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진해지회 소속 ‘이동 사랑의 봉사단’ “일반인 엄두도 못내는 공사, 우리가 ‘뚝딱’”
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진해지회 소속 ‘이동 사랑의 봉사단’ “일반인 엄두도 못내는 공사, 우리가 ‘뚝딱’”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4.30 15:25
  • 호수 76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진해지회 소속의 ‘이동 사랑의 봉사단’이 장애인의 가옥을 수리한 후 기념촬영했다.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배신기 창원시진해지회장, 그 오른편이 김수길 코치
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진해지회 소속의 ‘이동 사랑의 봉사단’이 장애인의 가옥을 수리한 후 기념촬영했다.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배신기 창원시진해지회장, 그 오른편이 김수길 코치

전기·도배·미장 등 전문가 20명…경로당·장애우 집수리

작년 자원봉사활동 우수사례 평가서 복지부장관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휠체어 이동을 위한 출입구 확장공사’(2020년 1월), ‘장애우 가옥 전등 및 전기 작업’(2020년 3월), ‘경로당 물탱크 직수공사’(2020년 7월).

어느 건축 설비업체의 작업일지 같지만 이 기록은 노인자원봉사클럽의 일상적인 봉사활동을 기록한 것이다. 대한노인회 창원시진해지회(지회장 배신기) 소속의 ‘이동 사랑의 봉사단’이 주인공이다. 

2019년 11월에 창단된 이 봉사단은 인적 구성, 활동 내용 면에서 여느 자원봉사클럽과 구분된다. 60대 후반~80대 초반의 남성 회원 20명 대부분이 전기·설비·도배·미장·목수·배관 분야 자격증을 소지한 건축분야 전문가들이다. 현재도 지역에서 각자 사업장을 갖고 현장을 뛰고 있다.

클럽을 창단한 김수길 코치(78·구이동경로당 회장)의 이력도 남다르다. 김 코치는 2010년, 폐암 3기 진단을 받고 삶의 기로에 놓였다. 

김 코치는 “살아온 시간들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역시 그동안 해오던 봉사였다”며 “할머니들만의 경로당에서 전구 교체 같은 사소한 일에도 사람을 부르는 걸 보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변의 지인을 설득해 ‘집수리봉사단’을 조직, 취약계층 주거환경개선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김 코치 역시 경로당 회장이라 경로당의 고충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김 코치는 새마을시협의회장을 지내며 40여년 봉사의 외길을 걸었다. 

이 봉사단은 진해서부보건지소와 주민자치센터의 의뢰를 받아 장애우, 홀몸어르신 가정과 경로당을 매월 5회 수리해주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장애우 가정 30곳에 스마트스위치(대당 2만원 상당)를 무료로 설치해주었다. 가장 최근에는 교통사고로 몸이 불편한 아들과 노모 단둘이 사는 일반주택의 화장실을 수리해주기도 했다. 

이정길 봉사단원(구이동경로당 회원)은 “비좁은 화장실 문을 넓혀주었는데 며칠 후 외부에 있는 화장실을 방안으로 옮겨달라는 연락을 받고 다음 주 화요일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약 50만원의 재료비는 대한노인회 지원금과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매달 걷는 회비로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봉사단원들은 수혜자로부터 진정 어린 감사의 인사를 들을 때 보람과 함께 사명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갑 봉사단원은 “대문이 좁아 밖에 휠체어를 세워두고 기어서 방으로 들어가야 하는 장애우의 대문을 확장해주자 그 장애인이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던 모습을 보는 순간 봉사의 보람을 느꼈다”면서도 “지역사회에 소문이 퍼져 여러 계층에서 공사의뢰가 들어오지만 코로나 사태로 도움을 주지 못해 난처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봉사단은 대대적인 공사는 코로나가 끝난 이후로 미루고 우선은 전구 교체, 차양막 설치 등 간단한 작업 위주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0년 노인자원봉사활동 우수사례 평가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배신기 창원시진해지회장은 “한 봉사 현장에선 재료 구입에 개인 당 30만원을 걷는 것도 보았다”며 “자기희생을 무릅쓰고 취약 계층을 돕는 이들의 뜨거운 봉사 열의에 지회 임직원은 물론 지역주민들이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