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자 대한노인회 부산 수영구지회장, 경로당 맞춤 프로그램 등 탁월한 운영… 올해 대통령 표창
김양자 대한노인회 부산 수영구지회장, 경로당 맞춤 프로그램 등 탁월한 운영… 올해 대통령 표창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5.21 13:53
  • 호수 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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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에 한글 가르치려 교육대학원 한국어 교육학과 다녀” 

평생 자원봉사에 헌신… 20년 넘게 반찬 만들어 손수 배달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하나만 잘 해서라기보다는 경로당 맞춤 프로그램 등 그동안 해온 여러 가지 사업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김양자(81) 대한노인회 부산 수영구지회장은 제49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단체)을 수상한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구청의 지원을 받아 만물수리공을 고용해 경로당 시설물을 전담·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18일, 수영구 수영로에 위치한 지회에서 김 지회장을 만나 지회 운영과 자원봉사에 바친 삶을 들었다. 김 지회장은 2018년 6월에 취임했다. 부산 수영구지회는 87개 경로당, 회원 3800여명을 두었다. 

-경로당 코로나 방역은 잘 되고 있는지.

“경로당 문을 닫은 가운데 노인일자리의 하나인 행복도우미가 일주일에 두어 번씩 경로당 청소 등 관리를 해주고 있다. 100여명의 어르신들이 출근시간 버스정류장에 배치돼 마스크 잘 쓰기, 손 씻기, 기침예절 등 코로나 방역 캠페인을 하기도 한다.”

-지회에 큰 경사가 있었다.

“평소 효행을 실천해 타의 모범이 된 단체에게 수여하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보건소, 건강보험, 구청(평생교육원) 등에서 보내주는 프로그램 강사들이 경로당에서 건강체조, 치매, 노래, 라인댄스를 가르친다. 그렇게 배운 기량을 한자리에서 펼쳐 보이는 프로그램 발표회를 매년 열고 있다. 2019년 신부산교회 대강당에서 800여명의 회원이 참가해 발표회를 가진 이후로는 코로나 사태로 열지 못했다.”

김 지회장은 “우리 지회가 전국에서 드물게 늘푸른노인대학·함박꽃합창단, 스마일중창단 등 3개 합창단과 1개 색소폰동우회가 있다. 발표회 때 그분들도 참가해 흥겨운 연주로 분위기를 띄운다”고 말했다.

-경로당 맞춤 프로그램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는.

“주변을 보면 노인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뭐든 배우라고 하면 ‘이 나이에 뭘 배우냐’고 한다. 제가 ‘꿈을 가져야 삶이 지루하지 않고 즐겁고 치매도 예방 된다’고 말씀드린다.”  

-만물수리공은 무언가.

“구청의 협조로 수남경로당 2층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만물수리공 한 분이 경로당에 하자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오토바이를 타고 출동해 해결해준다. 최근 광삼경로당 현판 도색과 옥상 물 막힘 공사를 바로 해줘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구청의 노인회 지원이 잘 이뤄지나보다.

“구청장께서 ‘어르신이 건강해야 수영구도 건강해진다’면서 노인복지를 잘 챙겨주신다. 제가 취임하면서 경로당 운영비도 인상해줘 부산의 16개 시·군·구 지회 중 (운영비가)상위를 차지한다. 경로당 현판 제작도 지원해주셨고, 최근에는 관내 5개 새마을금고가 사회복지시설에 지원하는 지역상생의 날 성금도 구청장의 제안으로 우리 지회에 배정됐다고 들었다. 각별히 배려해주신다는 뜻이다.”

김양자 수영구지회장(오른쪽 네 번째)이 지회 건물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맨 왼편이 김진형 사무국장.
김양자 수영구지회장(오른쪽 네 번째)이 지회 건물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맨 왼편이 김진형 사무국장.

-취임 3년째이다. 그간의 성과라면.

“앞서 얘기한 경로당 맞춤 프로그램 사업이 잘 운영돼 경로당이 활기차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즐거운 쉼터를 만들었다. 두 번째는 노인일자리 확대이다. 부산에서 회원 수 대비 가장 많은 일자리를 직원 4명이 관리하고 있다. 처음 지회에 왔을 당시 500개 수준의 일자리가 올해 640개로 늘었다. 행복도우미, 학교조경관리도우미, 은빛바다사랑봉사단, 은빛환경봉사단 같은 일이다.”

-민간취업 분야는.

“구인처에서 원하는 인력층 나이가 50대로 낮아져 취업이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는 농촌 쪽 일자리 발굴로 대처하고 있다. 경북 청송, 봉화 등지의 사과적과사업에 많은 어르신들의 취업을 알선해 드렸다. 경비, 미화원, 산업인력 등 취업센터 직원이 열심히 한 덕에 줄곧 취업 우수 및 장려기관으로 선정됐다.”

김양자 지회장은 선거공약의 하나인 경로당 회비 인하 약속을 지켰다. “월 3만원 회비가 버겁다고 해 1만원을 인하해 부담을 덜어주었지만 대신 지회는 살림이 어려워져 후원회를 만들었다”며 “후원회원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의 김양자 지회장은 경남여고를 나와 동부산대 장례행정복지학과를 졸업했다. 평생 봉사의 삶을 살았다. 수영구 자원봉사센터 소장을 거쳐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를 설립해 대표로 있다. 경로당 회장과 수영구지회 노인대학장, 부지회장, 대한노인회 부산연합회 감사를 지냈다. 국민훈장 목련장을 비롯 국무총리 표창 2회, 부산시 자랑스런 시민상 등을 수상했다.

-자원봉사를 하게 된 계기는.

“제 아들이 다니던 초등학교의 어머니합창단장을 맡으면서 대외적으로 봉사할 기회가 많아졌다. 새마을부녀회장 시절에는 경남 통영 매물도 아이들을 초청해 민박을 시키며 버스를 대절해 부산의 명소를 관광시켜주었고, 초등학교를 빌려 어르신들 경로잔치도 크게 열어드렸다. 재활용이란 개념이 없던 시절, 헌옷을 기증 받아 필요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재활용센터를 개설·운영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는 무언가.

“구청으로부터 자원봉사센터를 위탁 받아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반찬배달을 했다. 제가 센터 소장을 그만두자 이어서 할 사람이 없었다. 기존에 같이 하던 봉사자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 지금껏 해오고 있다. 한 달에 두 번(둘째·넷째 금요일), 30여 가구에 반찬을 만들어 전달한다.”

-반찬을 직접 만든다고.

“새벽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해 지회 2층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어 회원들의 승용차로 배달한다. 저도 제 차로 9가구에 전달하고 안부도 묻는다.”

-지회 일과 병행하려면 힘들 텐데.

“남들이 보기엔 힘들어 보이겠지만 20년 이상 봉사자들과 한마음이 돼 언니, 동생 하며 하다 보니 힘든 줄 모른다.”

-여전히 배움의 열정을 갖고 있다고.

“대구한의대학교 스마트IT 과정을 마치고 부산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한국어교육학과에 다니고 있다.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친 경험은 있지만 다문화가정 등 외국인을 상대로 한글을 가르치려면 그만한 자격을 갖춰야 해 정식 과정을 밟고 있다.” 

-여성 지회장의 장점과 단점이라면.

“우리 경로당 회장 중 60%가 여성이다. 같은 여자라서 소통이 잘 되는 면이 있다. 반면에 제가 술을 배웠더라면 남자 회장들과 소통이 더 잘 될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김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임기 중에 부산 KBS홀에서 3800여 회원이 참여하는 경로당 프로그램 발표회를 성대하게 개최하려고 장소 대여료도 준비해놓았다”며 “코로나 사태가 수그러들면 바로 열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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