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다시 읽기 10] 생명을 세우는 마음
[채근담 다시 읽기 10] 생명을 세우는 마음
  • 백세시대
  • 승인 2021.05.21 13:31
  • 호수 77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명을 세우는 마음

차마 죽이지 못하는 마음은 곧 백성과 만물을 생성시키는 뿌리이며 싹이요, 단 하나의 불의도 허용하지 않는 기개와 절조는 곧 천지를 지탱하는 기둥과 주춧돌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한 마리 벌레나 개미도 차마 죽이지 못하고, 한 오라기 실낱도 탐하지 아니해야만 곧 백성과 만물에 생명을 세우고 천지의 마음을 세울 수 있게 된다.

一點不忍的念頭 是生民生物之根芽

일점불인적염두 시생민생물지근아

一段不爲的氣節 是撑天撑地之柱石

일단불위적기절 시탱천탱지지주석

故君子於一蟲一蟻 不忍傷殘 一縷一絲 勿容貪冒

고군자어일충일의 불인상잔 일루일사 물용탐모

便可爲民物立命 天地立心矣

편가위민물립명 천지입심의


◆만해 강의

살생을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 바로 백성과 만물을 생성하는 뿌리와 싹과 같고, 옳지 못한 행위를 단 한 번이라도 하지 않겠다는 기개와 절조는 천지를 지탱하는 기둥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도덕을 닦는 군자는 미물에 불과한 벌레 한 마리의 생명도 다치게 하지 않고, 실오라기 같이 하잘것없는 물건도 탐내지 않는다. 이것이 백성과 만물을 위하여 생명을 세우고, 하늘과 땅의 진심을 세우는 것이다. 

왜냐하면, 벌레 한 마리도 다치게 하지 않는 것은 지극히 작은 일이나, 이것은 측은지심(惻隱之心: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어진 마음에서 나오는 싹이니, 이를 키워 큰 자비로 확충하면 남을 구제하고 만물을 이롭게 하는 자선(慈善)을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 가닥 실오라기를 탐내지 않음은 지극히 사소한 행동이지만, 이것은 수오지심(羞惡之心: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으로 의로움에서 생기는 것이고, 이를 이행하여 정의를 원만하게 이루면 천지를 지탱하는 기개와 절조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어찌 백성과 만물에 생명을 세우고 천지에 인심을 세우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줄 생각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자연을 멋대로 훼손하고 생명을 함부로 살상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자연과 생명을 소홀히 다룬다면, 환경은 황폐화되고 자연의 질서가 깨지며 그로 인해 인류 역시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