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전남 진도군지회 소속 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 “장애인 고충 이해하고 그들 편에서 도와야”
대한노인회 전남 진도군지회 소속 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 “장애인 고충 이해하고 그들 편에서 도와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5.07 15:24
  • 호수 7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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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전남 진도군지회 소속의 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장애인의 집 청소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한노인회 전남 진도군지회 소속의 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장애인의 집 청소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퇴직공무원들로 구성…장애인 집안 청소 및 나들이 동행  

작년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인 듯”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많을 때는 1톤 트럭 두세 대분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장애인 집 청소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진만(77) 코치가 하는 말이다. 이 코치는 대한노인회 전남 진도군지회 소속의 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을 이끌고 있다. 이 코치는 “장애인 대부분은 집안에 뭔가를 가득 쌓아놓는 습성이 있다”며 “쓰레기는 면사무소의 환경미화원과 연결돼 처리된다”고 말했다.

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은 2017년 6월, 퇴직공무원들이 중심이 돼 조직됐다. 60~70대 회원 20명(여성 2명) 모두가 진도군청 등에서 30년 이상 봉직했다. 이들은 진도군 행정동우회 회원들로 지역에서 취약계층 돕기, 환경정화 등 봉사활동을 계속해오던 중 대한노인회와 인연을 맺고 클럽을 만들게 됐다. 

재밌는 점은 현직에 있을 때는 기획실장, 보건소장, 과장, 면장, 계장 등 직책에 따라 호칭을 했지만 클럽 활동을 하고나서는 가리지 않고 선·후배로 호칭한다는 점이다. 

이진만 코치는 “봉사를 하지 않았다면 과거 직책으로 계속 불렸을 것”이라며 “함께 어울려 현장에서 땀 흘리고 보람도 공유하다 보니까 친형제 같은 우정이 쌓이더라”고 말했다. 이 코치는 진도군청 기획예산실장(서기관) 등 41년을 봉직했다.

이들은 진도군장애인복지관, 면사무소로부터 장애인을 소개받아 이들의 거주지를 청소해주거나 장애인들의 나들이를 돕는 봉사를 주로 해오고 있다. 창단 이후 현재까지 총 21개소를 청소했다. 그밖에 장애인복지관에서 배식을 돕기도 하고 장애인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기도 한다.

김성호(75)회원은 “주방의 냉장고 안 음식과 이불 정리서부터 마당의 잡초 제거, 하수구 청소 등 할 일이 무척 많다”며 “힘도 들고 고생스럽지만 일을 다 마치고 난 뒤 말끔해진 집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회원은 진도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박주현(72)회원은 “진도에는 약 3000명의 지적·발달장애인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장애인의 입장에서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장애인의 편에서 그들을 돕는 자세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원 역시 사무관 출신으로 35년 봉직했다.

장애인들은 회원들의 이 같은 노고와 희생에 대해서도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는다. 박주현 회원은 “장애인들은 일반인과 달리 고마운 마음이 있어도 겉으로는 표현을 잘 못한다”며 “깨끗이 청소된 집을 본 지역주민들의 놀라워하는 반응에 우리들끼리 만족하는 경우도 있다”며 웃었다. 

봉사클럽 회원들은 또 자비를 들여 봉사를 해 지역사회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이진만 코치는 “봉사활동의 고충 중 하나가 경제적인 문제”라며 “장애인들의 나들이 때 복지관에서 버스를 제공하고 우리들은 회비를 걷어 식사비용을 댄다”고 말했다. 

이 봉사클럽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0년 노인자원봉사활동 우수사례 평가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회원들은 한결같이 “큰 상을 받을 만큼 잘 한 일도 없지만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라는 격려와 채찍으로 받아들인다”고 입을 모았다.

이기암 진도군지회장은 “봉사클럽 회원들은 퇴직 이후 제2의 인생을 모범적으로 살고 있는 훌륭한 분들”이라며 “개인적인 성취감을 넘어 지역에서의 노인회 위상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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