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태 대한노인회 충남 서천군지회장 “홀몸 어르신들 공동생활 가능한 경로당 많이 지었으면…”
김윤태 대한노인회 충남 서천군지회장 “홀몸 어르신들 공동생활 가능한 경로당 많이 지었으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5.07 14:14
  • 호수 7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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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종합상담센터 설치·운영… 경제·법률문제, 우울증 극복 도와

서천군수, 노인회 적극 지원… 지회장 판공비 지급, 운영비도 인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중앙회에 어르신종합상담센터 설치·운영을 건의했다.”

5월 4일, 충남 서천군 군청대로에 위치한 서천군지회에서 만난 김윤태 충남 서천군지회장(79)의 말이다. 어르신종합상담센터는 상대적 박탈감, 소외, 상실감, 자살, 우울증, 고독사 등 노인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맞춤형 전문상담을 통해 해소함으로써 행복한 노년생활로 이끄는 일을 맡아하는 기구를 말한다. 서천군지회는 지회 회관 2층에 이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소외계층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부가 가장 큰 걱정”이라며 “경로당 시설을 보강해 그분들이 공동생활을 하도록 도울 수 있다면 다른 바람이 없겠다”는 말도 했다. 

김 지회장은 2018년 4월에 취임했다. 서천군지회는 14개 분회, 325개 경로당, 회원 1만2000여명을 두었다. 

-경로당 문을 장기간 못 열고 있다.

“여기는 지난 3월까지는 괜찮았으나 최근 교회에서의 집단감염 발생 이후로 경로당도 다시 문을 닫고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촌에선 경로당이 사랑방 역할을 하는데 저 상태이니 회원들이 아주 답답해한다. 회원들이 외부로 나가는 것과 외부인 방문 등 두 가지만 잘 관리한다면 개방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노인일자리는 정상대로 진행되는지.

“노인일자리는 어르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복지 중 하나로 지체할 수가 없다. 서천군은 지회와 복지관, 시니어클럽 등 3개 기관에서 노인일자리 3125명을 주관한다. 그중 노인회가 17가지, 1175명을 관리한다. 올해 노노케어 350명을 추가로 신청해놓은 상태다.”

-어르신종합상담센터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는가.

“노인일자리 중 ‘숲 가꾸기’에 25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 중 한 노인이 추석 지나고 연락이 닿지 않아 주소를 들고 찾아갔다. 문고리에 전화세·수도세 고지서가 붙어 있는 걸 보는 순간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문을 살며시 열고 거실 안을 들여다보았더니 열려진 방문 사이로 누워 있는 사람의 형태가 보였다. 숨을 거둔지 오래 된 듯했다. 바로 경찰에 알렸다. 그런 일을 겪자 소외계층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센터 운영에 예산과 인력이 들어가는데.

“제가 사업의 취지와 운영계획서를 잘 만들어 올렸지만 군의회에서 대부분 삭감 돼 사업이 축소됐다. 지회 2층에 사무실을 두고 센터장과 여직원 등 두 사람이 작년 10월부터 어르신 400여명의 상담을 해주었다. 코로나로 직접 대면이 불가능해 전화로 상담에 응하고 있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이기원 어르신종합상담센터장은 “경로당 회장들을 만나 홀몸 어르신 현황파악과 센터 홍보에 치중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대체로 경제적인 문제, 가족 간의 갈등을 많이 하소연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적인 도움이 필요한 분에겐 법률전문기관을 연계해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군청에서 사회복지담당 과장을 역임한 이 센터장은 사회복지사, 노인심리상담사, 성폭력상담사 등 3종의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라고 한다. 

-대한노인회에도 센터 설립을 건의했다고.

“여성가족부는 전국적으로 청소년상담소를 설치해 청소년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예산도 수억원대에 달하고 성과도 크다고 한다. 우리도 그와 마찬가지로 보건복지부 예산 지원을 받아 전국의 지회마다 센터를 한 곳씩 설립해 운영한다면 노인들의 고통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취임 3년째이다. 그간의 성과라면.

“제가 서천에 처음 게이트볼협회를 창설했고 뒤에 대한게이트볼 서천군협회장도 지냈다. 그리고 처음으로 게이트볼, 한궁, 장기, 바둑 등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게이트볼은 전용구장에서, 장기·바둑은 기원에서, 한궁은 지회 건물에서 분산해 치렀다. 장기와 바둑은 전국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다.”

김윤태 서천군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왼쪽이 이기원 어르신종합상담센터장, 뒷줄 오른쪽 끝이 정태연 사무국장.
김윤태 서천군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왼쪽이 이기원 어르신종합상담센터장, 뒷줄 오른쪽 끝이 정태연 사무국장.

김 지회장은 회의실 증축을 또 하나의 성과로 꼽았다. 서천군은 지난 2019년 2월에 도·군비 25억원을 들여 세련된 외양의 단독회관을 신축했다. 연면적 280평의 3층짜리 콘크리트 건물로 1층은 무료급식소, 2층 프로그램실과 노인대학, 3층 사무실, 지회장실로 사용 중이다. 

김 지회장은 “건축물 설계 시 사용자의 요구가 반영되지 못해 회의실 공간이 비좁아 이사회도 못 열 정도”라며 “행자부와 군청으로부터 3억5000만원을 지원 받아 건물 4층에 50평 규모의 회의실을 건립하기로 하고 설계를 마쳤다”고 밝혔다.

-선거공약은 어느 정도 실현이 됐는지.

“가장 관심이 큰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회 임원, 분회장들과 함께 군수를 만나 이 부분을 상의한 끝에 승낙을 얻어냈다. 하지만 군의회 의원들이 일개 사단법인에 대한 활동비 보조는 불가하다는 요지의 지방재정법을 이유로 들어 거절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대신 경로당 운영비를 인상해 주었다.”

-군청에서 노인회에 협조적인가 보다.

“(군수와)성장 과정을 함께 했고 제가 지자체장 선거캠프에서 역할을 하는 등 돈독한 관계이다. 충남에서 지회장 판공비가 지원되는 곳이 몇 곳 안되는 걸로 안다. 우리는 지원이 되고 있으며 일부는 지회 운영비에 충당한다. 그밖에도 공기청정기, 한궁 등 생활편의시설과 건강보조기구를 전 경로당에 보급해주었다.”

서천 출신의 김윤태 지회장은 면사무소에서 공무원 생활을 잠깐 한 뒤 평생을 사회단체에서 봉사했다. 서천군 새마을회 사무국장, 이사와 서천군체육회 이사를 역임했다. 망월경로당 회장(3년)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 이르렀다. 월남 참전용사로 서천군 고엽제전우회장을 역임했다.

-사회단체 봉사 중 기억에 남는 일은.

“새마을중앙회자립상이라고 그 해에 전국서 한 명만 뽑는 영예로운 상이 있다. 서천군 부녀회장이 그 상을 받기까지 생활수익개선사업 아이디어를 내고 뒷받침을 해준 일이 보람이었다.”

-어떻게 도왔나.

“서천의 모시타운에서 소곡주 판매와 커피숍 운영을 통해 매년 3000만원의 수익을 올려 부녀회와 새마을회 운영을 지원했다. 나아가 새마을회관 부지 매입에도 결정적인 도움이 된 셈이다.”

김 지회장은 고엽제전우회장으로 회원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줘 회원복지증진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아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윤태 서천군지회장은 인터뷰 끝에 “우리 주변에는 거동이 불편하고 아플 때 돌봐주는 사람이 없는 노인들이 의외로 많다”며 “이분들이 공동생활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경로당을 많이 만드는 게 제 소망”이라고 소외계층에 대한 돌봄의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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