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이용 편한 상점 속속 등장… “주변 눈치 안보고 맘놓고 이용”
어르신 이용 편한 상점 속속 등장… “주변 눈치 안보고 맘놓고 이용”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5.28 11:17
  • 호수 7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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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시 고령친화상점 현판(왼쪽)과 한 상점에 설치된 미끄럼 방지 매트.
경기 시흥시 고령친화상점 현판(왼쪽)과 한 상점에 설치된 미끄럼 방지 매트.

서울시 등 지자체 고령친화상점 조성… 배려의자‧지팡이걸이 등 비치

CGV는 어르신도 이용할 수 있는 무인주문시스템 개발에 나서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어르신이 편안함을 느끼고 자주 방문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5월 18일 경남 남해군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된 ‘여기쉬어가게’ 현판 전달식에서 박춘기 경남 남해군 부군수는 이렇게 말했다. ‘여기쉬어가게’는 일종의 고령친화상점으로 고령의 어르신들이 보다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된 상점이다. 독일보청기를 운영하는 전성만 씨는 “매장을 찾는 분들이 눈치 보지 않고 쉬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무인주문시스템(키오스크)의 등장 등으로 많은 어르신들이 상점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등 전국의 각 지자체들이 고령친화상점을 조성하고 식당의 입식 전환을 지원하며 주목받고 있다. 

먼저 서울시는 2017년 전국에서 최초로 ‘오래오래상점’이란 이름의 고령친화상점을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동작구 성대시장, 은평구 신응암시장, 종로구 락희거리 및 송해길 등 3곳을 고령친화마을로 선정하고 어르신들이 자주 찾는 상점을 물색했다. 3개 지역 내 118개 상점이 사업에 신청했고 이중 고령친화상점으로 변화 의지가 높았던 38개 상점이 최종 선정됐다. 

이후 서울시는 오래오래상점 38곳의 의견을 반영해 돋보기, 지팡이걸이, 미끄럼방지매트, 의자 등 고령친화물품 등을 비치했다. 일부 상점은 자체적으로 여유 공간을 활용해 어르신 쉼터를 만들기 위한 환경 개선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고령자 할인혜택에 학대신고도

지난해에는 경기 시흥시가 동참했다. 시흥시는 ‘머리하는 날’ 등 고령친화상점 2개소를 지정하고, 매장환경을 노인에게 편리한 형태로 개선했다. 큰글씨 메뉴판 부착, 문턱 개선을 위한 경사로 정비, 미끄럼 방지 매트, 의자, 지팡이 거치대 등 물품을 지원하고 참여 매장에 고령친화상점 인증 현판을 제공했다.

시흥시 고령친화상점 1호점 ‘머리하는 날’을 운영하는 임석점 씨는 “비오는 날에 어르신들이 넘어질까 걱정했는데 안심할 수 있게 됐다”면서 “고령친화상점이 늘어나 어르신들이 편리하게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남 남해군은 지난 3월 사업참여 상점 공모에 나서 남해읍 26곳, 삼동면 5곳, 창선면 5곳 등 총 3개 지역에 36개 상점을 지정하고 고령친화상점 ‘여기쉬어 가게’를 시범 운영한다. 상점 내외부에 쉬어갈 수 있는 배려의자를 비치하고, 생수를 무료 제공하며 고령자 할인을 하기도 한다. 또 어르신 안내와 학대신고 상담안내, 어르신 관련기관 서비스와 프로그램정보 제공을 하기도 한다. 또한 참여점포에는 희망에 따라 돋보기, 지팡이걸이, 안전바, 미끄럼방지매트, 배려의자, 안심우산을 지원한다.

또한 무릎‧허리통증으로 좌식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점 입식 테이블 설치를 지원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입식테이블을 설치할 경우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지원하는 조례를 마련해 지원에 나선 것이다. 

식당 입식테이블 설치 150만원 지원

충남 논산시의 경우 지난 달부터 ‘일반음식점 입식테이블 설치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논산시에 주소와 사업장을 두고, 영업 신고 후 6개월 이상 계속해서 운영 중인 일반음식점 내의 테이블 변경(좌식→입식)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비용의 80%(최대 150만 원)를 보조한다. 

경기 김포시도 좌식테이블을 입식테이블로 교체할 수 있도록 업소 당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고 노후 및 오염된 주방환기 시설을 청소 또는 교체할 수 있도록 추가로 지원(최대 70만원)한다.

김포시 관계자는 “어르신을 비롯한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외식 환경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어르신들이 어려워하는 키오스크를 고령친화적으로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국내 최대 영화 상영관을 보유한 CJ CGV는 서울디지털재단과 손잡고 고령층을 위한 키오스크 개선에 나선다.

서울디지털재단은 현재 개발 중인 고령친화 키오스크 접근성 표준안을 CGV 키오스크에 시범 적용해, 그 효과를 사전에 검증하고 실효성을 높인다. 재단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기기·콘텐츠 활용에 취약한 어르신의 신체적·인지적 특성에 따른 장애 요인들을 개선하는 고령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CJ CGV는 재단의 키오스크 접근성 표준안과 분석결과를 기반으로 키오스크 배치부터, 영화·좌석 선택, 결제·발권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서비스를 개선한다. 어르신들이 영화를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대식 CJ CGV 디지털혁신추진담당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가속화된 이후 디지털 활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어르신들이 조금 더 편리하게 극장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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