었다.   

-또 다른 성과라면.

“경로당의 자율적 운영이다. 경로당 회장들께 늘 강조하는 말이 자기 주관대로 경로당 운영을 임의로 하지 마시고 대한노인회 정관과 경로당 운영 규정을 준수해달라고 한다. 운영비를 투명하게 쓰고 게시판에 사용 내역을 공시해 궁금해 하는 회원들에겐 설명해주기를 당부 드린다. 소통을 통해 오해가 없도록 하면 내분이 생길 틈이 없다. 그렇게 해서 누구나 오고 싶어 하는 경로당을 만들면 회원도 자연스럽게 늘지 않겠는가.”

박 지회장은 이어 “경로당 운영만은 특색 있게 자율적으로 하되 지회는 될 수 있는 한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좋은 편이다. 구청에서 경로당 개·보수도 잘해주고 있다. 우리는 사립경로당(아파트경로당)이 절반을 넘는다.”

박세구 서울 금천구지회장(왼쪽 세번째)이 지회 사무실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박세구 서울 금천구지회장(왼쪽 세번째)이 지회 사무실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구청에서 노인회 지원을 잘해주나.

“유성훈 구청장은 ‘노인이 편해야 사회가 편해지고 구민들도 편하다’는 생각을 갖고 효도하는 마음으로 노인회가 요구하는 것은 대부분 들어주신다. 과거의 구청장은 사립경로당에 신경 쓰지 않았지만 유 구청장은 사립과 구립을 구분하지 않고 지원해주신다. 그리고 노인의 날 기념식을 실내 행사로 그치지 않고 1000여명의 노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공연과 게임을 하며 축제 분위기에서 치른다. 구청 예산(2000만원) 지원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박 지회장은 많은 지회가 체육대회 형태로 치르는 노인의 날 기념식 행사를 지회 운영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그만큼 지회 정상화와 회원 간 화합이 절실했다는 반증이다.

-지회 청사 신축도 성과일 텐데.

“당연하다. 지회 숙원사업으로 지속적으로 구청에 요청을 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소유한 노인회 건물을 잃어버린 셈이지만 (구청에)큰소리 내지 않고 잘 참아왔기 때문에 이번에 세련되고 멋진 새 청사를 얻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곳에서 200여m 떨어진 곳에 연건평 151평의 2층 단독건물로 착공 1년여 만인 오는 5월 말 준공 예정이다.”

박 지회장은 지회 취업지원센터의 성공적인 운영도 거론했다. 한때 실적부진으로 폐쇄됐던 센터가 2016년 재개설 되고나선 센터장의 탁월한 운영으로 지난해 높은 취업률을 기록, 대한노인회 중앙회 취업지원본부로부터 상금을 수상했다고 한다. 

박 지회장은 “노인일자리도 재능나눔활동 70명을 비롯 거리지킴이(환경정화) 310명, 경로당 중식도우미 180명, 경로당 청소 50명 등 560명이 참여하고 있다”며 “노인복지의 최우선을 노인일자리에 두고 일자리 확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영동 출신의 박 지회장은 20세 때 서울에 올라와 영등포·구로·금천구에서 33년간 공무원 생활을 했다. 대한노인회 금천구지회 사무국장을 거쳐 2013년 8월, 금천구지회장 선거에 당선됐고 4년 후인 지난 2017년 8월, 단독 추대돼 현재에 이르렀다.

-공무원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영등포구청 새마을과에 근무할 때 시흥에 수해가 났다. 청계천에 살던 이들이 이곳에 무허가건물을 짓고 살아 인명 피해가 컸던 것이다. 현지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수해 복구에 전력을 쏟았던 기억이 새롭다.”

-오는 8월 임기 만료이다. 출마를 한다면 3선 도전인 셈이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께서 3선 개정안을 내면서 제 경우를 예로 들며 ‘금천구지회장은 세 번을 하고 임기가 끝나도 81세다, 장수 시대라 90 넘어도 근력만 되면 가능하다’고 했다. 3선의 길이 열렸으니 관내 회장님들께서 저를 재추대해주신다면 열심히 해보려 한다.”

-앞으로 계획은.

“서울의 25개 지회 가운데 우리만 노인대학이 없다. 새 청사에 들어가면 노인대학부터 만들려고 한다. 또 하나는 ‘예절학교’를 열어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노인 공경을 가르치고자 한다. ‘대한민국에서 본받아야 할 건 효 문화’라고 영국인들도 칭찬했지만 그런 게 점차 사라져가는 시대다. 우리가 효 사상을 계승·발전시키는 역할을 맡아해야 할 것이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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