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 노인치매탈출자원봉사클럽 "웃고 박수 치고… 치매예방에 최고"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 노인치매탈출자원봉사클럽 "웃고 박수 치고… 치매예방에 최고"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5.21 15:39
  • 호수 7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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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노인치매탈출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은 코믹 단막극, 이야기쇼 같은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을 위로한다.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노인치매탈출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은 코믹 단막극, 이야기쇼 같은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을 위로한다.

요양원·복지관서 코믹 단막극 등으로 웃음 유발 

치매 앓던 어머니 돌본 경험이 봉사활동에 도움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웃고 박수치고 노래하는 게 치매예방에 가장 좋다고 한다.”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노인자원봉사클럽 중 유일하게 치매예방 봉사활동을 하는 김정무(78·서구 원내동) 노인치매탈출자원봉사클럽 코치의 말이다. 김 코치는 2018년 3월, 70대 남녀 어르신 20명(남 2·여 18명)과 함께 이 클럽을 창단했다. 창단 계기가 남다르다. 

김 코치는 “어머니가 5년간 치매를 앓다 85세에 돌아가셨다”며 “요양원에 자주 드나들면서 치매에 대한 공부도 하게 됐고 치매환자를 둔 가족들의 마음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치매예방과 함께 치매환자를 둔 가족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고 위로하고 싶어 클럽을 만들게 됐다는 것이다.

김 코치는 “일하다가 입을 벌린 채 잠시 허공을 쳐다보거나 입맛을 다시듯 입을 움직이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간 사람에게 ‘왜 그랬냐’고 물었을 때 기억을 못하는 경우는 치매를 의심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한 달 3~4회, 경로당, 요양원, 주간보호센터, 복지관 등지를 방문해 1시간여 봉사를 한다. 치매 어르신 상담과 공연활동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치매 어르신 상담은 수혜자의 과거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수혜자와 봉사자가 서로 유대감을 쌓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수혜자의 뇌 활동이 증진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공연활동은 이야기쇼, 코믹 단막극, 노래, 마술쇼 등으로 이루어진다. 

지인의 소개로 클럽 창단 때부터 봉사를 해온 최금주(78·북구 노원동) 어르신은 “‘이야기쇼’는 설화나 경험담을 들려주는 것으로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효자아들’ 우화 등을 선정해 혼자서 시간 나는 대로 연습한다”며 “요양원 어르신들이 제 이야기를 재밌게 듣는 표정을 보면 힘이 된다”고 말했다. 

최 어르신은 노래를 잘 불러 이 클럽에서 노래 봉사도 겸하고 있다.

특히 출연자들이 가발에 우스꽝스런 의상을 입고 10여분 간 공연하는 ‘바보가족’이란 코믹 단막극은 반응이 아주 좋다. 김정무 코치가 직접 대본을 쓰고 연기 연출을 맡았다.

김정무 코치는 “‘바보아들’이 ‘바보처녀’와 결혼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이라며 “고양이를 안고 오다가 손에서 고양이를 놓쳐버린 아들에게 어머니가 다음부터는 ‘목줄을 매고 끌고 오라’고 하자 바보아들은 자신이 장가들 여자도 목줄을 매 데려온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목줄을 맨 바보처녀가 살살 하라고 외치는 장면에서 천정만 멍하니 쳐다보던 요양원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는다”며 “그런 모습에서 봉사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해 노인자원봉사 우수사례 평가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우수상)을 수상했다. 최영희 회원은 수상과 관련해 “봉사가 재밌어 했는데 큰 상을 갑자기 받게 돼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장기 대구연합회장은 “대구연합회 122개 자원봉사클럽 중 연합회가 관리하는 클럽이 60여개”라며 “노인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치매예방을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는 노인치매탈출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은 대단히 훌륭한 일을 하는 분들”이라고 격려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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